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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얼굴을 절제된 연기로 담아낸 김민종 복귀작 (오락성 5 작품성 5)
피렌체 | 2026년 1월 7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이창열
배우: 김민종, 예지원, 유정하, 해리 벤자민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1분
개봉: 1월 7일

간단평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한 남자 ‘석인’(김민종)이 있다. 사람 좋아 보이는 택시 기사가 여행지를 묻지만, 그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잠시 후 딸에게서 걸려온 전화로 목적지가 드러난다. ‘피렌체’. 그에게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어떤 의미일까.

석인은 일에 매달리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한 인물이다. 어느새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딸은 그의 무관심을 원망한다. 회사에서는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한순간에 삶의 축을 잃고 무기력에 빠진 그가 선택한 곳이 바로 젊은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는 피렌체다. 영화 〈피렌체〉는 인생의 굽이에 선 한 남자가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며 자신을 되짚는 정체성 회복의 여정을 담는다.

누구나 한 번쯤 삶의 방향을 잃고 서성인 경험이 있을 터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상당한 공감대를 확보한 채 출발한다. 특히 석인과 비슷한 연령대의 관객이라면, 그의 상실과 회한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겠다. 영화는 젊은 시절 이탈리아 배낭여행에서 만났던 친구 ‘엔조’(해리 벤자민)와 그의 아내(예지원)와의 사연을 하나씩 풀어내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하면서, 석인의 오늘을 만들어온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의욕을 잃은 석인이 서서히 삶의 기력을 회복해 가는 과정은 비교적 차분하게 쌓인다. 우연히 만난 수녀, 큰 개와 함께 지내는 노숙자와의 인연을 거쳐, 그는 마침내 종착지인 성당의 꼭대기 ‘쿠폴라’에 이른다. 그 여정은 과장되지 않게, 스스로를 직시하고 회한을 내려놓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다만 주제를 분명히 드러내기 위한 일부 설정과 대사는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져 깊은 몰입을 방해하는 순간도 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김민종은 방황하는 중년의 얼굴을 절제된 연기로 담아내며, 영화의 정서를 안정적으로 이끈다.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길을 잃은 시간 자체를 천천히 걸어보게 만든다. <트릭>(2016), <그대 어이가리>(2021)에 이은 이창열 감독의 신작이다.



2026년 1월 7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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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방향성을 잃은 순간이라면 + 피렌체 여행 욕구 부추키는
-드라마틱한 서사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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