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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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준
배우: 김병철, 송지효, 김히어라, 진유찬, 오한결
장르: 미스터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3분
개봉: 11월 5일
간단평
기적의 마을로 불리는 ‘오복리’에 이사 온 ‘영범’(김병철) 가족. 아내 ‘선희’(송지효)와 아들 ‘중훈’(진유찬)은 교통사고 이후 각각 시력을 잃고, 하반신 마비를 겪게 된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시골로 이사 왔지만, 첫날부터 까마귀가 식탁 위로 떨어지는 등 불길한 징조가 잇따른다.
종교와 구원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구원자>는 시작부터 짙은 음산함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한밤중, 자신의 차에 몸을 던진 노인을 집으로 데려온 뒤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온몸이 암세포로 뒤덮인 신원불명의 노인. 그가 등장한 후부터 영범 가족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지만, 그 기적은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 과연 그는 구원을 현실화하는 신적인 존재일까, 아니면 저주를 옮기는 악마일까. 영화는 기적을 울부짖는 오복리 교회 사람들을 병풍 삼아 종교적인 색채를 강화하면서, 호러적인 포인트로 긴장감을 살며시 끌어올린다.
<구원자>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각색과 연출을 맡은 신준 감독이 밝힌 ‘구원과 저주의 등가교환’ 개념이다. 누군가의 절실한 기도가 이루어질 때, 그 대가로 다른 이의 삶이 무너진다면 그것을 과연 진정한 ‘구원’이라 부를 수 있을까. 영화는 이 질문을 중심에 두고 인간의 이기심과 신앙의 불안정함,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구원을 갈망하는 인간의 본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김병철과 송지효, 그리고 김히어라가 맞붙으며 만들어내는 파열의 긴장감은 영화의 핵심 동력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가 형성될수록 선악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관객은 ‘누가 구원받고, 누가 저주받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결국 <구원자>는 기적을 빌며 살아가는 인간의 본능을 뒤집어 묻는다. “우리가 바라는 구원은, 정말 모두에게 축복일까?”
2025년 11월 6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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