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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문득 서늘해지는, 귀여운 얼굴의 잔혹동화 (오락성 7 작품성 7)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섬의 비밀 | 2026년 9월 30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오이카와 케이
배우: (목소리) 아오키 하루카, 타나카 마코토, 오자와 아리, 이주은, 손정민, 권다예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99분
개봉: 9월 30일

간단평
어느 날 광장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던 치이카와와 하치와레 앞에 우사기가 전단지 한 장을 들고 나타난다. “섬에서 간단한 토벌만 해도 보수 100배!” 여기에 한정 섬라멘과 디저트까지 사실상 공짜라는 달콤한 문구가 가득하다. 치이카와와 친구들은 부푼 마음으로 배에 오르고, 해달 선생님만은 어딘가 수상한 기운을 감지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렇게 도착한 미지의 섬. 기대와 달리 그곳에서는 주민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고, 치이카와 일행은 섬에 숨겨진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나가노 작가의 인기 IP ‘치이카와’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국내에서는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라는 이름으로도 친숙한 치이카와는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그 세계가 마냥 평화로운 것은 아니다. 치이카와와 친구들은 먹고살기 위해 노동하고 때로는 위험한 토벌에 나서는가 하면, 좀 더 나은 생활을 꿈꾸며 자격증 공부도 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의외로 녹록지 않은 현실을 투영해 웃음과 공감을 끌어낸 것이 시리즈의 독특한 매력이다.

원작의 인기 장편 에피소드인 ‘세이렌’ 편을 옮긴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에서는 치이카와와 하치와레, 우사기를 비롯해 시리즈의 익숙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최애 캐릭터를 골라 보는 재미만으로도 팬에게는 반가운 극장판이다. 다만 원작을 전혀 모르는 관객이라면 초반에는 다소 낯설 수 있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세계관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작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치와레가 이야기의 중심에서 상황을 전달하고, 다른 캐릭터들은 짧은 말이나 감탄사, 의성어에 가까운 소리와 간략한 자막만으로 감정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단순한 표현만으로 상황과 감정을 이해시키고 장편의 서사를 무리 없이 이어가는 연출과 각본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극장판의 특징은 치이카와 특유의 귀여움과 어두움의 낙차를 한층 크게 벌렸다는 점이다. 보수 100배와 맛있는 음식에 들뜬 친구들의 섬 어드벤처로 발랄하게 출발해, 사라진 주민들을 찾아 나서고 세이렌과 맞서는 모험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설명 없이 표정과 행동, 간결한 단서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 때문에 어린 관객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섬의 비밀에 가까워질수록 분위기는 점차 어두워진다. 주민들을 납치해 소스에 절여두었다가 잡아먹겠다는 섬뜩한 말을 해맑은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세이렌부터 귀여운 외형과 이야기의 잔혹함이 묘한 충돌을 일으킨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화면을 보고 있다가 불쑥 호러를 마주한 듯한 순간도 있다. 귀여운 얼굴을 한 다크 판타지이자 잔혹동화에 가깝다고 하겠다.

원작자 나가노가 각본에 직접 참여한 영화는 후반부에 더욱 깊숙이 파고든다. 세이렌이 복수에 나선 이유와 섬 주민들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단순했던 선악의 구도도 흔들린다. 특히 한잎과 두잎의 이야기는 ‘소중한 존재를 위해서였다’는 이유만으로 어디까지 용서받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저지른 납치와 살인, 그리고 그 선택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들의 죄책감을 짧지만 묵직하게 담아냈다. 때문에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처음의 발랄한 섬 모험과 사뭇 다른 감정이 남는다. 어린 관객에게는 치이카와와 친구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어드벤처로, 성인 관객에게는 복수와 죄책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잘못과 그 책임을 곱씹게 하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앞세우면서도 그 안에 꽤 어둡고 깊은 이야기를 품었다는 점이 이번 극장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 7월 24일 일본 현지 개봉 이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누적 흥행수입 146억 엔(9월 13일 기준)을 돌파했다. 이는 <날씨의 아이>(142.3억 엔)를 넘어 <스즈메의 문단속>(149.4억 엔)에 육박하는 성적이다.



2026년 9월 3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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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카와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놓치지 마시길! + 아동 만화 아니야? 의외로 어두운 이야기라는
-절이고 조리고, 너무 잔혹해! 캐릭터 디자인에 매력을 전혀 못 느낀다면 감흥도 떨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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