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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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레이그 질레스피
배우: 밀리 앨콕, 제이슨 모모아, 이브 리들리, 마티아스 스후나르츠
장르: 액션, 어드벤쳐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8분
개봉: 6월 24일
간단평
슈퍼 파워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붉은 태양의 행성. 슈퍼걸 ‘카라 조엘’(밀리 앨콕)은 자식처럼 아끼는 반려견 ‘크립토’와 함께 스물세 번째 생일을 자축하던 술집에서, ‘노란 언덕의 크렘’(마티아스 스후나르츠)이라 불리는 우주 도적단 두목에게 부모를 잃은 소녀 ‘루시’(이브 리들리)를 만난다. 가문의 명검을 걸고 크렘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나선 루시와 삶의 방향을 잃은 채 방황하던 카라. 예상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함께 크렘을 쫓는 여정에 나서게 된다.
방황하는 생존자의 각성과 성장 드라마
제임스 건이 DC의 수장으로서 선보인 첫 번째 영화 <슈퍼맨>(2025)의 말미에 크립토의 원래 주인으로 깜짝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했던 슈퍼걸이 마침내 솔로 영화로 관객을 찾았다. 42년 만에 제작된 이번 실사 영화에서 타이틀롤을 거머쥔 이는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프리퀄인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서 아역 ‘라에니라 타르가르옌’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밀리 앨콕이다. 그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딛고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힘의 소임을 자각하는 캐릭터를 맡아 무난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한마디로 슈퍼걸의 '각성 드라마'라 하겠다. 부모와 고향 행성의 몰락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비극의 생존자 카라. 먼저 지구에 정착한 사촌 클락(슈퍼맨)이 있는 곳으로 탈출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며 술로 나날을 보내던 그는 한 소녀를 만나며 비로소 변화한다. 영화는 이러한 개인 서사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거창하고 거대한 명분을 지닌 빌런 대신 우주를 헤집고 다니며 납치와 강탈을 일삼는 해적단을 적대자로 내세웠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정취 속 아쉬운 액션 쾌감
성장 드라마에 집중한 덕분에 액션 히어로물로서의 장르적 쾌감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다소 영세하고 허접한 빌런을 상대로 슈퍼걸과 소녀 루시, 그리고 현상금 사냥꾼 ‘로보’(제이슨 모모아)가 동맹을 맺는 구도이지만 액션 시퀀스 자체는 큰 감흥을 주지 못한다. 특히 바이크와 체인, 요란한 치장과 울퉁불퉁한 근육을 과시하는 로보의 비주얼은 마치 우주 한복판에서 <매드맥스>를 찍는 듯한 이질적인 인상을 남긴다.
오히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빛나는 것은 루시의 존재감이다. 루시는 단순히 슈퍼걸의 각성을 촉진하는 촉매제에 머무르지 않고, 어리지만 단단한 내면을 지닌 주체적인 인물로 제 몫을 다해낸다. 여기에 각양각색의 우주 생명체와 크리처, 함선, 우주 정거장 같은 비주얼은 기존 슈퍼맨 시리즈보다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스타워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SF 블록버스터의 스펙타클로서는 군데군데 아쉬움이 남지만, 슈퍼걸의 전사와 현 슈퍼맨과의 관계성을 흥미롭게 짚어냈다는 점, 그리고 두 여성 캐릭터의 연대와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충분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기대를 모았던 크립토의 활약과 분량이 적은 것은 아쉽지만, 강아지 시절의 귀여운 모습과 더불어 슈퍼걸을 움직이게 만드는 핵심 동력으로서 역할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만하다.
2026년 6월 25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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