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기자]
(이 인터뷰는 <부산행>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낯선 소재에 관객들이 튕겨 나가지 않길 바랬다.
<부산행>이 KTX보다 더 빠른 속도로 흥행 질주하고 있다. 축하한다. 흥행에 대해 예상했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반응이 빠를 줄은 몰랐다.
영화 성공에 대해 고마운 사람은?
누가 뭐래도 작업을 같이한 배우들. 그리고 모든 스탭들한테 너무 고맙다.
첫 실사 영화로 좀비물인 <부산행>을 택한 이유는?
<서울역>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NEW(<부산행> 투자, 배급사)에서 <서울역>을 실사로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래서 똑같은 얘기를 리메이크하는 것보다는 좀 다른 얘기를 하는 게 나을 거 같아서, NEW측에 얘기했더니 좋다고 해서 제작하게 된 거다.
NEW와 인연이 깊다. 전작 <사이비>도 NEW에서 투자, 배급한 걸로 알고 있다.
<서울역>도 마찬가지다.
<부산행>은 단순한 재난블록버스터라고 하기에는 메시지가 있다. 또 그 메시지가 관객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다. <부산행>을 제작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은.
소재가 아무래도 특별한 편이다 보니 관객들이 소재가 낯설어서 튕겨나가지 않길 바랬다. 그러려면 <부산행> 속 세계와 사람들이 실제 살고 있는 세계가 비슷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또, 너무 비극적으로 보이지도, 너무 이상적으로 보이지도 않길 바랬다. 관객들이 스스로를 영화 속 캐릭터 중 하나에 대입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극 중 인물을 만들고자 했다.
이번 <부산행>은 ‘연상호 표 치고는 순하고 약하다’ 는 평이 있다.
음.. 그런 소리가 있긴 하다. 그런데 일단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현대사회를 영화 안에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일정 부분은 따뜻하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런 부분을 현실에서 찾는 게 힘들었다. 고민 끝에 관객들이 거부감 없이, 감동스럽게 볼 수 있는 소재가 가족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래도 가족이 따뜻한 가치 아닌가.
개인적으로 희망의 여지를 남기는 엔딩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고 있긴 하다.
내가 많이 약해졌다는 부분이 바로 엔딩이다. 생존자가 없었어야 한다고 얘기들 한다. 아마 엔딩에서 생존자를 죽였으면 이렇게 흥행 못했을 거다(웃음).
그래서 ‘연상호가 타협했다’ 이런 얘기도 나온다(웃음). 엔딩에서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가니까.
타협이라기보다는 이런 결말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서울역>과 비슷한 소재로, 비슷한 엔딩을 가져가긴 싫었다. <서울역>에서 이미 한 걸 <부산행>에서 또 할 필요가 있겠나. 내가 사람들한테 알려진 게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 정도다.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한다.
개봉하기 전, 어느 댓글에서 ‘공유와 수안이, 그리고 정유미가 사는데 내 목을 건다’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그럼 내가 그 목을 받으러 가야 되나(웃음). 농담이고, 사실은 성경은 처음에는 정해져 있지 않았다. 수안을 살리는 게 애초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기획한 이유는.
처음 구상할 때 엔딩에서 ‘로드’(The Road, 코맥 매카시 저)의 결말같은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로드’는 매카시의 소설인데 세상에 종말이 닥치고,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는 두 명이 등장한다. 종말이 온 세상인데 쇼핑카트같은 걸 끌고 끝없이 길을 가는 내용이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바닷가에서 죽고 아들은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 아포칼립스(세상의 종말)를 다룬 작품에서는 세대간 교체가 중요한 이슈다. ‘로드’의 엔딩이 좋았던 점은 마지막에 아들이 그렇게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는 거. 우리 영화에서 한 세대가 끝나고 다음 세대가 어떻게 이어질까를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세대는 남성 중심 세대라 생각해서 새로운 세대는 여성 중심이 되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 그렇게 결말을 지었다.
아, 생존자가 아이와 임산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둘 다 여자다!
반대편에 남자 군인도 많긴 하지만(웃음).
<부산행>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포지션의 전복이다. 사람들의 입장이 거듭해서 바뀌지 않나. 석우나 할머니 자매, 그리고 생존자들의 태도 변화 등.
그렇게 해서 사람들의 생각변화나 입장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석우는 점점 성장해 나간다. 처음의 이기적인 마음은 약해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용석(김의성 분)이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했다. 또 본인과 가장 닮은 캐릭터라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 그런가.
용석이 보이는 공포심? 용석은 공포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그의 행동들의 대부분이 공포심에서 기인한다. 그런 공포심을 나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 때 참고를 많이 했다. 또, 용석뿐만 아니라 용석 옆에 있는 남자 승무원도 나랑 닮았고, 같은 칸에 승객들도 나와 비슷하다.
같은 칸에 있는 승객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네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자신이 여유가 있을 때는 베풀 수 있지만,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행동이 달라지는 것 등.
사실 보통 사람들은 석우랑 비슷하다고 많이 느낄 거다. 난 석우와 용석은 유사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단지 석우는 누군가를, 그러니까 자식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자신 외의 사람을 돕고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점점 공감하고 동화된다. 그 점이 용석과 다르다.
전작 <돼지의 왕>과 <사이비>에서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찾는다면.
<돼지의 왕>에서는 정종석과 홍경민의 사이에 있는 누군가. 정종석처럼 열등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떤 면에선 표현하고 한편으론 표현하지 못 하기도 하는 점이 닮았다. <사이비>는 성철우 목사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민철한테도 많이 이입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목사에 더 몰입됐다.
석우는 마지막으로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또, 용석이 집에 가고 싶다며 엄마를 찾는 장면이 있다. 특별히 ‘어머니’를 강조한 이유는.
<서울역>과 <부산행>을 통해서 가족을 얘기하고 싶었다. 아직 <서울역>이 개봉하진 않았지만, <서울역>에서 반복되는 소재는 집이다. 집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보여주려 했다.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으로서의 집, 가정이라는 의미로서의 집. 또 <서울역>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노숙자들, 그러니까 집이 없거나 가정이 없는 사람들이다. 영화 속에서 ‘가족’은 아주 중요한 이슈다. 가족이란 이슈를 가져온 이유는 우리가 지금 딛고 있는 사회는 굉장히 비관적이고 힘든 세계다. 이런 비관적인 세계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기댈 수 있는, 이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는 최소단위가 가족이라 생각한 거다. 물론 <서울역>과 <부산행>에서 가족을 바라보는 시점이 같진 않다. 초반에 보면 석우 엄마는 가정이 해체된 거에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사람으로 석우의 엄마를 등장시켰다. 또, 용석이 엄마를 찾는 건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의 표현이다.
개인이 위로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가족이고, 어머니라는 존재는 가족을 대표하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그렇다. 하지만 <부산행>에서는 아슬아슬 한 가족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제일 처음 보여지는 희생적인 석우의 엄마나 이에 응대하는 석우의 차가운 모습은 가족을 불안하게 만드는 여러 모습들이다.
전작에서 불우한 가족이 많이 등장한다. 결례가 되는 질문인데 혹시 본인의 경험이 바탕이 된 건지.
우리집? 사실 그렇게 불우한 집은 아니다. 잘 사는 친구도 있지만 주변에 가족적 결핍을 가진 친구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지켜볼 기회는 많았다. 또,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가족이라는 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라.
구체적으로 가족의 어떤 점에 대해 생각하나.
가정을 꾸림으로써.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또, 아이가 태어나면 ‘이 아이가 이 사회를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공포의 순간이 생긴다는 소릴 듣기도 했다. 정말 아이가 태어나니 아이에게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그렇기에 <서울역>이나 <부산행>이나 가족이라는 이슈가 녹아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좀 신파다, 이런 말도 있는데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뻔한 게 아니라 당위인 거다.
맞다! 당연하니까, 당위가 아닌가(웃음). <부산행>이 한정된 공간에서 탈출하는 재난영화라는 점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혹 의도한 부분이 있나.
오히려 세월호와 등치시키지 않으려 했다. 기관사만 봐도 기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게 아니라. 끝까지 승객들을 지키고자 노력하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 영화라는 틀에서 ‘이러면 이럴 것이다’라는 대중들이 기대하는 요소가 있다. 그런 것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 이 상황에서는 저렇게 될 거야’ 라든지 또는 우리가 한국사회에서 겪었던 보편적 반응들을 사용하려 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감독인데,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뭘까.
90년대 중반의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했다. ‘아키라’ 를 비롯해 그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던 힘이 있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자유와 신선한 스토리, 이런 것들이 마음을 끌었다. 이 점이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이유의 한 가지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의 매력이라는 건 그 시절의 향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이) 지금은 많이 죽은 게 사실이다. 현재는 디즈니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시대다. 미래는 또 달라질 거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꽤 오랫동안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고집도 있었고 사실 큰 돈을 가지고 만들지도 않았었다. 요즘 들어 산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다.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점은?
실사영화를 해보니 실사영화는 그래도 한국에서 제작의 틀이 잘 짜여져 있는 편이다. 스타, 그러니까 배우와 산업의 앙상블이 상업적으로 이뤄지고, 그 안에서 뭔가를 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다음 작품은 실사인가, 애니메이션인가.
사실 애니메이션은 계속 하고 있다. <서울역>이나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제작자로 참여) 도 그렇고. IP TV용으로 약간 성인용 애니메이션도 제작하고 있다. 올해까지 작업하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수 있는 색깔이 다른 장르를 다 해보는 거 같다. 그 결과를 보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비전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학생 때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그 영향으로 시작하게도 됐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이 판타지와 SF 장르가 많은 반면 당신의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내가 그 당시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이유는 SF나 스릴때문에 좋아한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안에서의 인간들, 그러니까 캐릭터들의 극적인 감정이 좋았다. ‘아키라’만해도 주인공과 상대방의 감정대립과 갈등구도가 매력이었다. 그런 점에 마음이 끌렸다.
당신이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
나는 감독이 직업 아닌가, 일을 계속하는 게 당연하다. 또 이쪽 일이라는 게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니까 일을 할 수 있을 때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런 이유로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것도 있다.
하고 싶은 작품이 떠오르지 않은 적은 없나. 그러니까 상상력이 고갈된다든지.
영화산업이라고 하는 게 그렇게 빨리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편 만드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그 후 관객들에게 공개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이 생각할 필요가 없더라(웃음). 한 1년에 한 편 혹은 몇 년에 한 편 정도만 구상해도 일을 끊임없이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아직까지는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았다.
영향을 받거나 좋아하는 작가나 감독이 있다면?
너무 많다. ‘아키라’의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 또 ‘퍼펙트 블루’의 곤 사토시 감독. 이 분은 요절한 게 너무 안타깝다. 영화감독으로는 데이비드 린치 그 후엔 데이비드 핀쳐 감독을 좋아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좋더라. 또, 우리나라 감독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이창동 감독,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을 좋아한다. 내 나이 또래의 한국 감독은 이 세 분한테 영향을 많이 받은 세대다.
청년 연상호, 그러니까 학창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나?
음, 답답한 게 많은 사람? 뭔가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잘 되지는 않고 인정욕구가 강한데, 뜻대로 안돼서 좀 쌓인 게 많은 사람.
그러니까 인정받고 싶은데 인정해 주지 않아서 답답한?(웃음)
(웃음) 맞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되게 좋은 시절이었다. 신촌에 가면 외국 락음악을 틀어주는 카페에 가서 하루 종일 들었다. 또, 아주 작은 비디오 방, 그러니까 룸이 아니라 혼자 헤드셋끼고 보는 칸막이 된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 영화 엄청 많이 봤다. 그러다가 술 먹고, 술 먹으면서 영화 얘기 실컷 하고.
결혼은 했는지? 자녀는 있나?
이제 2살 된, 아직 돌이 안 된 딸이 있다.
정말 귀엽겠다! 연애결혼인가
음, 중간 중간 공백이 있었지만 오랜 기간 사귄 후 2012년에 결혼을 했다.
무명의 시간을 기다려준 고마운 분이다!
뭐 기다리다 말다 하긴 했는데, 기다렸다고 보는 게 맞다(웃음).
당신이 생활하면서 또는 작품을 하면서 타협하지 못하는 가치는 뭘까.
타협하지 못하는 가치라, 글쎄. 타협하지 못하는 거까진 모르겠고, 살면서 여러 가지 실수를 하는데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하는 게 있다.
뭔가
어떤 대상을 마음 속 깊이 혐오하지 말자는 거다. 사실 혐오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하지 않으려 한다.
아주 심오한 대답이다. 누구를 혐오하고 싶었는지는 묻지 않겠다!(웃음)
(웃음) 사실 되게 많다. 그래서 안 하고자 노력하려는 거다.
요즘 상업영화를 하면서 느끼는 건 입봉을 준비하는 감독들이 참 많은데 스릴러 같은 먹히는 소재?에 편중한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것도 잘 안 되는 거 같다. (스릴러로써)나올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다 나온 듯하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서 영화를 했으면 좋겠다 정도?
초심이라면?
그러니까 될 만한 소재보다는 하고 싶은 소재를 하자는 거. 생각해보면 스릴러가 대세가 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스릴러는 성공 못한다 하던 때도 있었다. 영화 자체의 산업 흐름이 있는 거 같다. 제작자 중심이었다가 투자, 배급 중심이었다가. 누가 주체가 되느냐에 따라 흐름이 달라진다. 개인 한 명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일개 감독으로서 이 흐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또 어떤 게 좋다라고 말하긴 힘들다.
전작이 사회고발적인 성격이 강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사회적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나.
예전 초등학교 때를 돌이켜 보면 영화를 본다는 건 일종의 나들이였다. 친구랑 가족이랑, 영화보고 돌아오면서 그 영화에 대해 얘기하는 즐거움. 그런 게 영화의 본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부산행> 이든 <사이비> 든, 혼자 보든, 친구랑 보든, 영화를 보고 즐기길 바란다. 그게 재미든 여운이든 말이다. 혹자는 영화를 통해서 사회를 알아가고 의식을 깨우칠 수도 있다. 그것도 영화를 즐기는 하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기뻤던 일이나 인상적인 일은?
최근 기쁜 일은 <부산행>을 통해서 어린 관객들을 만난다는 거다. 이게 15세 관람가다 보니까 초등학생들이 부모님과 동행해서 볼 수 가 있는데, 초등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봤더라. 그 모습을 보니 내 어릴 때 모습이 생각났다. 내 전작들이 모두 미성년자 관람불가다 보니 10대들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10대들이 보고 즐겼다는 건 나한테 아주 중요한 의미다. 왜냐면 그들이 2~3년 후 내 미래의 관객이 되는 게 아닌가!(웃음) 이런 점이 예전 성인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와는 다른 기쁜 점이다.
2016년 8월 2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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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박광희 실장(ULTRA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