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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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상근
배우: 임윤아, 안보현, 성동일, 주현영
장르: 미스터리, 코미디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2분
개봉: 8월 13일
간단평
2019년 여름, 942만 명을 동원한 코믹 재난물 〈엑시트〉의 두 주역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가 다시 뭉쳤다. 여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까지, 〈악마가 이사왔다〉는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그러나 타이틀에서 풍기는 센 느낌과 달리, 완성품은 마치 여러 재료를 한 접시에 담았지만 각각의 맛이 옅은 ‘순한 맛’ 퓨전 요리에 가깝다.
영화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퇴사 후 집콕 일상을 이어가던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가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임윤아)에게 한눈에 반하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그는 ‘낮의 선지’(낮선지)와는 전혀 다른, 화려하게 꾸미고 기묘한 행동을 보이는 ‘밤의 선지’(밤선지)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다. 낮과 밤, 두 얼굴의 간극이 커질수록 길구의 혼란도 깊어진다. 그리고 얼떨결에 그는 ‘밤선지’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컬트, 로맨스, 휴먼 드라마, 코미디를 아우르는 복합 장르를 지향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다채로움이 각 장르의 매력을 희석시킨다는 점이다. 오컬트는 긴장감이 부족하고, 로맨스는 여운이 희미하며, 휴먼은 감정의 깊이가 얕다. 코미디는 소소한 웃음을 주지만 휘발성이 강하다. 중반부까지 ‘밤선지의 돌발 행동과 길구의 필사적 제지’라는 패턴이 반복되며 전개가 느슨해진다. 후반부의 반전을 위한 빌드업이라기엔 변주가 적다. 선지의 아버지 역 성동일과 사촌 동생 역 주현영이 웃음 포인트를 만들고자 애쓰지만, 순간적인 재미에 그친다. 드러나는 진실 역시 크게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장점은 있다. 임윤아의 화보 같은 비주얼과 그간 강인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안보현이 보여주는 너드미(nerd美)는 영화의 매력 포인트로 꼽을 만하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와 가벼운 웃음과 뭉클함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여름의 막바지에 가볍게 즐겨도 좋겠다.
2025년 8월 12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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