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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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클 쇼월터
배우: 앤 해서웨이, 다코타 존슨, 조쉬 하트넷
장르: 범죄, 드라마, 미스터리, 멜로, 로맨스,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7분
개봉: 10월 22일
간단평
무명 스릴러 작가 ‘로웬’(다코타 존슨)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교통사고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된 베스트셀러 작가 ‘베러티’(앤 해서웨이)를 대신해 그녀가 기획한 인기 시리즈를 완성해 달라는 제안이다. 망설임 끝에 베러티의 남편 ‘제러미’(조시 하트넷)의 설득으로 제안을 받아들인 로웬은 버몬트주의 외딴 호숫가 저택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예상과는 다른 모습의 베러티를 마주하고, 그녀가 남긴 자료를 살피던 중 충격적인 내용의 자서전 원고를 발견한다.
콜린 후버의 인기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베러티>는 로맨스와 에로틱한 긴장감을 결합한 심리 스릴러다. 글로 기록된 진실의 신뢰성을 끊임없이 흔드는 원작의 매력을 스크린에 옮겼다. 앤 해서웨이, 다코타 존슨, 조시 하트넷이라는 매력적인 배우들의 조합도 기대를 키운다. 성공한 작가와 무명 작가, 그리고 두 여성 사이에 놓인 한 남자. 스릴러 작가라는 공통점에 저마다 내면의 어둠을 품은 두 여성의 대립, 여기에 로맨스까지 더해질 관계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요 무대인 저택도 눈길을 끈다. 뾰족하게 솟은 삼각형 지붕들이 톱니처럼 이어지고, 대형 유리창과 목재 구조가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은 그 자체로 비밀을 품은 듯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극의 단초가 된 꽁꽁 얼어붙은 호수와 황량한 겨울 풍경까지. 음산한 공간과 풍경이 미스터리를 한층 짙게 만든다.
하지만 기대를 끌어올린 요소들이 정작 극의 긴장감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로웬이 우연히 발견한 자서전 원고를 통해 베러티의 섬뜩한 본성과 가족에게 닥친 비극의 전말이 드러나는 과정은 흥미롭다. 반면 로웬과 제러미의 관계는 처음부터 발전 방향이 훤히 내다보일 만큼 상투적이다. 두 사람 사이의 성적 긴장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위험한 욕망과 금지된 관계가 만들어내야 할 아슬아슬함 대신 밋밋한 로맨스가 자리한다.
심리 스릴러로서의 밀도 역시 아쉽다. 베러티가 실제로는 움직일 수 있으면서 무력한 환자 행세로 주변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의심을 로웬만이 감지하는 설정은 충분히 불안감을 자극할 만하다. 그러나 의심과 확신 사이에서 조여 오는 심리적 압박은 크지 않다. 로웬 역시 첫 등장부터 제러미와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평범하지 않은 인물임을 암시하지만, 그 어두운 면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베러티와 같은 스릴러 작가라는 설정 역시 겉으로 드러난 모습 이면의 복잡한 면모를 보여주는 데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 각자의 매력을 지닌 세 배우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존재감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 인물들이 전형적인 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그간 쌓아온 진실을 통째로 뒤흔드는 반전의 승부수를 띄운다. 로웬의 시선을 통해 진실이라고 믿었던 베러티의 고백은 과연 사실일까. 허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영화는 그렇게 지금껏 믿어온 진실 자체에 의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 야심 찬 시도마저 기대만큼의 파장을 일으키지 못한다. 앞서 인물과 관계에 대한 흥미가 이미 식어버린 탓에, 무엇이 진실이고 허구인지 끝까지 파고들고 싶은 궁금증도 크지 않은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베러티>는 심리적 불안과 성적 긴장감, 진실의 모호함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들을 갖췄지만, 어느 하나 충분히 끓어오르지 못한 채 미지근한 스릴러에 머물고 만다.
2026년 10월 2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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