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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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고봉수
배우: 이희준, 서예화, 신민재, 정춘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8분
개봉: 6월 11일
간단평
제멋대로인 상사(정춘)와 튀르키예 출장을 온 ‘대식’(이희준), 업무를 다 마쳤는데도 막무가내로 더 놀다 가겠다는 상사에 의해 억지로 벌룬투어에 합류한다. 한편 남편과 재결합 여행을 온 ‘정화’(서예화)는 도착 첫날부터 남편 ‘병선’(신민재)과 삐거덕거리기 시작한다.
<델타 보이즈> <튼튼이의 모험> <습도 다소 높음> 등을 통해 특유의 유머 코드로 예상치 못한 웃음과 짠내를 동시에 선보여 온 고봉수 감독이 신작 <귤레귤레>로 관객을 찾는다. 철부지 직장 상사와 마지못해 따르는 부하, 사이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 부부, 오지랖이 다소 넓어 보이는 브이로그하는 세 모녀, 그리고 어설픈 한국말로 이들을 인솔하는 가이드까지. 감독의 영화 속 인물들이 대체로 그렇듯 이번에도 내 이웃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개성을 콕콕 집어 살려내었다. 패키지에 참여한 사람끼리 술자리가 거듭되며 그들의 진면목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는데 서서히 웃음+짜증 버튼이 눌러진다. 특히 병선이 술 먹고 부리는 꼬장은 하이퍼리얼리즘인 듯. 감독과 <델타 보이즈>부터 함께해 왔고, 최근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통해 눈도장 콱 찍은 신민재가 벌게진 얼굴로 진상 오브 진상의 경지를 보여준다. 대학교 때 고백했다가 대차게 차인 이후 여자가 무서운 남자 ‘대식’ 역의 이희준은 그간 보여준 센 모습과 달리 순하고 순박한 얼굴로 고지식하고 어눌한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튀르키예 카파도니아를 배경으로, 벌룬 투어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뜻밖의 재회와 추억과 회포를 끝까지 짠내와 웃픈 기조를 유지하면서 풀어내어 종내에는 아련함과 후련함까지 일구는 데 성공했다. ‘귤레귤레(Gule-Gule)’는 ‘웃으며 안녕’이라는 의미의 튀르키예어다.
2025년 6월 1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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