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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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콧 데릭슨
배우: 에단 호크, 메이슨 테임즈, 매들린 맥그로우
장르: 공포, 호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4분
개봉: 10월 29일
간단평
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새하얀 설원 한가운데 자리한 공중전화 부스. 한 소녀가 전화를 걸어 ‘그곳은 어디냐’고 묻는다. 꿈에서 얼음에 새겨진 번호를 봤다고 연신 말하는 소녀다. 1982년 덴버. 연쇄살인범에게 납치·감금됐지만 살아남은 ‘핀’(메이슨 테임즈)은 몇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트라우마 속을 헤맨다. 마을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그에게 따라붙은 꼬리표는 ‘살인마 킬러’다. 한편 꿈을 통해 죽은 자의 환영을 보는 여동생 ‘그웬’(매들린 맥그로우)은 최근 들어 그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
제작비 대비 크게 흥행에 성공한 블룸하우스 공포 영화 <블랙폰>이 후속편으로 돌아왔다. 에단 호크를 비롯해 전편의 아역 배우들이 동일한 캐릭터로 재집결했고, 스콧 데릭슨이 전편에 이어 각본과 연출을 다시 맡아 생경한 공포의 공기를 구축한다. 영화는 그웬이 꿈을 통해 과거의 엄마에게서 구조 요청을 받으며 시작한다. 과거를 지우고 싶은 오빠와 달리, 사건의 근원지로 가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생. 그렇게 두 사람은 기독교 청소년 캠프장이라는 이 영화의 주된 공간으로 향한다.
<블랙폰 2>는 매서운 추위와 눈보라, 얼음을 배경으로 공포를 길어올린다. 고립과 단절의 폐쇄성과 이와 대비되는 완전히 트여 있는 얼음 벌판의 개방성이 묘하게 맞물리며 영화의 스산함과 으스스한 결을 완성한다. 다만 과거 캠프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아이들의 고통을 동력 삼아 살인마가 부활한다는 설정은 다소 설득력에서 밀리는 편. 그럼에도 꿈과 현실 사이를 진동하며 벌어지는 살인마와의 사투는 꽤나 박력 있게 그려진다. 특히 도끼를 든 살인마가 빙판 위를 스케이팅하듯 질주하는 클라이맥스 대결은 얼음과 눈이라는 영화의 물성을 극대화해 유니크한 공포를 완성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서사도 힘을 얻는다. 전편에 대한 정보가 없는 관객이라면 초반 다소 예열이 필요하지만, 조각처럼 흩어진 정보들이 맞물리며 긴장이 응집된다. 공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의 아들인 조 힐의 동명 단편이 원작으로, 공중전화, 꿈, 살인마를 유기적으로 맞물려 직조한 서사가 인상적이다.
2025년 10월 29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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