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로맨틱 코미디가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장르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너무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한 원맨쇼를 강조하고 코믹과 로맨틱이라는 장르의 혼합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선 외국의 로맨틱 코미디도 비슷한 단점은 안고 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슷한 스토리와 식상한 웃음 코드들은 서서히 관객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히치>는 그런 스타일을 과감히 버렸다.
우선 가볍다. 처음 시작은 어느 바람둥이의 이야기를 다룬 <나를 책임져, 알피>의 주드 로처럼 독백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여자들에 대한 공략법이나 강의는 비슷하지만 그 주체는 자신 혹은 타인으로 전혀 다르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자신의 불쌍하거나 잘난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히치는 타인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듣고 풀어주는 방식으로 신선함을 주고 있다. 거기에 뛰어난 언변을 구사해서 여자를 꼬시면 여자는 좋다고 넘어오는 일반적인 묘사가 아니라 여자들의 생각을 분석하고 같은 존재로서 사랑의 대상으로 표현해 남녀가 동등한 입장에서 영화를 접하게 된다.
<히치>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이 서로 얽히기도 하지만 낱개로 봐도 재미가 있는 소재들이다. 그 소재들 하나하나가 흔한 로맨틱 코미디가 한편은 만들어 질 수 있는 참신함이 담겨져 있다. 우선 쉽게 도입부에 등장하는 3쌍의 커플을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렇듯 히치의 매력은 참신함과 독창성이다.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자신에게 적용이 될 것 같은 수많은 영화 속 이야기들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 시키며 마음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너무 가볍기만 하다면 금방 질려버려 할 것이다. <히치>는 이런 점도 놓치지 않았다. 영화는 그저 엄청 잘나가는 데이트 코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언변으로 점철하지는 않는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해서 필요한 것은 화려한 말기술도 춤 솜씨도 그리고 만들어진 이미지도 아닌 자기 자신의 진실한 모습과 자신감과 용기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거기에 조미료처럼 들어간 배우들의 망가지는 모습 그리고 서로에 대해 마음 졸이는 모습들은 왜 <히치>가 완벽한 로맨틱 코미디인지 알 수 있게 만든다.
히치는 어렵지도 유치하지도 않으면서 유익한 정보와 교훈까지 주는 신세대 커플들에게 가장 좋은 데이트 코스로 적합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