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드러낸다” 양 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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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의 <화양연화>에서 캄보디아 고대 유적 앙코르와트를 찾아 태고의 벽속 구멍에 밀어를 속삭이듯 비밀을 불어넣으며 사랑을 봉인한 그답게 양조위의 얼굴에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또는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봉인돼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그의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세계는 영화라는 거대한 벽화를 통해 표현되기에 그리는 그나 보는 우리나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당신이 맡고 있는 그런 뒤바뀐 인생이 있다고 보나
양조위: 절대적으로 있다고 믿는다. 신문을 보면 정말로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낙관적인 기분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전에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2편에서는 형과 아버지를 잃는 등 상당히 심사가 복잡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런데도 낙관적인 기분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는지 말해달라
양조위: 난 1편과 3편만을 찍었을 뿐이다. 2편은 다른 사람이 배역을 맡았다.
그럼 2편에서 당신의 청년 시절을 맡은 여문락에 대해서는
양조위: 원편의 나의 이미지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온전하게 전달해주고자 매우 노력해서 영화를 찍었더라.
무간도 시리즈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양조위: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는 전반적으로 홍콩 영화 전체가 다 침체된 상태였다. 무슨 영화를 찍어도 돈을 벌지 못했다. 때문에 그냥 열심히 찍었다. 헌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오히려 그런 자세가 도움이 된 거 같다.
그렇다면 성공포인트가 뭐였다고 보나
양조위: 마케팅 그리고 시나리오 배우 등 많은 점이 있다. 물론, 운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작업한 유덕화와 여명에 대한 느낌은
양조위: 유덕화는 매우 활발하고 영화를 열심히 찍는 사람이다. 여명은 서로 대면해 호흡을 맞추진 못했지만 사적으로 보기에 매우 친절한 스타일의 사람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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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
평상시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
양조위: 일상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표현한다. 사람마다 자기를 드러내는 데 있어 방식이 다 다른 것 같다. 다행히도 난 연기자로서 날 표현할 수 있어 운이 좋다고 본다.
무간도 시리즈에서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양조위: 좀 어려운 질문이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봐야하는데 한 부분만을 거론한다는 자체가....굳이 이야기하자면 3편에서 진혜림과 함께 하는 장면이 몇 개 정도 마음에 든다.
우스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원편의 엔딩 부분중 당신이 총에 맞고 엘리베이터에 쓰러지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자동으로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에 당신의 다리가 부딪치면서 다리가 심히 흔들린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계산된 몸 연기였나 아니면 자연스러운 충돌의 흔들림이었나
양조위: 연기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충돌의 움직이었다.
영화의 공동 감독인 유위강 맥조휘만의 색깔이 있다면
양조위: 내가 보긴에 좀 재밌는 감독이다. 한 사람은 주관적 한 사람은 객관적이다. 다시 말해, 맥조휘는 모니터를 보며 작업하니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것 같고 유위강 감독은 촬영을 하니 좀더 주관적이지 않나 생각된다.
두 감독 중 누가 더 배우의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나
양조위: 모두가 경험이 많은 연기자들이라 알아서들 잘 했다. 또 영화를 찍기 전부터 캐릭터에 대한 자기의 생각들이 다 있었다.
원편에서는 유덕화 양조위 양대 구도로 간다. 하지만 3부에서는 유덕화로 많이 쏠리는 분위기다. 서운하지 않는지
양조위: 상관없다. 1편에서 이미 죽었기 때문에 관객들도 나의 말로를 다 알고 있고
기존의 느와르와 무간도의 차이점이 있다면
양조위: <영웅본색>은 낭만적이다. 친구간의 우정과 의리를 중요시하는 존우(오우삼)의 영화는 무사적이다. 하지만 <무간도>는 도시적인 색채를 띤 영화다.
“난 숀 코넬리보다 젊다” 황 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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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풍긴다. 실제로도 그런지
황추생: 젊었을 때는 붕붕 뜨고 유치한 면이 많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좀 점잖고 근엄하게 된 것 같다.
전편들에 비해 캐릭터 변화가 있는지
황추생: 전편과 큰 차이가 없다.
동료의 죽음에 목 놓아 울부짖는 장면 등 1.2편을 통해 당신은 기억에 남을 만한 모습들을 남겼다. 이번엔 어떠한지 궁금하다.
황추생: 이번엔 인상적인 장면이 아무것도 없다. 그저 평범한 사람처럼 나올 뿐이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의 연기 기교가 가장 좋았다. 아무런 일이 없는 듯 연기를 해야 했기에 또 시간적으로 더 준비할 여유가 많아 그렇게 된 거 같다.
영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지금보니 턱을 드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황추생: 원래 내 습관인데 영화에 쓴 것뿐이다.
차기작은 준비됐는지
황추생: 실업이다.
전편에 걸쳐 무간도 시리즈에 다 등장했는데 어떤 영화라 생각하는가
황추생: 홍콩 영화로 보면 매우 좋은 영화다. 왜냐면, 기존의 홍콩 영화를 봐라! <무간도>처럼 훌륭한 영화가 있었던가?
기존의 홍콩 느와르와는 어긋나게 <무간도>에는 우정과 의리가 거세돼 있다. 그나마 당신과 양조위의 관계가 조금 그런 면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거 역시 삶의 수단이었을 뿐일 수도 있다. 과연 그런가
황추생: 모든 사람들이 다 상대방을 이용한다. 영화는 사회현실을 반영한다. 서로 이용하는 관계속에서 생긴 관계일 뿐이다.
"제작사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난 연기자일 뿐이다" 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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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III 종극무간>에 출연한 소감을 듣고 싶다
여명: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 홍콩 영화가 다시금 뜨기 시작했는데 이런 영화에 참가하게 돼 매우 기쁘다.
개인적으로 지난날의 홍콩느와르 영화를 좋아했었는지
여명: 물론, 좋아했다. 하지만 80년대 느와르 영화 분위기와 지금은 다르다. 그런 방법으로 현재 영화를 찍을 수는 없다.
유위강 감독의 위치가 홍콩 영화의 산업적인 부분에 있어 어떠한 지점을 점하고 있다고 보는가
여명: 홍콩 영화를 건설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떠한 매력이 있어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는지
여명: 이처럼 훌룡한 배우들과 함께 한 적이 없다. 한 사람마다 한 영화의 주연을 맡아도 손색이 없는 사람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자체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캐릭터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난 새로운 캐릭터다. 경찰이지만 행사 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그리 좋지 않은 사람이다.
무간도를 계기로 다시금 갱스터 영화를 많이 찍으려는 조짐이 있는지
여명: 제작사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난 연기자일 뿐이다.
양죄위와 유덕화랑 작업했는데 어땠나
여명: 둘다 워낙 좋은 배우들이라 작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베이징=취재:서 대원 촬영:이 기성 이 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