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태희! 힘들지만 매력 있다.
<부자의 탄생>의 부태희는 재벌가의 딸로 이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여자다. 그녀는 패션리더로서 신상 아이템이 나오는 족족 사 모으고, 손 끝 하나 까딱하기 싫어 자신의 비서에게 허드렛일까지 시킨다. 항상 자신감에 넘치며 무서울 것 하나 없는 그녀지만 알아주는 명문대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무식이 철철 넘치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산다. 그럼에도 그녀는 당당하다. “부태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여자다. 대본을 보고 상황에 맞게 오버 연기를 하지만 하면 할수록 어렵다.” 하지만 이시영은 어떤 드라마에서도 만나기 힘든 이 캐릭터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날 찍고 바로 편집해 방송되는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도 각 상황에 맞는 표정 연기와 대사를 연습했다. 특히 좋아하는 음악도 듣지 않고 대본을 녹음해 항시 듣고 다니며 연기를 할 정도로 캐릭터를 돋보이기 위해 고생을 자처했다.
이시영은 <부자의 탄생>에서 오버 연기를 원 없이 했다. 하지만 혼자 잘한다고 해서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같이 연기를 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이 잘 맞았을때 비로소 좋은 결과를 낳는다. 이런점에서 이시영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극중 아빠로 나오는 김응수 선배님하고 연기할 때 너무 편안하고 재미있다. 보기와는 다르게 재미있는 분이다. 상대방이 웃을 때까지 코믹한 표정을 지으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끈다.” 특히 김응수는 매회마다 이시영이 어떤 연기를 펼쳐도 다양하게 받아 치는 여유로운 연기로 드라마의 유쾌함을 더했다. 또한 윤비서로 나오는 정주은과의 호흡과 박철민, 성지루의 감초 연기는 이시영의 오버 연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시영! 쉬지 않고 달린다.
<부자의 탄생>의 부태희는 영화 <홍길동의 후예>의 연화와 공통점이 많다. 과도한 표정연기나 감정 표현이 솔직한 연화는 부태희의 쌍둥이 언니처럼 비슷하다. “겉으로 보기에 두 캐릭터는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연화는 태희처럼 안하무인은 아니다.(웃음) 연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솔직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캐릭터다. 이와 반대로 태희는 사실 무식한 것 자체가 자랑이고, 삶을 즐기며 모든 게 자신을 중심을 돌아간다고 믿는 캐릭터다.” 이시영은 연화 역을 맡으면서 같이 출연한 연기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극중 오빠로 나오는 성동일과 같이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라도 사투리와 코믹 연기의 강약을 조절 하는 법도 알게 되었다. 이로 통해 이시영은 부태희 역할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시영이 코믹한 역할만 맡은 것은 아니다.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는 극중 유부남인 류진을 좋아하는 연희 역으로 출연했다. 한 회에 3, 4컷 나오는 작은 역할이지만 이시영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연기에 임했다. 하지만 연희만 생각하면 아쉬움부터 든다. “극중 연희라는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다소 비중이 적다 보니까 시청자들의 공감을 쉽게 얻지 못했다. 어떤 캐릭터든지 사연이 있기 마련인데, 짧은 시간 안에 연희의 사랑과 아픔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시영은 이 드라마에서 유독 눈물을 많이 흘렸다. 연희는 실제 밝은 성격인 이시영과 다른 캐릭터였기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새로운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이시영은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영화, 드라마, CF 등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현재로서는 코앞만 보는 실정이다. 이제 연기를 시작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작은 역할이라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지금 위치에서 연기 변신은 부질없는 짓이다.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많지만 한 발짝 한 발짝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이시영. 단순히 남들과 똑같은 연기보다는 색다른 연기로 기억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 한다. 그래서 오늘도 달린다. 숨이 차더라도 계속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다.
이제 이시영을 2D 영상과 3D 영상으로 만나는 시간!
2010년 5월 8일 토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0년 5월 8일 토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