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는 <슈렉2>로 한국 영화시장 애니메이션 부문(9월까지-영진위보고 자료) 관객동원, ‘시장 점유율 76%’를 기록,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몰이를 한, 드림웍스의 카젠버그팀이 3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제작한 애니. 기존 실사 영화인 ‘정통 마피아 영화 장르’를 비틀어 ‘코미디적 잠재력과 함께 따스한 감동’을 전하는 가족용 무비다.
오스카에서 최고의 애니메이션상을 거머쥐었던 <슈렉>의 감독이기도 한, 비키 젠슨은 ‘대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마피아 영화의 패러디를 만들되, 사건의 무대를 바다 속으로 옮겨 놓으면 정말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연출의 변을 밝히기도.
팝 컬쳐적인 패러디 요소와 로맨틱과 액션을 겸비한 코미디 애니 <샤크>는 말많은 떠벌이지만, 가슴엔 뜨거운 열정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세차장 말딴 직원 ‘오스카(윌 스미스)’의 좌충우돌 스토리. 그는 뜻하지 않게 오비이락(烏飛梨落) 같은 사건에 휘말리는데, 다름아닌 바다속 마피아 상어 보스 ‘돈 리노(로버트 드니로)’의 아들 죽음에 연루되게 되는 것. <샤크>는 엉뚱한 발상에서 던진 ‘오스카’의 말 한 마디가 온 바다속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해프닝을 귀엽고 흥미롭게 담고 있다.
<샤크>는 일단 제작진과 줄거리도 솔깃하지만, 최고의 볼거리는 초호화 목소리 출연진(?)이다. 사족같지만, 그 초호화출연진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래퍼 출신으로 흑인, 백인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날씬 미남이요, 영화 <알리>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고, 에디 머피의 익살과 덴젤 워싱턴의 지성을 겸비한 배우, 또 2,000만 달러짜리 슈퍼스타 윌 스미스. 바로 그가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이자 정력가, 그러나 평범한 소시민 물고기인 오스카역을 맡았다.
이에 오스카 2회 수상(<성난황소>, <대부2>)에 빛나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이번엔 성우에도전,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는 백 상어 마피아 보스역을, 수차례 오스카 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된 명감독 이자 AFI 평생 공로상 수상자인 마틴 스콜세지가 재빠른 기회주의자 캐릭터인 복어로 변신, 노익장을 발휘하는 한편, 로버트 드니로와의 30년 넘는 우정을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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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커밍아웃하지 않은 채식주의자 백 상어 ‘돈 리노’의 아들 ‘레니’ 역엔 <스쿨 오브 락>을 통해 끝간데 없는 주접의 경지와 주제파악 못하면서도 말도 안 되는 희망을 놓지 않는 캐릭터를 열연한 잭 블랙이, 나이가 들어도 날카로운 판단력을 잃지 않는 돈 리노의 자문관이자 고래를 혼절시키는 악취 방구의 노익장 상어역엔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가 맡는 등 침이 마를만큼 빵빵한 캐스팅 진용을 갖췄다.
<샤크>는 음악에 있어서도, <라이온 킹>, <더 록>, <글래디에이터>, <진주만> 등 웅장한 음악에서부터 섬세한 음악까지 인물들의 심리를 비롯해 영화에 가장 잘 맞는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평을 받고 있는 한스 짐머가 맡아 그 깊이를 더한다.
<슈렉>이 동화의 내용을 뒤집고, 몇몇 영화들의 특정 장면 패러디로 웃음을 줬다면, <샤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의 모습을 바다 속으로 끌어와 위트넘치게 재구성한 패러디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바다 속에도 교통신호등과 사거리가 있고, 옐로우 캡 택시 무늬를 한 물고기와 홈 네트웍을 갖춘 펜트 하우스도 보인다. 주로 뉴욕을 연상시키는 거리가 등장하는데, 타임스퀘어 광장과 LA의 할리우드 거리 일부가 재미나게 묘사돼 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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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한 보물(커다란 진주)을 선뜻 내주며 “작은 모래에서 시작해 참고 견디면 나중엔 큰 보배가 된다”는 앤지의 애정 어린 충고나 삶에 대한 깊은 표현 등이 그것.
우리가 얻고 싶은 건 그리 멀지도 않고, 바로 가까운 곳에 존재하며. 화려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은 평범한 생활 속에 눈여겨 볼 때야 비로소 알 수 있다는 내용을 바다 속 특별하지 않은 물고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샤크>는 인간의 축소판인 물고기들을 통해 잘못된 일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나서며, 고통받는 이를 위해 애정과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등 우리들 삶의 올바른 지향점을 자연스럽게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죠스>의 음악과 함께 영화 중간 중간 들리는 개성파 배우들의 대표 출연작 음악 또한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인 <샤크>는 내년 1월 찾아와, 관객들의 입가를 빙그레 미소짓게 할 예정이다.
뉴욕=임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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