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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갈래의 이입과 공감 (오락성 6 작품성 7)
장손 |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오정민
배우: 강승호, 우상전, 손숙, 차미경, 오만석, 안민영, 정재은
장르: 가족, 미스터리,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0분
개봉: 9월 11일

간단평
3대 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가업인 두부공장 운영 문제로 할아버지(우상전)와 아버지(오만석)가 의견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그 불똥은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온 장손 ‘성진’(강승호)에게 튀게 된다. 배우 아들이 미덥지 않은 아버지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내려와 공장을 물려받으라고 하자, 성진은 가업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영화 <장손>의 첫 느낌은 훅하고 밀고 들어오는 숨막힐 것 같은 열기다.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에서 갓 만든 두부의 모락모락한 김, 한여름의 작렬하는 햇빛 그리고 무더운 날에 옹기종기 앉아 제사용 전을 부치는 할머니(손숙)-며느리-딸-손녀 등 총동원된 여자들. 여기에 더해 장손이라면 껌벅 죽는 조부모의 뿌리 깊은 아들 사랑과 여자들 손에 의해 돌아가는 집안의 상황을 보고 있다 보면 심적으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관객도 많을 터. 극 중 사위와 며느리, 딸과 아들, 손녀와 손자까지 대가족 내 가능한 포지션을 총망라하고 있어서 이입의 여러 갈래 길을 제시하고 있는 까닭이다. 여름에서 출발한 <장손>은 가을에 걸쳐 겨울에 이르는 세 계절의 흐름 안에 가족이라는 애와 증의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의 이면을 살포시 비춘다. 구성원 간의 크고 작은 갈등과 한치 건너 두 치라는 말이 떠오르는 가족 내 이해관계를 보이되, 누군가를 특정하여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자극적인 드라마는 배제하였다. 지극히 현실 가족 같은 모습으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감독의 가족을 바라보는 따뜻한 ‘애’의 시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받은 작품으로 단편 영화를 통해 두각을 보여온 오정민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한 장편 데뷔작이다.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져온 강승호가 장손 ‘성진’ 역으로 분해 담담한 얼굴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와는 또 다른 고민을 지닌 젊은 세대의 단면을 드러낸다.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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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의 시기를 아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포착한 엔딩의 롱테이크씬 + 가족 관계를 돌아볼 계기가 될 수도
-3대 가족을 조망한 드라마. 혹시라도 한 인물에 포커싱한 깊은 서사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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