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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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대환
배우: 장영남, 류경수, 스테파니 리, 옥지영, 박지일
장르: 드라마, 코미디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3분
개봉: 9월 10일
간단평
부부 교사인 ‘정하’(장영남)네 가정. 정하는 춘천에서 체면을 세우려면 아들 진우가 춘천고에 진학해야 한다고 다그치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모처럼 함께한 가족 저녁 식사마저 갈등으로 끝나고, 남편은 한밤중 근무지인 태백으로 돌아가 버린다.
십 수년이 흘러, 병으로 휴직에 들어간 정하 앞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엄마의 생일을 맞아 캐나다에서 깜짝 방문한 아들 ‘진우’(류경수)다. 여자친구 ‘제니’(스테파니 리)와 함께 온 아들은 결혼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요리 유튜버를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고 말한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정하는 다시 한번 가족이라는 이름을 마주하게 된다. <철원 기행>(2014), <초행>(2017)에 이어 오랜만에 돌아온 김대환 감독의 신작 <비밀일 수밖에>는 전작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결을 보여준다. 가족 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탐구했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각자의 마음속에 감춰둔 사정과 아픔을 드러낸다. 영화는 엄마 정하와 그의 연인, 아들 진우-제니 커플은 물론, 캐나다에서 날아온 제니의 부모까지 세 쌍의 커플을 춘천의 전원주택으로 불러 모은다. 조심스럽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예비 사돈과의 짧은 동거 속에서, 각 인물은 서서히 서로의 속내에 다가간다. 특히 제니의 아버지(박지일)가 벌이는 이기적이고 철없는 밉상 짓은 초반 실소와 어이없음을 유발하며 이야기를 진척시켜 나가는 포인트다. 이 영화가 전하는 울림은 단순한 예의 차원의 이해가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헤아리고 그 선택에 용기와 격려를 보내는 데 있다. 작은 웃음과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극장을 나설 때 스스로도 작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음을 느끼게 한다. 장영남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이야기에 온기를 더한다.
2025년 9월 1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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