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
감독: 안톤 후쿠아
배우: 자파 잭슨, 니아 롱, 로라 해리어, 줄리아노 크루 발디, 마일즈 텔러, 콜맨 도밍고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7분
개봉: 5월 13일
리뷰
1966년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 9남매의 가장 ‘조셉 잭슨’(콜맨 도밍고)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녀들로 구성된 밴드 ‘잭슨 파이브’를 결성한다. 밴드의 막내인 여덟 살 마이클의 천재적인 재능에 힘입어 밴드는 승승장구하고 가족의 삶은 풍요로워지지만, 그 성공의 이면에는 아버지의 벨트 매질과 가혹한 트레이닝이라는 불우한 그림자가 공존했다. 성인이 된 후 기록적인 솔로 흥행으로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되었음에도, 마이클(자파 잭슨)은 여전히 아버지라는 폭군과 가족이라는 이름의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 등 장르성에 더해진 감정 연출로 호평 받은 안톤 후쿠아 감독의 <마이클>은 1966년 ‘잭슨 파이브’ 결성부터 1986년 영국 런던 공연까지, 팝의 황제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던 마이클 잭슨이 자신을 옥죄던 족쇄를 끊어내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아가는 20년간의 고독한 궤적을 담고 있다.
화려한 퍼포먼스 이면에 가려진 인간 마이클의 고독한 사투
영화는 무대 위 화려한 아이콘보다는 결핍을 가진 인간 ‘마이클’의 내면에 집중한다. 네버랜드를 꿈꾸며 기린, 라마, 침팬지, 뱀 등 동물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기꺼이 위로를 건네던 여린 심성의 소유자였던 마이클. 영화는 세계를 호령하는 스타가 되어서도 아버지의 그림자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특히 “음악은 인종과 차별을 넘는 세계 공통의 언어”라는 확신으로 당시 백인 가수들의 전유물이었던 MTV의 장벽을 허물고 진출하는 과정은, 단순한 성공이 아닌 음악으로 화합을 시도했던 마이클의 일면을 부각한다.
시청각적인 즐거움 역시 압도적이다. ‘Thriller’, ‘Billie Jean’ 등 전설적인 히트곡의 탄생 비화와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이 실제 기반의 에피소드로 생생히 펼쳐진다. 특히 마이클 잭슨의 친조카인 자파 잭슨(저매인 잭슨의 아들)은 단순한 모사를 넘어 손짓과 제스처 하나까지 완벽한 싱크로율로 재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극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I’ll Be There’, ‘Ben’과 같은 초기 명곡들은 시대를 초월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1984년 잭슨스 고별 무대와 1986년 런던 콘서트로 이어지는 시퀀스는 이 영화의 백미다. 서서히 응축해온 음악적 열기를 한순간에 분출하며 몰아치는 전율은, 엔딩 크레딧이 다 흐를 때까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드는 깊고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절반의 성취 혹은 안전한 우회
영화는 마이클 잭슨의 생애 중 1986년에서 멈추며, 세간의 논란이 본격화되기 전 그가 지녔던 본연의 모습과 신념을 조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출 방향은 전기 영화로서 날카로운 시각의 부재라는 한계를 동시에 남긴다. 방대한 생애를 한 편에 담기엔 무리가 있었겠지만, 인물의 명암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갈등의 핵심까지 도달하지 않음으로써 다소 안전하고 안일한 선택지에 머물렀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음악적 성취 면에서도 아쉬움은 이어진다. 내적 성장에 치중한 탓에 우리가 익히 아는 90년대 이후의 명작들?‘Dangerous’, ‘Black or White’, ‘Heal the World’ 등을 마주할 수 없다는 점은 팝 팬들에게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영화 말미 ‘To Be Continued’라는 문구로 후속편을 암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번 작품만으로는 그가 쌓아 올린 거대한 음악적 업적의 절반만을 목도한 셈이 되었다. 전설적인 커리어 전체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서사의 단절이 서운할 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마이클>은 신화가 된 인물의 발자취를 묵묵히 따라가며 그가 평생 벗어나고 싶어 했던 굴레와 마침내 마주한 해방의 순간을 진중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2026년 5월 14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