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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파괴적인 욕망과 쾌락의 현장 (오락성 6 작품성 7)
크래쉬: 디럭터스컷 | 2025년 3월 24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배우: 제임스 스페이더, 홀리 헌터, 엘리어스 코티스
장르: 범죄,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0분
개봉: 3월 26일

간단평
자동차 사고 이후 ‘제임스’(제임스 스페이더)는 같은 사고에서 살아난 ‘헬렌’(홀리 헌터)과 재회한다. 자동차 충돌에서 느껴본 적 없는 성적 자극을 느낀 그는 ‘헬렌’을 통해 같은 쾌락을 느끼는 비밀 집단과 그곳의 리더 ‘본’(엘리어스 코티스)을 알게 된다.

1996년 공개 당시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보이콧 당하기도 했던 <크래쉬>가 <크래쉬: 디렉터스컷>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돌아왔다. 영화를 이미 봤거나 그 유명세만 들어봤던 분들에게는 한층 선명해진 화질과 1998년 국내 개봉 당시 삭제되었던 부분이 포함되어, 파격과 예술 사이 논란의 현장을 직접 마주할 흔치 않은 기회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20세기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일컫는 제임스 G. 발라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크래쉬: 디렉터스컷>은 요즘 트렌드에서는 나오기 힘든 작품임은 분명하다. 자동차 충돌과 이로부터 야기되는 에너지, 자동차를 매개로 비정상적인 흥분을 느끼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성별과 관계를 초월한 성적 맺음과 음모 노출, 노골적인 성애 같은 높은 수위의 섹스씬 등 내용과 표현면에서 지금보다 한층 자유로웠던 시대의 유산 같은 인상이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특유의 신체 변형과 그로테스크한 영상, 찢기고 나사가 박히는 등 부상당한 신체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샅샅이 훑어 올라가는 카메라 워킹은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섬뜩함과 묘한 불쾌함을 동반한다. 욕망을 좇다가 만신창이로 널브러진 신체와 죽음의 문턱에서도 통제 못 하는 흥분과 쾌락의 자기 파괴는 관객으로 하여금, 한 발짝 멀리 떨어져 기괴한 퍼포먼스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들의 파격적인 일탈 행위과 함께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요소는, 오프닝부터 흐르는 음악이다.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담당했던 하워드 쇼어의 쨍한 듯 나른한 선율의 반복은 앞으로 일어난 사건을 암시하는데 그 어떤 대사보다도 효과적으로 역할 한다. 욕망의 질주 때마다 어김없이 흐르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음악은 영화가 지닌 금속의 차가운 질감과 꼭 들어맞는다. 모처럼 만나는 젊은 제임스 스페이더도 반갑다.


2025년 3월 24일 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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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하고 따뜻한 힐링 영화에 질린 시점이라면, 파격과 선정성의 논란을 마주하시길
-설명보다는 보고 느끼는 영화. 평소 자세한 설명 위주의 전개를 선호한다면 모호하다고 느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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