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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라는 편견에 맞선 반짝이는 반란 (오락성 8 작품성 8)
첫여름 | 2025년 8월 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허가영
배우: 허진, 정인기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31분
개봉: 8월 6일

간단평
‘노인’이라고 꿈과 사랑, 그리고 욕망이 없을까. 그저 남은 삶을 살아내는 이들일까. <첫여름>은 그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영순’(허진)은 오랜 춤 파트너이자 애인이었던 ‘학수’(정인기)와 연락이 끊긴 지 여러 날이 지나서야 그의 부고 소식을 듣는다. 남편 병시중에 지친 영순에게 학수는 한줄기 해방구 같은 남자였다. 영순에게 ‘제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봐 주었던 남자, 춤을 출 때 가장 행복한 영순의 손을 잡으며 기쁨으로 이끌어 주는 남자,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육체적 교감을 나누어 주었던 남자였다.

진한 화장과 볼드한 장신구, 번쩍이는 나비 브로치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콜라텍을 드나드는 멋쟁이 할머니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우리 사회다. 삶과 사랑은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노인의 욕망은 그저 주책으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노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걸 <첫여름>은 영순의 여정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낸다. 학수의 49제와 손녀의 결혼식이 하필 같은 날이다. 마지막으로 학수를 보내고 싶은 영순은 의무감과 자식의 몰이해, 그리고 사회적 시선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러닝 타임 31분의 단편 영화인 <첫여름>은 70대 여성 영순을 통해 노년의 사랑과 욕망, 그리고 자유를 유연하게 이야기 속에 녹여내어,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에 정면으로 반발한다. 49제의 목탁소리를 들으며 춤을 추는 영순을 비추는 엔딩 장면은 통쾌함과 진한 잔상을 남기며, ‘나이’라는 잣대에 대해 젊음과 노년이라는 프레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칸영화제 ‘라 시네프’ 부문 1등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20대의 허가영 감독은 “노인이라는 이름 아래 뭉뚱그려진 개인의 얼굴과 이야기를 또렷하게 바라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영순을 연기한 허진은, 강렬하게 관객의 시선을 잡으며 대체불가한 연기를 선보인다.



2025년 8월 7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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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식 확실한 단편 영화 + 이야기적 재미도 있다는
-노년층의 이야기에 관심 없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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