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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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이 로치
배우: 올리비아 콜맨, 베네딕트 컴버배치, 케이트 맥키넌, 앤디 샘버그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5분
개봉: 9월 17일
간단평
이 부부 살벌하기 그지없다. 남편은 아내의 알레르기를 이용해 목숨까지 위협하고, 아내는 AI를 독학해 만든 딥페이크 영상으로 남편의 사회적인 매장을 시도한다. 내일도 없이 서로 죽자고 달려드는 모습이다. 한때 첫눈에 반해 영원을 맹세했던 부부. 성공, 그림 같은 집, 사랑스러운 아이들까지 모두 가진 듯했지만, 원하는 것을 위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2019), <트럼보>(2015) 등 주제의식이 탄탄한 드라마를 선보였던 제이 로치 감독이 <더 로즈: 완벽한 이혼>에서는 부부 관계를 유쾌하면서도 시니컬하게 들여다본다. 성공한 건축가 테오(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스타 셰프 아이비(올리비아 콜맨)가 ‘완벽한 이혼’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이다. 남편과 두 아이, 단 세 명을 위해 7종 디저트 세트를 만들었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아이비는 남편이 선물해 준 식당으로 인해, 그 재능을 마음껏 펼치게 된다. 문제는 이 직후부터 남편의 일이 삐걱대기 시작한 것. 커리어에 치명타를 맞은 테오는 잠시 휴식을 가질 겸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게 된다. 사업은 탄탄대로를 걷지만, 가족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비와, 문득문득 치고 올라오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테오. 단란한 가족 코스프레도 어느 순간 한계를 맞고 마침내 이혼에 합의하기에 이른다.
영화는 전형적인 이야기에 냉소적인 풍자(feat. 영국식 유머?)와 블랙 코미디를 얹어 결혼과 이혼의 속성에 화두를 던진다. 자녀 양육, 역할 분담, 성공과 실패, 소통과 단절 등 결혼 생활의 크고 작은 문제를 가볍지만은 않게 터치한다. 또 테오의 친구 부부(앤디 샌버그, 케이트 맥키넌)를 등장시켜 결혼을 바라보는 다양한 가치관을 보여준다. 다만 대사가 많아 의미를 곱씹다 보면 놓칠 여지가 있고, 초반부터 블랙코미디 톤에 적응하지 않으면 중간중간 늘어지는 느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마지막까지 뻔하지 않은 결말로 신선함을 남긴다.
2025년 9월 17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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