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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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일란
배우: 앨리스, 에디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8분
개봉: 10월 28일
간단평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앨리스요”라고 답하는 25년 차 영화 조명감독 ‘앨리스’. 같은 질문에 “에디요”라고 답하는 13년 차 트랜스젠더 인권활동가 ‘에디’. 앨리스의 곁에는 반려묘가, 에디의 곁에는 두 마리의 반려견이 있다. 매일 신체 치수를 재며 몸의 변화를 살피고, 춤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앨리스. 성확정수술 이후 다이레이션의 고통을 호소하고 촬영진 앞에서 직접 그 과정을 보여주는 에디. 다이레이션은 수술로 만들어진 질관의 깊이와 폭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목욕탕에 간 에디를 촬영하는 앨리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두 사람의 일상과 영화 촬영의 과정이 교차한다.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2012), <공동정범>(2018)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이 이번에는 두 트랜스젠더 여성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다. 여성으로 지정받고 태어나 남성으로 살아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 3xFTM >(2009)에 이어 다시 트랜스젠더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신작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앨리스와 에디의 서로 다른 일상을 따라가며 성별 정체성에 맞춰 몸과 삶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인 ‘트랜지션’을 이야기한다. 이는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수술 같은 의료적 변화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제도적 변화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트랜스젠더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성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나 성전환 수술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수술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생각해 봤을까. 영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익숙한 인식의 바깥으로 시선을 이끈다. 수술을 마쳤다고 해서 모든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에디는 수술 이후에도 몸을 관리하고 변화한 감각에 적응해야 한다. 자신의 트랜지션은 끝났다고 말하는 앨리스 역시 무용을 배우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몸의 움직임과 감정을 마주한다. 두 사람의 경험은 다르지만, 자신을 알아가고 삶을 꾸려가는 과정이 어느 한순간의 변화로 완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발견은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지닌 중요한 미덕이기도 하다. 두 시간 남짓한 상영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삶에서 의미 있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관객이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때로는 어떤 설명이나 주장보다 당사자의 구체적인 경험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에디 앨리스: 테이크> 역시 마찬가지다. 수술을 결정하기까지의 고민과 가족과의 갈등, 수술 이후의 신체 관리, 성전환 이후 달라진 일터의 현실 등은 막연하게 알고 있던 트랜스젠더의 삶을 한층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이 작품을 보지 않았다면 쉽게 접하지 못했을 이야기들이다.
김일란 감독은 형식적으로도 여러 시도를 더했다. 인물의 인터뷰와 일상을 관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조명감독인 앨리스가 참여하는 촬영 현장에는 카메라와 스태프, 감독의 연출 지시가 등장한다. 앨리스가 조명을 비추는 대상인 에디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관객은 두 사람의 삶뿐 아니라 그 삶을 촬영하고 구성하는 과정까지 함께 보게 된다. 여기에 16㎜ 필름과 디지털 이미지, 목욕탕과 바다의 풍경, 무용과 퍼포먼스 등이 교차한다. 기록과 연출, 현실과 재현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성이다.
다만 다양한 이미지와 형식이 교차하는 만큼 흐름이 다소 분산되고,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다. 전통적인 인물 중심 다큐멘터리를 기대했다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타인의 삶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 이런 의미에서 <에디 앨리스: 테이크>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이유 중 하나를 다시 확인하게 하는 작품이다.
2026년 10월 29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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