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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스님의 깊은 뜻에 무릎 탁!
총을 든 스님 | 2025년 1월 2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파우 초이닝 도르지
배우: 탄딘 왕추크, 데키 라모
장르: 드라마, 코미디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07분
개봉: 1월 1일

간단평
전 세계 행복지수 1위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왕국 부탄, 2006년 지구상에서 가장 늦게 텔레비전과 인터넷이 도착한다. 이러한 신문물과 함께 새롭게 도입된 제도도 있었으니, 바로 민주주의. 2008년, 국왕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선거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피 튀기는 투쟁을 거쳐 민주화를 이룬 여타 다른 나라들과 다른 행보라 하겠다. 세상 무해한 영화 <교실 안의 야크>(2019)로 지구촌의 사랑을 받았던 파우 초이닝 도르지 감독의 신작 <총을 든 스님>은 바로 이 시기, 첫 선거를 앞둔 부탄 ‘우라’ 마을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처음이니만큼 연습 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한 부탄 정부다. 시골 마을에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든다. 총기상과 그 가이드, 투표를 독려하려 온 정부 관리 그리고 큰 스님의 명을 받고 총을 구하러 온 젊은 스님이 그 주인공. 정부 관리는 자유와 평등의 파란당, 산업발전의 빨간당, 보존의 노란당을 홍보하며 유권자 등록률을 끌어올리려고 열심이고 젊은 스님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총을 구하려고 애쓴다. 부탄의 외진 마을에서 그간에 찾고 있던 미 남북전쟁시대부터 내려온 총을 마침내 발견하여 기뻐하는 총기상과, 이들의 불법 거래를 추격해 온 경찰까지. 한편의 소동극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하는 이 영화의 요체는 바로 ‘순박함’이다. 총을 그렇게 비싼 가격에 팔 수 없다면서 자꾸 그 값을 다운시키는 매도자인 마을 주민, 국왕을 상징하는 색이라는 이유로 98%의 비율로 노란당을 찍는 유권자들, 부탄 문화에 큰 상징성을 갖는 거대 남근상을 들고 행사에 참여하러 온 주민 등등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영화의 골목골목을 꽉 채우고 있다.

더불어 총을 두 자루 구해오라고 한 큰 스님의 의도가 드러나는 순간은, 그야말로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찾아오는 어떤 깨달음의 순간이다. 연출된 화면이요 연기한 캐릭터임은 분명하지만, 여타 국가보다 물질문명에 오염이 덜 된 것만은 확실한 부탄의 일면을 보며 영성 문화와 힐링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대부분이 비전문 배우로 실제 마을 주민들이 참여했으며, 극 중 등장하는 큰 스님 또한 이 마을의 유일한 라마승(불교의 스승)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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