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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X로 부활한 고대 서사, 영웅에서 인간으로의 귀환 (오락성 9 작품성 9)
오디세이 | 2026년 8월 5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배우: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루피타 뇽오
장르: 액션, 드라마, 어드벤쳐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72분
개봉: 8월 5일

리뷰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전장으로 떠난 지 20년. 트로이 전쟁의 승리를 이끌고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이, 왕궁에는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의 구혼자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오디세우스의 죽음을 확신하며 매일 밤 연회를 벌이고 왕국의 재산을 탕진한다. 하지만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아버지가 살아 있다고 믿는다. 구혼자들의 감시를 피해 은밀히 궁을 빠져나온 텔레마코스는 오디세우스의 행방을 찾기 위해 필로스와 스파르타로 향한다.

<메멘토>(2000), <프레스티지>(2006) 같은 스릴러부터 <다크 나이트> 3부작,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테넷>(2020), ‘20세기의 프로메테우스’로 불리는 오펜하이머의 삶을 다룬 <오펜하이머>(2023)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에는 고대 영웅 서사시 <오디세이>를 스크린에 옮겼다. 청동기 시대의 막바지, 트로이 전쟁 이후 10년간 바다를 떠돌며 귀향하지 못한 영웅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외눈박이 거인, 마녀, 저승, 세이렌, 바다 괴물, 칼립소의 섬 등 원작을 대표하는 사건들은 거대한 스펙터클로 구현된다. 그러나 놀란의 <오디세이>가 흥미로운 지점은 단순히 신화 속 위대한 영웅의 모험담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스케일 속에서 발견한 인간 오디세우스의 얼굴

<오디세이>는 놀란 영화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3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신과 인간이 공존한다고 믿었던 고대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트로이의 목마를 이용해 승리를 거머쥔 전략가이자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는, 귀환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선택과 마주한다.

특히 7년간 머문 칼립소의 섬에서 오디세우스가 겪는 방황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기억을 잃고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흔들리는 그의 모습은 단순히 고난을 겪는 영웅의 모습이 아니다. 전쟁에서 승리를 얻기 위해 자신이 저지른 폭력과 선택들, 그로 인해 무너진 윤리와 도덕, 죄책감이 만들어낸 내면의 붕괴를 보여준다.

놀란은 오디세우스를 완벽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신들의 시험을 통과하는 강인한 전사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과 후회를 끌어안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는 인물로 바라본다. 결국 <오디세이>의 귀환은 단순히 왕이 왕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잃어버린 정체성과 윤리를 회복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이러한 해석은 원작을 관통하는 개념인 ‘크세니아(xenia)’, 즉 손님과 주인 사이의 신성한 환대를 ‘제우스의 룰’로 확장한 방식과도 연결된다. 영화 속 제우스의 룰은 단순한 예절이 아니라, 혼란한 시대 속에서 문명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신뢰와 질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구혼자들이 왕궁의 환대를 악용하는 순간 문명은 균열을 맞고,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가 지키려는 가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마지막 불꽃이 된다. 신들의 시대가 저물고 청동기 문명이 쇠락해가는 순간, 오디세우스는 영웅의 이름을 넘어 자신의 선택을 감당해야 하는 인간으로 귀환한다. 영화는 그 여정을 통해 문명의 끝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희망을 동시에 그려낸다.

루드비그 예란손의 음악과 IMAX 영상미로 완성한 신화적 세계

한마디로 놀란의 <오디세이>는 거대한 신화와 최첨단 영화 기술이 만난 작품이다. 이러한 <오디세이>의 압도적인 영화적 체험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축은 음악과 영상이다. <테넷>, <오펜하이머>에 이어 놀란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작곡가 루드비그 예란손은 고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독특한 사운드 세계를 구축했다.

리라와 같은 고대 그리스 악기의 질감에 현대적인 전자음과 35개의 금속 징을 활용한 묵직한 타격감을 더해, 오디세우스의 여정 곳곳에 긴장과 불안을 불어넣는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거대한 파도와 거친 자연 앞에 놓인 인간의 나약함은 음악과 함께 더욱 극적으로 확장된다. 영화 전체를 IMAX 필름 포맷으로 촬영했으며, 촬영에 사용한 필름 길이만 약 640km에 달한다. 그리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등 세계 곳곳의 장엄한 자연을 담아낸 로케이션은 신화 속 세계를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처럼 느끼게 만든다. 영상미와 사운드 모두 왜 이 영화를 가급적이면 큰 스크린에서 관람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제시한다.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샤를리즈 테론 등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특히 맷 데이먼은 승리한 왕이지만 내면에는 전쟁의 상흔과 죄책감을 품은 오디세우스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2026년 8월 5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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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 대해 전혀 모르는데? 괜찮다는! 원작을 너무 잘 아는데? 비교하며 보는 재미!
-아무리 재미있어도 2시간 이상 꼼짝하지 않고 보는 건 불가능하다는 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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