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비극적인 빌런 서사와 보디 호러의 영리한 결합 (오락성 7 작품성 7)
클레이페이스 | 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제임스 왓킨스
배우: 톰 리드 해리스, 나오미 애키, 다비드 덴칙
장르: 공포,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8분
개봉: 10월 21일

간단평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로 발돋움한 고담시 슬럼가 출신 배우 ‘맷 헤이건’(톰 리스 해리스). 뛰어난 외모와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유명 영화제 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하지만 하룻밤의 실수로 악명 높은 범죄조직 보스의 표적이 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다. 무자비한 공격으로 얼굴이 처참하게 훼손된 맷은 배우로서의 미래는 물론 어렵게 일궈온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아직 시험 단계에 있는 나노셀 치료를 자처한다. 담당 의사의 만류에도 치료를 고집한 끝에 기적처럼 본래의 얼굴을 되찾지만, 기쁨도 잠시.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그의 신체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DC 코믹스의 배트맨 세계관에 등장하는 빌런 ‘클레이페이스’는 진흙처럼 신체를 자유롭게 변형하고 타인의 모습까지 흉내 낼 수 있는 캐릭터다. 영화 <클레이페이스>는 이 기괴한 능력의 탄생을 한 배우의 몰락과 연결한다. 배우에게 얼굴을 잃는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잃는 것과 다름없을 터. 맷은 망가진 얼굴을 되찾기 위해 위험한 치료까지 감행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타인의 삶을 연기하던 배우가 실제로 타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아이러니가 흥미롭다.

영화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슈퍼히어로 영화의 익숙한 관습에서 벗어나 보디 호러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특히 얼굴을 직접 난도질하고 훼손하는 장면은 일반적인 유혈 묘사보다 체감 잔혹성이 훨씬 높다. 치료의 부작용으로 피부와 근육이 흘러내리고 신체가 제멋대로 뒤틀리는 등 기이하고 그로테스크한 신체 변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렇다고 맷을 끔찍한 괴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자신을 치료해 준 박사(나오미 애키)를 향한 순애적인 모습이 의외의 감정적 깊이를 더한다. 또한 복수의 여정에서 그가 자행하는 살육을 정당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이면에 자리한 상처를 놓치지 않는다. 인간적인 연민을 일으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얼굴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남자가 결국 인간의 형상마저 잃어버리는 엔딩 역시 이러한 감정을 극대화하며 비극성을 강화한다.

이 같은 <클레이페이스>의 정서는 극 중 배경인 고담시와도 잘 어우러진다. 범죄와 부패가 만연한 도시, 도덕적으로 모호한 인물들, 음울한 거리의 풍경은 배트맨을 중심으로 한 DC 작품들이 구축해 온 범죄 누아르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 불안과 상처를 품고 있던 맷의 추락도 이 어두운 세계 안에서 한층 설득력을 얻는다.

중후반부에는 맷의 변신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면서 복수극의 속도감도 살아난다. 다른 사람의 얼굴로 위장해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은 이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서스펜스를 자아내고, 얼굴과 신체가 유동적으로 뒤바뀌는 시각효과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종반부 클럽에서 펼쳐지는 복수 장면은 기괴한 신체 변형과 강렬한 액션이 맞물린 하이라이트다. 잔혹한 묘사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보디 호러와 복수극이 결합한 장르적 쾌감만큼은 확실하다. 이 모든 과정을 이끄는 맷을 연기한 톰 리스 해리스의 존재감도 인상적이다. 단순히 잘생긴 외모를 넘어 특유의 우울하고 나른한 분위기가 맷이라는 인물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화려한 스타의 모습에서도 어딘지 위태로움이 느껴지고, 얼굴을 잃은 뒤에는 절망과 분노, 자기혐오가 복잡하게 뒤엉킨다. 인간적인 순수함과 위험한 집착이 공존하는 캐릭터의 양면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DC 스튜디오를 이끄는 제임스 건과 <더 배트맨>(2022)을 연출한 맷 리브스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비극적인 빌런 서사와 보디 호러의 장르적 쾌감을 영리하게 결합해 비극성을 지닌 괴물 영화 한 편을 준수하게 완성했다. <스픽 노 이블>(2024)의 제임스 왓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생각보다 재밌네! + 차곡차곡 빌드업도 좋고 유려한 신체 변형도 흥미롭다는
-잔인한 장면에 취약하다면, 체감 잔혹도가 높다는
(ÃÑ 0¸í Âü¿©)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