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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후 헝가리, 삶을 이끈 사랑의 본질이 무엇이든 (오락성 6 작품성 6)
살아남은 사람들 | 2021년 2월 9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버르너바시 토트
배우: 카롤리 하이덕, 아베겔 소크, 마리 나기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8분
개봉: 2월 10일

간단평

2차대전 직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행방불명으로 부모의 생사를 알 수 없는 16세 소녀 ‘클라라’(아베겔 소크)는 고모할머니와 살고 있다. 언젠가 부모가 돌아올 것이라 믿는 클라라는 영특하지만 자아가 강한 소녀다. 할머니도 학교도 우습다. 그런 클라라에게 안식을 안겨준 이는 42세의 의사 ‘알도’(카롤리 하이덕)다. 홀로코스트로 가족을 모두 잃은 그는 감정이 죽은 채 생기도 기쁨도 없이 하루를 사는 인물. 클라라와 고모할머니를 만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형성해 서로를 보듬고 삶의 즐거움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극 중 알도가 ‘지금이 가장 좋다’고 표현한 평화로운 한 때는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한다. 스탈린 치하의 소련이 헝가리를 장악한 것이다. 공산당에 가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밤중에 갑자기 잡혀간 후 영영 소식을 전하지 않는 이들도 속속 발생한다. 2차대전의 악몽에서 살아남은 이들에게 또 한 번의 지옥이 서서히 펼쳐진다. 의사인 ‘알도’는 요주의 인물, 특히 클라라-알도의 사이를 차갑게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직된 분위기와 감시와 공포가 만연한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또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3년의 시간을 점프해 살아남은 그들을 비추며 마무리하는데, 그 엔딩 장면이 압권이다. 클라라를 바라보는 알도의 시선과 표정이 아프다. 살아남은 이들이 무너진 삶을 일으키고 앞으로 나가게끔 한 동력은 ‘사랑’이다. 유사 부녀 사이 흐르는 가족애이든, 나이를 초월해 나눈 우정이든, 혹은 남녀의 사랑이든 그 본질은 중요하지 않다고 영화는 말한다.


2021년 2월 9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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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인물들이 고생하는 영화는 가슴 아파서 보지 못하는 분, 안심을! 분위기로 압박만 할 뿐, 물리적으로 고초를 겪는다는 것은 언급도 묘사도 없다는
-2차대전 후 헝가리 사회상을 간결한 화법으로 녹여냈으니 평소 관심 있었다면 감흥이 훨씬 클 듯
-나이 차이 크게 나는 아저씨-소녀의 조합은 가족애든 우정이든 어떤 형태로도 보고 싶지 않은 분
-접할 기회가 드문 헝가리 영화, 언어를 비롯해 2차대전 직후~53년 스탈린 사망까지 시대적, 문화적으로 괴리감이 크게 느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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