[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메릴 스트립, 제임스 코든, 니콜 키드먼, 앤드류 라넬스, 조 엘런 펠먼
장르: 코미디, 뮤지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1분
개봉: 12월 2일
간단평
연말을 앞두고 넷플릭스가 거장들과 협업한 오리지널 영화를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극장 개봉 2주 후 공개라는 형식으로 극장 관람의 기회를 열어 둔 것도 이례적이다. 론 하워드 감독의 <힐빌리의 노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에 이어 주자로 나선 이는 라이언 머피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2010)로 힐링을 선사했던 그가 메릴 스트립, 제임스 코든, 니콜 키드먼 등과 함께 뮤지컬 코미디로 연말을 훈훈하게 달군다.
‘디디’(메릴 스트립)와 ‘배리’(제임스 코든)는 신작에서 영부인과 루즈벨트 대통령으로 분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으나 인신모욕 수준의 혹평을 받는다. 무대의 문제가 아닌 대중이 더 이상 자아도취적인 자신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두 사람, 근사한 이벤트를 마련해 이미지 쇄신을 시도하고자 한다. 여기에 20년째 코러스걸(니콜 키드먼)과 줄리어드 출신이나 뮤지컬로 뜨지 못해 방황하는 배우(앤드류 라넬스)까지 동참한다. 셀럽활동가를 표방하며 뭉친 그들, 인디애나주에 사는 한 소녀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프롬’(졸업파티)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사연을 접하고 인디애나로 신나게 달려간다.
‘뮤지컬 스타의 게이 소녀 프롬 참석 돕기’를 뼈대로 한 <더 프롬>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왕좌왕과 좌충우돌을 코믹하게 그린 뮤지컬 영화다. 영화는 커밍아웃한 소녀 ‘에마’(조 엘런 펠먼)를 중심으로 한 10대와 기성 세대인 뮤지컬 배우팀의 어깨를 나란하게 맞춘다. 일방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 서로 독려를 주고받게 한다. 도움을 주러 온 어른들이 어느새 해묵은 상처와 마주하고 화해하는데 그 과정이 상당히 전형적이고 갈등의 깊이에 비해 그 해소가 얄팍한 감이 있다. 하지만 영화의 최대 미덕인 전반에 흐르는 따뜻한 정서는 주효하다. ‘에마’가 유튜브에 띄운 노래를 통해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랑을 하고 있는 친구를 프롬에 초대하는 것처럼 영화는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경쾌하고 신나는 리듬 안에 담아 전한다. 또 소통의 창구로 어른들이 주말 인기 토크쇼 출연을 섭외한 반면 10대인 엠마는 유튜브를 선택하는 등 세대에 따른 문화의 차이를 유쾌하게 대비하기도 한다. 모처럼 화려한 외양으로 돌아온 메릴 스트립이 미워할 수 없는 천상 스타 캐릭터로 분해 연기와 노래를 방출한다. 바르고 훈훈한 메시지와 감동, 재미도 확보했으니 가족이 두런두런 모여 볼 영화를 찾는다면 제격이다.
2020년 12월 2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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