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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희한하대요.” “맞아요! 희한해요” <녹색의자> 서정을 만나다
2005년 5월 28일 토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서정의 이미지를 두고 뭇 사내들은 말한다.
“신비롭지 않아!, 아니야, 도발적이야!, 에~헤이 무슨 소리야 뇌쇄적이지. 글쎄, 내 보기엔 섹쉬 이미진데, 눈들은 뒀다 모하냐? 뭐니뭐니해도 치명적이지.”

서정의 이미지를 두고 그녀와 작업했던 감독과 배우들도 말을 더한다.
“끼와 열정이 넘쳐흐르는 배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글쎄요, 그보다는 얼굴이나 분위기 성격을 보면 알겠지만 희한한 배우, 그렇게 말하는 게 더 맞을 거 같은데...”

서정의 이미지를 두고 그녀와 인터뷰했던 본 필자마저 화들짝스럽게 나선다.
“뭐, 나라고 별 수 있겠어....잘 모르겠더라고...잘 안 잡혀....알다가도 모를 배우야....”

해서 만났다.
서른 둘 이혼녀와 열아홉 미소년의, 통념을 거스르는, 사랑을 그린 파격멜로 <녹색의자>의 서정을 서른 셋.......사실대로 불자면 서른 넷 ㅜㅜㅜ 본 기자가 말이다.

서대원 기자(이하 서): 랄!랄!라!~~랄라라 라라랄라~~~
왜 이렇게 안 오는 걸까? 음....내가 취임새 넣고 내가 흥얼거리는 것도 슬슬 지겨워지는데.... 옳거니 이제야 오셨군.
서정(이하도 서정)안녕하세요. 좀 늦어서 죄송하고요. 그나저나 오늘 시사회 있던 거 같던데 갔다오셨나요?

서: <링2>가 있긴 했지만 제 담당도 아니고 또 인터뷰 준비하느라 못 갔어요.
서정: 인터뷰 준비라 하면....하하하.

서: 말이 그렇다는 거죠. 참고로 영화(녹색의자)는 봤습니다.
서정: 언제 보셨어요.

서: 한 일주일전 쯤에...
서정: 일주일전에요? 아직 기자시사도 안 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서: 뭐 우짜고저짜고 해서 보게 된 거죠. 하하
서정: 아 그래요. 영화는 어땠어요?

서: 개인적으로 뒷부분이 재밌었어요. 특히 연극적인 부분이.
서정: 다행이네요. 좋게 보셔서. 하하하

● 대중들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영화 한편 찍고 싶어요

서: 얼마 전 <녹색의자>로 선댄스 영화제에 다녀 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뒤 <녹색의자>를 연거푸 초청한 베를린영화제나 우디네 극동영화제 등에도 갔었나요?.
서정: 아니요. 전 선댄스만 갔다 왔어요.

서: 그럼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서정: 어?

서: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고요?
서정: 요즘요....엄.........이런저런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보고 있어요.

서: 많이 들어오는 모양이네요.
서정: 소재가 좀 한정된 시나리오라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어요. 근데 좀 다음 영화는 편한 걸 하고 싶어요.

서: 아~~지금까지 센 영화를 했으니까.
서정: 센 영화라기보다는 제 표현대로 말하자면 날 힘들게 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이젠 편한 거, 재밌는 캐릭터 그리고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를 했으면 해요.

서: 결국, 이전의 영화들과는 달리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영화?
서정: 예! 정말 대중들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영화 한편 찍고 싶어요.

서: 사실, 이제는 그런 영화 한 편 정도는 찍을 때가 되긴 됐죠. 아!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섬>으로 시작해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 등 참으로 수많은 영화제를 다녔다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해외영화제에 참가한 여배우가 아닐까 싶은데.
서정: 음..............예 그런 가 봐요. 참 재밌는 건 영화 한 편 찍고 외국 나가고 또 한편 찍고 외국 나가고 그런 과정이 되게 재밌어요. 저한테는 행운이기도 하고. 우연인지 매번 영화를 작가 감독님들이랑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더 선호하는 취향의 영화들로 저의 필모그라피가 채워지고 뭐 그런 거 같아요.

서: 혹시 그런 와중에 이런 생각 안 해봤어요. 이러다 해외감독들의 손짓이 있을지도 모른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시쳇말로 먹힐 수 있는 외모, 분위기잖아요.
서정: 제 외모가요? 하하하!

서: 정말 그런 생각 안 해봤어요?
서정: 아니, 그게 아니고 외모라고 딱 정의하니까...

서: 아! 물론 서정이라는 배우의 연기 정서 분위기가 다 포함한 거죠.
서정: (웃음) 그런 생각은 잘 안하고요. 음.. 어떤 경우가 있었냐면 <섬> 같은 경우는 대사가 한 마디도 없잖아요. 서로 침묵으로서 소통을 하고. 그런데 외국 관객들이 너무나 진지하고 진실된 장면의 순간순간을 포착해주더라고요. 영화를 통해서 그러한 관계가 그러니까 낯선 영화의 정서에 그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영화,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심을 두는 것이 어떤 진실됨 진실성이걸랑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교나 연기기법들이 미숙할지라도 그 순간에 상대 배우와 혹은 인물과 내가 어느 정도 진실 되게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거기에 중심을 두니까 스스로도 매사에 마음이 열리고 그리고 관객들이 더 그런 점을 높이 사주시는 거 같더라고요. 한국어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진심을 알아주는 것들이 굉장히 보기 좋았어요.

● “진짜 사랑한 거 같아” 이것만 관객이 느끼면 더 이상 바랄게 없어요.

서: 그나저나 지난 2002년에 찍었던 <녹색의자>가 늦깎이 개봉을 하게 됐는데 어떠세요? 감회가 남다를 거 같은데.
서정: 아이고...다 잊어서 감을 잊었어요.......하하하
갑자기 저는 요즘 이렇게 살고 있는데 어머! 유부녀와 미성년의 사랑 뭐 사회적 통념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니까 머리가 많이 아파요. 솔직히 영화 찍을 그 당시에 제가 굉장히 두통에 시달렸거든요.

서: 왜요?
서정: 역할에 몰입을 하다 보니까요. 제 현실과 또 그렇지 못한 어떤 한 남자에게 빠져 있는 영화 속 여자의 상황이 교차를 하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런 여자의 삶이 얼마나 공허하고 상처가 크고 몽환적인 정신적 상황일까? 그런 상상을 하면서 영화를 풀어가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극심한 두통이 오더라고요. 당시 시나리오에는 여자의 상황이 정신 공황상태라고 돼 있으니까 제가 더 깊이 들어가려고 했던 것도 있고.

서: 그럼 어떤 식으로 접근했어요.
서정: 일단은 제 자신이 그 캐릭터가 돼야 하니까 우선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더라고요. 문희라는 여자가 그림을 그리는 여자잖아요. 저도 모르게 종이와 펜을 들고 스케치도 하고 여러 그림을 그리면서 살게 된 거죠. 물론, 영화에서는 많이 보이지는 않지만요. 또 영화의 첫 장면이 문희가 교도소에서 출감하는 장면이잖아요. 그래서 대전에서 올로케로 진행되면서 교도소 체험을 너무나 하고 싶었어요.

서: 교도소 체험요?
서정: 예! 그래서 감독과 스탭한테 제발 3일이라도 좋으니 체험하게 해달라...마구 조르고 그랬어요. 그런데 대전교도소가 워낙 유명해요. 전과 3범 이상의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결국, 그곳의 소장 되시는 분하고 미팅을 하게 됐죠.

서: 저라면 그 정도의 사서 고생은 안 할 텐데...간 크시네요 하하.
서정: 제가 좀 그래요. 근데 웬 여배우 하나가 와서 체험을 한다는 게 도저히 법적으로도 그렇고 이게 안 된대요. 많은 노력을 했는데 결국 경험을 못하고 참 황당하게 그 장면을 찍게 됐어요. 그나마 교도소 외관이라도 화면에 담을 수 있어 다행이었죠. 내부는 세트로 진행하고 그랬어요.

서: 거의 문희 캐릭터로 살았다고 봐야겠네요.
서정: 그렇죠..예!
<섬> 할 때 역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을 어떻게 할까? 그것보다는 “정말 저 여자 저 섬에 사는 여자 같네!” 이 애기만 들어도 난 성공한 거다 스스로에게 그렇게 다짐하며 연기에 임했어요.

서: 그럼 <녹색의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측면은요?
서정: 이 남자 현이랑 김문희 이 여자가 ‘진짜 사랑한 거 같아’이것만 관객이 느끼면 전 정말 난 더 이상 바랄게 없어요.
그런데 솔직히 어렵잖아요. 배우들이 만나서 실제로 빠질 수 상황도 아니고 더군다나 심지호씨는 영화를 처음 찍는 풋풋한 미소년 친구고 저보다 아홉 살이나 어리고. 하하! 그래서 둘이 실제로 많은 소통을 해야만 했기에 시간이 적잖이 필요했어요.

서: 우좌지간, 기쁘죠! 늦게나마 개봉하게 됐으니.
서정: 아~~ 맘이 놓이죠. 아무래도 저희들이 정말 노력하면서 애써 찍은 영환데. 정말 그땐 그렇게 살아갔는데 그게 묻혀버린다면 정말 배우로서 가슴 아프죠. 근데, 박철수 감독님이 늘 약속해주셨어요. “난 이 두 배우를 위해서라도 결단코 멋지게 이 영화를 관객 앞에 내보일 거다.” 남자답게 말해주셨죠. 그래서 심지호씨 나나 굉장히 믿음이 컸었어요.

서: 그런데 좋은 일이긴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오래 동안 자국에서 개봉을 못하다가 해외영화제를 통해 어떤 인지도를 얻은 후 대중과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 좀 그런 거 같아요. 큰 규모가 아닌 작은 영화들이 대중과 만나기엔 여러 모로 현실이 척박하다는 거죠.
서정: 예, 저 역시 그런 생각 많이 해요. 그래도 다행인 게 요즘 조금씩 변화가 오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김기덕 감독님 요번 영화도 그렇고..

서: <활>의 색다른 배급방식이 한국영화 산업의 우울한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격이죠.
서정: 어쨌든, 나름 변화가 와서 다행이에요.

● 자기 자신이 사라져 버린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아요.

서: 근데, <녹색의자>는 어떻게 출연하기로 하신 거죠. 만만치 않은 파격적 소재인데? 뭐 전작들 또한 녹록치 않지만.
서정: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없었어요. 시놉시스 정도만 있었는데 저와 심지호를 캐스팅 해놓고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작업하셨어요. 소재는 실제 이야기지만 내용은 다 생성해서 만든 거고요. 감독님이 김기덕 감독님만큼이나 워낙 영화를 빨리 찍고, 현장에서도 순발력이나 노련함이 굉장히 뛰어나세요. 배우를 카메라에 어떻게 담을지 배우를 보는 기술도 대단하시고요. 그러한 과정을 거쳐 <녹색의자>가 만들어진 거죠.

서: 다른 무엇보다 감독님을 믿었다는 말씀?
서정: 시나리오보다 감독님의 적극적인 프로포즈가 절 이 영화에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겠죠. 박철수 감독님한테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찾아 갔는데 저를 처음 보자마자 나랑 작업하자 그러시더라고요. 절 보자마자 첫 대사가 그랬어요. (웃음)

서: 감독의 존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고사하지 않고 출연했다는 건 결국 사회적 통념으로는 반감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지지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서정: 그렇죠!
한데, 사실 사랑이란 걸 제가 아직 모르겠어요. 아직도 정말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간섭 할 수 부분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요. 문희랑 여자가 냉철하고 사회적으로 분별력이 강한 여자라면 그렇게 순수하게 어린 남자랑 사랑에 빠지는 일이 쉽지 않았을 거고. 거기다 교도소라는 데까지 갔다 왔으니 얼마나 삶이 다처겠어요. 그런데도 굳이 그런 남자와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고 또 꿋꿋하게 갈 수 있는 여자. 굉장히 몽롱한 상태로 살아가는 여자 같아요. 진공 상태에 놓여 있는 여자처럼. 자기도 모르는 거예요. 이 여자가 이 남자와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그 세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외의 것들은 감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자기 자신이 사라져버릴 정도로 이 남자에게 빠져 버린 거죠.

서: 음, 그 말 공감 가네요.
서정: 예, 자기 자신이 사라져 버린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아요.
젊은 여자가 자기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남편으로부터 부모로부터 사회로부터 매장당하고 옛날로 따지자면 마녀 사냥을 당했는데도 현이랑 남자와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 그 것을 냉철하게 바로보고 직시한다면 그런 행동을 할 수는 없는 거죠. 하지만 어떻게 벗어날 수 없는 거예요. 이 문희라는 여자는.

서: 남자도 마찬가지죠.
서정: 예, 어떻게 보면 이 남자는 더하죠. 아주 자신만만하게 “이 여자는 내 여자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자답게 확 여자를 이끌어가는 너무 멋진 남자죠. 제 생각에 감독님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한 게 아닐까 싶어요.(웃음) 감독님이 어렸을 때 현이랑 불렸대요.

서: 아~~ 그래요.
서정: 예, 그래서 이름을 빌렸고 그리고 감독님이 생각하기에 가장 완벽한 남성상을 현을 통해 그린 거 같아요. 잘 생겼죠. 멋있죠. 공부 잘하죠. 섹시하죠. 요리 잘 하죠. 춤 잘 추죠. 유머감각 있죠. 그리고 귀엽고 참신하고 순박하고. 모든 걸 다 담아낸 거 같아요.

서: 어딜 내놔도 쪽팔릴 수밖에 없는 저랑은 달라도 한참 다르군요.
서정: 하하하! 어쨌든, 심지호가 제대로 역할을 맡은 거 같아요. 이 영화가 개봉하면 수많은 여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서: 근데, 아까 문희라는 캐릭터를 말씀하면서 ‘자기 자신이 사라져 버린다는 표현’그런 모습은 서정씨와 비슷하지 않나요.
서정: 예! 좀 맞아요.(웃음)

● 배우라면 무대를 경험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서: 홍보문구를 보자면 서른 둘 이혼녀와 열아홉 미성년의 사랑이야기 혹은 파격멜로라 돼 있는데 개인적으론 <녹색의자>를 어떤 영화라 보세요?
서정: 사랑영화죠~~

서: 사랑영화!
서정: 예 아주 간절한 표현으로 그린 사랑영화. 그리고 이 영화의 매력은 너무 위트 있지 않아요? 너무 위트 있어요! 선댄스 영화제 시사 때는 너무 뜻하지 않게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웃는 바람에 우리 일행들이 의아할 정도였어요. 그게 뭐냐면 아주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을 거침없이 팍팍 내뱉는 게 박철수 감독님의 스타일이잖아요. 관객들은 그러한 영화 속 모습이 다 자기 애기하는 거 같으니까 사정없이 웃고, 영화에 확 빠졌다가 나가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서: 자고로, 은근히 심각한 거 같은 영화가 또 은근히 웃긴 구석이 있는 거죠. 그런데 영화를 가만 보니까 서정씨가 출연한 작품 중에서 가장 일상적이고 많은 대사가 나오지 않나 싶던데.
서정: 하하하!.....예! 사실 연극이나 드라마에서는 워낙 대사가 많았지만 영화에서는 워낙 말없는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 서야 그런 역할을....
뒤늦게야 대사 많은 걸 하면서 대사 없는 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 눈물 안 흘리는 게 어느 정도 힘든지 알 수 있는 기회였어요.

서: 얼마 전 무비스트 사옥에서 심지호를 인터뷰 했는데. 서정씨가 너무 잘해주셨고 프로의식이 장난이 아니더라 그런 말을 하더군요.
서정: 아이구...하하하!
솔직히 전 뭐가 프로의식인지 잘 모르겠어요. 굳이 말한다면 자기가 선택한 작품에 대해서 정말 열정적으로 순수하게 접근하고 다가가는 거. 그게 아닌가?

서: 그게 아닌가가 아니라 맞는 말입니다. 하하! 역으로 서정씨는 어땠어요? 심지호라는 친구가.
서정: 심지호라는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분석단계부터 제가 많이 괴롭혔어요. 어떻게든 둘이 사랑에 빠져야 되는 역할이기 때문에 서로가 많이 알아야 하고 서로가 편안해야 많은 방향들이 순조롭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리고 방송을 했던 사람들은 굉장히 순발력이 좋고 영리해요. 심지호의 장점이 굉장히 똑똑하고 명석하다는 거죠.

서: 외모도 잘났는데 머리마저....
서정: 예 상당히 머리가 좋은 친구예요.
거기에 더해 제가 그랬어요. “적극적으로 진실 되게 영화에 접근을 하자. 연기는 못해도 된다.” 영화라는 매체를 처음 하는데 얼마나 부담이 컸겠어요. 연기는 못해도 되는데 우리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전달해줘야 한다. 그게 성공하면 나머지는 다 따라오게 된다. 우리 둘의 호흡과 둘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관객들이 못 느끼면 이 영화는 백 프로 실패한 거다. 이렇게 애기를 했었어요.

서: 말씀했다시피 영화 처음 하는 친구라 은근히 긴장 많이 했겠네요.
서정: 당연 그래야죠. 많은 배우들이 다 그러겠지만 처음 영화가 되게 중요해요. 평생 따라다닐 뿐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와 습성이 자기도 모르게 잡히기 때문에 제가 어떤 책임감 같은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영화를 많이 찍게끔 첫 영화에 어떤 식으로 다가가고 임해야 하는지 그리고 풍요로운 연기를 위해서 상당히 예민하게 제가 좀 행동을 했어요.

서: 말이 나와서 묻는데 두 사람의 연기 호흡 중에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꽤나 되던데...심지호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서정: (웃음) 저는, 영화 찍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역할 때문에 역할에 들어갈수록 제가 제 자신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져서 그게 힘들어요. 서정이라는 존재를 지우고 그 빈자리를 김문희의 삶으로 채우고 살아가야 한다는 거.

서: 뭔가 좀 아쉽지만 패스하죠 (웃음)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의 은하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의 문희 역시 연극적인 연기의 모습이 엿보이더군요. 후반에는 아예 연극형식을 차용했고. 서정씨의 연기 스타일도 있겠지만 감독의 의도도 다분했던 거 같던데요..
서정: 네 맞아요. 송일곤 감독님의 꿈이 연극 연출이고 워낙 유럽의 정서가 강한 분이죠. 베르히만의 영화에 영향을 많니 받으신 걸로 알고 있고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로 흘러가는 장면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거미숲>를 통해 좀 독특한 걸 시험한 거 같아요. 난해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하고자 했던 측면이니 어쩔 수 없죠. 그리고 은하의 경우는 정확하게 보신 거예요. 안타까운 건데 극장에서 삭제된 삶과 죽음을 동시에 보여주는 마임부분도 굉장히 연극적으로 찍은 장면이죠. <녹색의자>의 그 부분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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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그렇다면 예전에 김지숙 선생이랑 <두 여자>라는 연극도 했었는데 그러한 연극적인 스타일이 서정이라 배우한테는 잘 맞던가요?
서정: 예! 맞아요.
그니까 김지숙 선생님은 연기가 25년차인 베테랑이고 전 그 작품이 첫 무대인 신인이었는데 그게 참 1대1로 하는 역할이 정말 쉽지 않더군요. 정말 재밌는 건 김지숙 선생은 평소 센 역할을 하셨던 분인데 말 없고 착하고 절제하고 억누르는 역할을 했다는 거죠. 저는 반대로 말 없던 캐릭터를 해왔는데 젊은 시절부터 50대까지 아우르며 표현하는 배역을 맡은 거예요. 하루 종일 떠들어야 되는 역할! 하하

서: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나 봐요!
서정: 예. 저에겐, 하나의 도전이었으니까요. 근데 그렇게 무대에서 연기하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엄청 많이 느껴요. 내 마음이 정화가 되서 그런 건지 즐겨서 그런지 처음 서는 무대였는데 정말 좋았어요. 상대방과 어떻게 호흡을 해야 하는지도 많이 배웠고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공부가 된 거 같아요.

서: 영화에도 많은 도움을 줬겠네요.
서정: 물론이죠.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영화에서 어떤 롱테이크가 와도 겁이 안 나더라고요.
정말 배우라면 무대를 경험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지금이라도 좋은 대본 있으면 무대로 달려가고 싶고 그래요.

● 제가 희한하대요? 어쨌든, 전 색이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 사람에겐 경험만큼 좋은 게 정말이지 없는 거 같네요.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게 <박하사탕> <섬> <거미숲> <녹색의자> 다 강렬한 색깔로 넘쳐나는 영화들이잖아요. 웬만한 여배우로서는 하나도 힘든 판에 연달아 그런 작품에 출연했는데 우연이에요? 필연이에요?
서정: 저도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어요. 제 취향의 문제인 거 같기도 하고. 이상하게 상업영화들이 들어와도 이쪽을 선택하게 되는 거 있죠. 그게 어디서부터 왜 그렇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고민 해본 결과, 항상 제 스스로 갈증이 많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서: 어떤 갈증요?
서정: 그러니까 배우로서 대중에게 나갈 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거죠.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끔찍하게 사랑해서 그런지 늘 갈급해서 작품을 접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제 자신을 던져 버리곤 했어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얼핏 무거운 작품으로 흘러왔고 또 계속 하게 됐는데 그럼에도 늘 아직은 아직은 아직은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그래서 쾌활하고 상업적인 영화가 들어와도 아직은 나는 이쪽의 영화에 더 목말라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다 보니 어떻게 작가 감독님들이랑 인연이 되더라고요.

서: 그러한 열정은 아까 서정씨가 심지호를 말하며 얘기했듯이 첫 작품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렇다면 서정이라는 배우는 독립영화 그러니까 임창제 감독과의 <눈물> <아쿠아 레퀴엠>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서정: 그럼요~~오! 많이 받았죠. 특히, 임창제 감독님은 저의 가장 좋은 친구예요, 정말 투명하신 분이에요. 그런데 사실 감독님은 저에게 영화쪽보다는 인간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어요. <눈물> <아쿠아 레퀘엠> 때도 CD나 책을 늘 선물해주셨어요. 아주 다양한 소재에 다양한 인물들을 접할 수 있도록 어떤 영화적인 접근보다는 예술적인 접근을 먼저 할 수 도록 도와주신 거죠. 또 미학에 관한 영향도 줬고 건축이나 미술 음악 등등 제가 예술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셨어요.

서: 그러한 첫 작품 시절의 영향이 서정씨를 여기까지 이끈 거라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일군의 감독들과의 작업이 때론 부담으로 와 닿을 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드라마 로펌이나 연극을 한 게 아닌가 싶고... 아닌가요?
서정: 맞아요...하하하
제가 외국 나갈 때마다 좀 느낀 거지만 제 프로필 보면 이창동 김기덕 송일곤 박철수 감독님의 이름이 같이 있으니까 외국 사람들이 “아니 서정이 이런 배우야!”그런 반응을 보이면서 대우를 잘 해줘요. 근데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이미지가 전혀 다르잖아요.

서: 그런 현상이 좋다 나쁘다 딱히 말할 수는 없지만 사실이죠.
서정: 예. 그래서 캐스팅되는데 일단 문제가 가장 커요. 제가 오죽하면 아니 나한텐 왜 이런 시나리오만 오는 거시야! 그럴 정도니까요. 하하하
그래서 <섬> 이후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 인물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그 연장선상에 있는 배역만 오니까, 물론 다 해봐도 괜찮겠지만 좀 아닌 거 같아서 드라마를 하게 된 거예요. 나의 리얼한 모습도 보여드리자 그런 마음으로요.

서: 그나저나 작가적 기질이 넘치는 감독들이 서정씨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기래 같이 작업하길 원하는 걸까요?
서정: 좋아할까요?...하하하
스케줄에 쫓기는 배우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뭘 하나 몰입하면 감독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요. 이 영화는 내 영화다! 라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해야 하나? 감독님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를 전달하자면

제가 희한하대요. 얼굴도 희한하고 성격도 희한하고.(웃음)

서: 음 제가 보기에도 희한한 구석이 많은 거 같아요. 하하!
서정: 그래요...그래서 카메라로 제 얼굴을 다룰 때도 김기덕 감독님 같은 경우는 옆모습을 많이 잡아요. 측면을 강조해서 날카롭게 얼굴을 잡고 눈을 치켜 떠올리는 걸 좋아하시죠.. 송일곤 감독님은 그와 정반대로 눈을 살포시 내리는 걸 선호하시고. 박철수 감독님은 리얼하게 보여주는 걸 좋아해서 아주 그냥 적나라하게 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제가 독특하기보다 그분들이 독특한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서: 제가 바라보는 서정씨의 이미지를 말하자면 그간 출연한 캐릭터 때무인지 어떤 치명적인 과거를 품고 있을 거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는 여인 같아요. 세련된 퇴폐미도 느껴지고.
서정: 예! 그것도 맞는 말씀이죠.
근데, 전 벗어나고 싶어요. 가장 좋은 모습은 색이 없는 거.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흡수할 수 있는 배우, 색이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근데 사실 그게 엄청 어려운 거죠.

서: 그래서 또 다른 모습으로 분하고자 상업영화를 하고 싶은 거고요.
서정: 예. 그런 마음이죠.

● 배우는 현장에서 늘 감독에게 영감을 줄 수 있도록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봐요

서: 아, 그리고 많은 분들이 말하기를 서정씨는 희한할 뿐만 아니라 열정 끼가 넘쳐 주체가 안 될 정도라고 하던데..
서정: 누가 그래요?

서: <거미숲>의 송일곤 감독이랑 감우성씨가요.
서정: 정말요....하하하! 왜 그랬을까? 그냥 열심히 해서 그런가?
<거미숲> 댄 현장에서 캐릭터 몰입을 위해 이것저것 절제를 하면서 엄마처럼 돌아다녔어요. 극도로 예민한 캐릭터라 실제로 말도 안 하고요. 안녕하세요! 이런 인사 외에는 한 마디도 안 하니까 스탭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였어요. 쫑파티 때 다 풀었지만 그러고 살았고 그렇게 살고 싶었어요. 숲을 떠도는 영혼처럼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고 늘 부유하면서 혼자 맴돌고...그럼 또 감독님들은 그런 모습에서 영감을 받고..

서: 그래서 탄생한 게 <거미숲>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죠. 바흐 음악 깔리면서 카메라 서서히 뒤로 빠지는 서정씨 컷.
서정: 예, 다들 그 장면을 좋아해 너무 기쁘더라고요. 우리 영화가 원래 에필로그가 다른 거였는데 제 모습을 보고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게 배우들한테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촬영이 없는 날이라고 해서 안 나오는 건 좀 그렇고 현장에서 늘 감독에게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배우가 행동해야 한다는 거. <섬> 때도 그랬으니까요.

서: 뭐 일종의 뮤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서정: 멋있네요. 그렇게 표현하니까요.

서: 혹 그럼 <녹색의자>의 장면 중에서도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이 있나요?
서정: 뒤늦게 안 이야기지만 워낙 박철수 감독님의 고집이 대단하시잖아요. 그래서 순순히 따랐냐? 그건 아니죠.

서: 그럼 이건 아니다 저건 아니다 막 따지기도 했나요?
서정: 그런 정도는 아니고요. 저 역시 고집이 세고 제 자신이 이해를 못하면 연기를 못하는 스타일이라 말씀드릴 건 드렸다는 거죠.

서: 어떤 식으로요?
서정: 감독님이 뭘 어떻게 해야 된다 그러면 전 김문희는 절대로 이런 행동할 사람이 아니다. 하면서 싸운 거죠.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말씀을 전달하고 그럼 끝내 감독님은 오 그래! 그러시면서 제 의견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뭐 그러면서 만들어진 장면이 꽤 되요.

서: 그렇다면 현장에서 감독과 소통할 때 늘 마찰이 있겠다.
서정: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신기하게도 거의 없어요. 궁합이 잘 맞는다고나 할까? 대화를 하면 많은 면에서 서로 통한다는 걸 느낀다는 거죠. 서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소통이 잘 이뤄지는 거 같아요.

서: 그런 좋은 궁합!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던데, 그게 혹 도움이 되나요?
서정: 어 아니...아니에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하하하

서: 내가 잘 못 들은 건가?
서정: 아니 그게 아니고 전엔 많이 읽었지만 이젠 책 안 읽는다는 말이에요.

서: 그럼 뭐 하세요.대신.
서정: 그냥 가만~~~~히 있어요....하하하

● 배우란 한 인물, 모든 상대배우들, 글을 쓴 감독의 내면까지 이해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서: 그러한 측면을 미루어 말하자면 늘상 진정성이 묻어나는 배우로 거듭나고자 많은 고민과 사유를 하는 거 같아요.
서정: 그럴 수밖에 없어요. 왜냐면 아까도 말했지만 제가 늘 갈증이 많으니까요. 배우란 한 인물 그리고 나와 부딪히는 모든 상대배우들 그 글을 쓴 감독의 내면까지 이해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저에게 어떤 깊이가 있어야 되는데 모자람을 항상 느끼거든요. 그러다보니 목마르면 물 파듯이 공부를 해야 하는 거고. 공부했으면 그걸 또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데 전 어떤 것도 잘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는 거죠. 그래서 고민이 많아요. 뭐 물론, 그게 과하면 그냥 놀아버리자 그러기도 하지만요.

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그런 에너지, 그 동력의 요체는 뭔지?
서정: 원천요. 뭐, 글쎄요. 제가 간절히 원한다는 건데.
음...얼마 전에 갑자기 울었던 적이 있는데 왜 울었냐면 슬퍼서 울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 슬픈지 눈물이 나는지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를 때 정말 슬픈 거 같아요.

서: @#@$%$#
서정: 내가 왜 움직이고 있지? 밥을 먹고 있지? 내가 거기에 왜 갔지? 그 이유를 모르면 기가 막힌 거죠. 결국, 내가 추구하는 건 뭔가 골몰히 생각해보면 평화더라고요. 평화롭지 않으면 모든 게 다 무의미한 생각이 들고 허무하고 그래요. 예전부터 늘 내가 원하는 게 평환데 늘 불안하고 그러다보니까 내가 하는 일에 자신할 수 없는 상황까지 번져서.. 그럼, 이러한 내 모습과 환경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평화를 추구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내가 변할까?
결국, 아직도 잘 모르겠고 계속 찾아가고 있는 여정에 제가 놓인 거 같아요.

서: 무슨 말인지 확실히 파악은 안 되지만 뭐 굉장히 좋은 얘기고 진솔하고 철학적인 멘트같다.
서정: 아니에요.....~~~~하하하

서: 주로 어떤 분위기의 영화를 즐겨보고 좋아하세요?
서정: 옛날에는 되게 분명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서: 옛날에 뭐?
서정: 별로 애기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서: 편식 없이 다 좋다.
서정: 예! 다 재밌어요. 되게 신기한 게 어떤 사람을 만나도 재밌고 어떤 영화를 봐도 재밌고. 아마도 제가 재미를 찾는 게 아닌가 싶어요.

서: 아까 시나리오를 이것저것 보고 있다고 했는데 언제쯤이면 차기작 소식을 접할 수 있을까요?
서정: 매니저하고 요즘 이것저것 상의하고 있는데 확실하게 정한 건 없어요. 지금 애기하기엔 이른 감도 있고요.

서: 이제 질문이 딱 두개 남았는데 이 질문부터 먼저 하죠.
당신을 전혀 모르는 처음 만난 누군가가 “서정이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죠?” 라고 묻는다면요.
서정: 저는 어떤 배우라고 말을 못할 거 같아요. 그냥 제가 이런 영화를 찍었는데 함 보세요. 하면서 작품을 소개해줄 거 같아요. 시간 나실 때 보시라고. 저도 절 잘 모르는데 그걸 누구한테 말한다는 자체가 참 곤란할 거 같아요.

서: 그렇다면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고 싶어요?
서정: 알 수 없는 이미지.

서: 신비로운 이미지라기보다는 앞썰했듯 색이 없는 배우?
서정: 예. 신비감이 그득한 배우는 너무 거창하고요. 하하하. 그냥 색깔이 없는 배우 여백이 많은 배우, 알다가도 모를 거 같은 배우. 그게 되게 어려운 거지만 늘 대중에게 기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 인터뷰 하는 동안 느낀 건데요. ‘알다가도 모를 거 같은 배우!’라는 점은 분명한 거 같네요.
서정: 그래요. 그럼 정말 다행이네요...아 그리고요. 수만은 네티즌들이 우리 <녹색의자> 많이들 보시고 글 많이 올려주시면 고맙겠어요. 그럼 제가 하나하나 다 챙겨 읽어 볼게요.하하하

“이거 좀 드시고 가세요” 라는 주최 쪽의 그냥 한번 날리는 멘트를 절대 사양 안하는 무비스트 취재단은 햄버거 빵을 그네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먹은 후 인터뷰를 마쳤다. 물론, 접시가 깨끗해짐과 동시에 말이다.

인터뷰: 서대원 기자
사진: 이한욱
영상: 권영탕

11 )
gagahoho
정말 매력적인 여배우 같아요.   
2005-06-01 16:18
jy2429
맨 윗사진.......   
2005-06-01 11:08
muszer
저도 서정씨 참 좋아하는 데.. 인터뷰도 좋고 사진도 이뻐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   
2005-05-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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