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시장은 갔는가. 영화 시장은 나날이 그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디오 시장은 자꾸만 작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도대체 왜? 이유는 간단하다. 비디오를 대체할 무언가가 등장 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저장 장치로 각광 받고 있는 DVD가 그 주인공으로 수십 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저장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 영구적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영화팬들의 관심이 비디오에서 서서히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극장을 능가하는 사운드와 환상적인 영상 등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DVD. 그 중에서도 소위 영화광이라면 필수 아이템으로 구비해야 할 베스트 타이틀 목록을 정리했다.
<물랑루즈 SE>
아카데미가 인정한 환상적인 볼거리와 들을 거리들이 DVD라는 매체를 통해 100% 부활하고 있다. 눈이 부실정도로 환상적인 영상은 니콜 키드먼의 창백한 피부를 도드라지게 하며, 그녀의 눈가에 부채처럼 퍼진 주름살까지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쉼 없이 흘러나오는 사운드 트랙을 듣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어깨가 들썩거려질 정도다. DVD라는 매체를 통해 가장 빛을 발하는 작품. 국내에 출시된 타이틀은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 장에는 본 편이 들어 있고 또 한 장에는 영화의 제작과정 등이 자세하게 들어 있어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서플먼트에 한글 자막 지원이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영어를 잘 하는 분들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한글 자막 지원은 안되지만 중국어 자막은 지원이 된다는 것이다. 이 기회에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공부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비꼬는 것임).
<몬스터 주식회사 CE>
디즈니에서 가장 최근에 선보인 <몬스터 주식회사>는 디즈니의 장점을 모두 갖춘 최고의 타이틀이다. CG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이기에 더욱이 DVD라는 매체와의 궁합은 환상적이기 까지 하다. 또렷한 색감과 놀랍도록 선명해 살아 있는 동화책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특별히 강조되는 효과음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깨끗한 소리들은 귀를 즐겁게 하는 마술을 건다. 영화를 주제로 한 게임과 이 작품이 만들어지기 까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던 이들의 제작과정 “For the Birds”같은 단편은 <몬스터 주식회사>의 타이틀을 구해야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한마디로 최고!
<무사 SE>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 작품 <무사>. 엄청난 제작비와 정우성, 주진모, 안성기, 장쯔이, 우영광 등의 초호화 캐스팅. 광활한 중국 대륙을 휘감은 한국 영화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타이틀이다. <무사>는 극장에서 보다 DVD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몇 안 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인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상당히 방대한 제작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DVD라는 매체를 통해 모두 풀어지고 있어 영화 본 편 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서플먼트를 채우고 있다. 광활한 중국의 사막이 스크린을 태울 것 같은 열기로 현실감을 더하는 이 작품은 한국영화도 DVD로 성공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작품이다.
<터미네이터 2 UE>
CG의 혁신을 가져온 <터미네이터 2>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속설을 깨부수고 전 세계적으로 호평 받으며 대대적인 흥행에 성공한 역사 속의 걸작이다. 다시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놀라운 특수효과가 만들어지기 까지 그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타이틀은 한쪽 벽면에 꽂아 놓기만 해도 멋스러워 보일 정도로 훌륭한 케이스로 색다른 매력을 발한다. 비교적 오래 전에 만들어 진 작품들의 화질과 음질이 떨어지는 것을 가지고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터미네이터 2>는 그런 걱정마저도 한방에 날려버리는 완벽한 보정으로 인해 영화 마니아들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훌륭한 타이틀임에 분명하다. 특히나 연구소의 폭발씬은 그 화염 속에 실제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훌륭한 화질과 음질을 보여주고 있어 간담이 서늘해 질 정도의 쾌감을 전한다.
<매트릭스>
DVD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처음 열어보인 작품으로 묵시록적인 영화의 내용과 더불어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 아크로바틱 액션을 선보이고 총알을 눈으로 보게끔 연출한 워쇼스키 형제의 이 작품은 세계적인 흥행을 일구어 냈고 네티즌들로 하여금 그네들의 커뮤니티를 강하게 하는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현실과 허구 미래와 현재 그리고 존재에 대한 물을 던지는 이 작품은 1만원 대의 저가 DVD로 출시되어 DVD라는 매체가 얼마나 훌륭한 음질을 들려 줄 수 있는지 혹은 얼마나 또렷한 영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선보이며 가정의 DVD 플레이어 보급을 늘리는데 앞장섰다. 아직도 끊임없이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작품이야 말로 DVD마니아, 혹은 영화 마니아라면 꼭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