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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를 후려치는 스릴러 공포물
엔젤 하트 | 2003년 8월 9일 토요일 | 서대원 이메일

본격적인 가마솥 더위가 한바탕 기승을 부리고 있는 8월 초. 목하 충무로는 여느 해와 달리 한국 호러 영화가 무서운 기세로 온 극장가를 뜨악스런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룰루랄라스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때마침 황금휴가마저 겹치는 호기에 다름아닌 바로 이 시기. 하지만 만나 주는 이 없어 집에서 면벽참선을 본의 아니게 수행해야만 하는, 다시 말해 구원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는 어둠의 자식들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이러한 시기가 필연적으로 배태한 산물이다. 하여, 가련한 이들의 심난함을 위무하고자 아주 기가막힌 미스테리 스릴러 호러 걸작 한 편을 집에서 편안히 발 뻤고 볼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그 작품은 바로 <미시시피 버닝>과 <더 월>의 알란 파커 감독, 미키 루크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엔젤 하트>.

스릴러 공포물에 일가견이 있다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없이 널리 자주 회자되었던 당 영화는, 지금은 딱하다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만큼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미키 루크의 가장 봄날스런 멋들어진 모습을 담고 있다. 그에 맞춰 천변만화의 캐릭터를 종횡무진 소화해내는 로버트 드니로의 기괴한 분위기 역시 알란 파커 감독의 주술적인 지휘에 따라 관객의 심장을 관장하며 소름돋게 영화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 두 캐릭터의 존재감만으로도 묵직한 그 무엇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엔젤 하트>는 자신의 영혼을 악마에게 도매급으로 떠넘기면서 발생하는 아비규환의 사건을 파우스트적인 서사 안에서 긴장감 있게 배치한 역작이다.

을씨년스러운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정체불분명의 한 교주스런 남자 사이퍼(로버트 드니로)가 모든 일을 심드렁하게 처리하는 듯한 사립탐정 엔젤(미키 루크)에게 행방이 묘연한 인물을 찾아달라고 의뢰하면서 인간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련의 살인사건들의 서막을 위엄있게 연다. 필름느와르 풍의 어두운 뒷골목을 배경으로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는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에 필름느와르가 적잖은 영향을 받았듯, 시종일관 극단적 명암으로 덧씌워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미장센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런 와중에 부두교의 흑마술사들이 집단적으로 벌이는 제의 속에서 엔젤이 현실과 초현실의 안팎을 혼미한 심리상태로 넘나들기 시작하며 <엔젤 하트>는 서서히 관객들의 시선을 스릴러의 공간에서 숨막히는 공포의 공간으로 몰아부치며 가두기 시작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절대 공포가 들어선 자리에 선지피를 질펀하게 흩뿌리며 뇌를 으깨는 듯한 끔직함의 소름과 인상을 각인시키는 영화는, 기묘하게도 1950년대 전의 표현주의 영화가 그러했듯 고혹적 매력으로 가득한 회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엔젤 하트>의 결정적 한방의 뜨악스러움이 극대화돼 폭발하는 지점은 결말 부분에 도사리고 있는 반전에 있다.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강렬한 흔들림의 뒤집기 한판은 가히 <식스 센스>의 그것에 비교해도 모자람이 전혀 없을 정도다. 아마도 영화를 끝까지 보신다면 대관절 어떻게 된 일인지 여러분의 머리마저 상당한 진통을 호소하며 사후약방문 식으로 동네 약국을 찾게 될 것이다.

*<엔젤 하트> 특이하게도 한번 보면 또 보고 싶고, 두 번 봐도 또 보고 싶은 아주 연이 긴 기이한 작품이다.

*영화는 두 가지 버전의 비디오로 출시돼 있는데, 하나는 90년대 초반에 나온 삭제버전이고, 또 하나는 2000년도에 나온 감격스런 무삭제 버전이다. 주로 삭제버전이 비디오 가게에 구비돼 있는 형국인데, 조금만 다리품 팔면 무삭제 비디오 충분히 입수할 있으니 꼭들 유념해두셨다가 빌려 보시길 바란다.

*누누이 틈나는 대로 얘기해왔듯 영화 안에서 미키 루크와 미치고 죽을 것 같은 정사 제의의 역경을 이겨내며 결국에는 해내고야마는 미모의 흑인여배우는, 바로 80년대 최고의 TV히트작인 코스비 가족의 장녀, 리사 보네트다. 혹자는 차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2 )
ejin4rang
상당히 무섭다   
2008-10-16 09:51
ldk209
상당히 매력적인 영화....   
2007-01-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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