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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인터뷰] 10.20대가 많이 봤으면 한다.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
2007년 8월 6일 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서대원(이하 서) 드디어 개봉했다.
김지훈 감독(이하 김)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관객의 반응이 어떻고, 얼마나 볼까보다 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건 사실 광주 5.18에 관련된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움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그러한 짓누름이 <화려한 휴가>를 만드는 창작의 버팀목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다행히 시사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편안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더라! 최소한 그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어 마음의 무거움을 조금은 덜은 상태다. 영화의 흥행은 가봐야 아는 거고,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지. 여하간, 지금은 아까 말한 그러한 생각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게 사실이다. 초조하기보다는 국립묘지에 가고 싶다는 게 현재의 내 심정이다.

<목포는 항구다> 때는 그다지 많은 인터뷰를 안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하도 많이 해서 조금은 당황스럽겠다.
영광이다. 찾아줘서 영광이 아니라 뭔가 이 영화에 대해서 관심 있다는 그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좋은 점을 지적하든 나쁜 점을 비판하든 상관없다. 칭찬은 나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고, 비판은 내가 더 앞으로 잘 할 수 있는 채찍으로 기능할 거라 본다. 뭔가 해명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도 있을 테고. 이를 테면, 나는 이런 식으로 해석했는데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서로의 시선 차이도 느끼고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난 대중영화 감독이다. 대중영화 감독에게 가장 소중한 이들은, 1차 관객인 평단이나 기자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관객 그들이다. 때문에 기자가 찾아 주는 게 영광이긴 하지만 뭐 그 이상으로 좋아하고 할 건 없다. (웃음)

비평의 기능과 역할이 줄어들고 영향력이 없어진 게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별 볼일 없는 집단으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 관객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아니 뭐 그런 의미로 말한 건 아니다.(웃음) 언론도 분명 중요하다. 다만, 인터뷰가 많아졌다고 해서 힘들거나 막 기쁘지는 않다는 거다. 집사람이 그러더라! <목포는 항구다> 때는 안 하다만 갑자기 왜 이리 많이 하냐고! (웃음)
어쨌든 기쁜 일이지만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자면 씁쓸하다.

무슨 말인가
난 코미디(목포는 항구다)로 데뷔했다. 코미디가 영화판의 대세일 때. 영화의 장단점을 떠나서 영화는 장르적으로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고 본다. 훌륭한 영화의 잣대에 맞춰 모든 영화가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스릴러 영화는 스릴러를 극대화해서 잘 표현하면 되고, 코미디는 코미디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관객에게 보여주면 잘 만든 영화라 난 생각한다. 코미디영화를 평가함에 있어 내러티브와 개연성의 세심을 따지고 캐릭터의 디테일을 파고들면 솔직히 좀 그렇다. 물론 그러한 영화적인 기준들이 중요하긴 하지만 조금은 마음을 열고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알다시피 요즘, 관객이 영화를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시선으로 그리고 다양한 형식으로 영화의 리듬을 장르별로 찾는 게 중요하다.

그러니까 <목포는 항구다>가 감독으로 데뷔하기 위한 일종의 타협만은 아니었다.
타협이라 봐도 무방하다. 다만, 그러한 대중영화도 필요하다는 거다. 아무리 영화가 선진화된 곳이라 해도 예술영화가 대세인 나라는 없을 거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적인 나라를 보자면 상업영화가 80% 작가영화가 20% 정도다. 근데 그게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안 중요하다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영화시장 전체가 건강해야 두 영화가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공존할 수 있다. 대중영화가 활성화 되지 않고 영화시장이 클 수는 없잖나? 영화시장이 전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삼거리극장>이나 <우리학교> 같은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는 거다. 근데, 요즘 분위기를 보자면 너무 걱정스럽다. 100만이 든 영화도 중요하고 5만.10만이 든 영화도 중요한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양극화가 너무 심하다. 영혼을 일깨우는 작은 영화들이 너무 힘들어졌다. 영화시장이 죽어버렸고, 죽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영화를 마주할 때 너무 이분법적으로 평가하고 보기보다는 좀 더 다양하고 열린 시선으로 영화와 소통했으면 한다는 말이다.

혹 술 드시나?
술! 좋아한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요즘 쇠주 일잔 많이 하겠다.
사실 지금 속이 망가진 상태다. 얼마 전 내시경까지 받았다. 웬만하면 병원을 안 가는 스타일인데... 원래 감독이 소심하지 않나? 내가 겁이 좀 많다. 개봉 후에 가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다보니 (차)인표 형이 가보라며 예약까지 해줘서 가봤는데 상태가 좋지 않더라! 그래서 술을 보름동안 못 먹고 있다. 물론, 술자리는 계속 다닌다. 그런데 맨 정신에 술 취한 사람들보니 너무 재밌더라! 나도 술 취하면 저럴 텐데. 참 걱정된다.(웃음)

술 자리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이 참 많은 말 해줄 거 같다.
영화시장이 지금 너무 안 좋다보니 나보다 더 긴장하는 눈치다. 걱정을 많이들 한다. 그러다보니, 마치 내가 10만 대군이랑 싸우는 거 같기도 하고, 올림픽 경기를 나가는 거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엄청 부담되겠다. 안 그래도 <화려한 휴가>가 위기에 처한 한국영화의 돌파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등 부담 팍팍 가는 멘트가 상당하던데.
영화한 지 10년 됐는데 위기 아닌 적이 없었다.(웃음) 늘 위기라 그랬다. 근데 지금은 조금 다른 지점에 있는 거 같다. 예전에 비해 시스템은 분명 진일보한 상태인데 그럼에도 어렵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스크린쿼터가 작용한 측면도 있겠지만 관객이 이전과 달리 영화를 많이 안 보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나를 포함해서 영화인들이 자성할 부분이 있을 거라 본다. 무엇보다 거대자본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공습 중인 할리우드 영화의 상당한 경쟁력이 우리로서는 너무 힘든 부분이다. 그렇지만 눈이 즐거운 영화는 한계가 있다. 가슴을 뒤흔드는 울림을 주지 못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서적인 측면, 영화본연의 느낌을 잘 콘텐츠화해서 관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아무리 피자를 좋아해도 그들에겐 김치찌개 된장을 먹고 싶어 하는 정서가 있다. 우리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싶어 한다. 물론, 영화를 잘 만들어야 된다는 질적인 성장이 확보된 상태에서.

<화려한 휴가>가 바로 그러한 영화다. 라고 자랑하는 거 같다. (웃음)
그건 아니다.

아니 뭐 자랑해도 된다.
아니! 그건 절대 아니고. 난 복 받은 감독일 뿐이다. <목포는 항구다>도 코미디 장르가 큰 인기를 모았던 시기에 개봉해서 무임승차한 기분도 있고, <화려한 휴가>도 강우석 강제규 이준익 감독님이 팩션 영화 장르를 활성화 했기에 제작이 가능했다. 그래서 우리영화가 어려움에 처한 한국영화의 구원투수라는 말이 좀 부담스럽다. 그게 한 영화가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의 구원투수는 200.300만 영화들이어야 하고 그 정도의 흥행력을 가진 영화들이 계속 나와야 된다.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화려한 휴가>가 어느 정도 잘 돼서 얼어붙은 메인.부분투자자들이 조금은 주머니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거. 그게 실현되면 200.300만 영화들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 1000만 자리 한편보다는 200만 영화 다섯 편이 낫지 않나! 그런 영화들이 나와서 한국영화의 구원투수가 됐을 때 우리 영화계가 발전하지 않을까 싶은 거다. 그리고 또....

또 뭐?
5.18과 관계있는 혹은 소재로 준비 중인 영화들, 그러니까 강풀의 <26년>, 김기덕 감독의 차기작, 김현석 감독의 <스카우트>, 또 연극 <짬뽕>도 5.18 재단에서 시나리오를 공모 중인데 <화려한 휴가>가 이들 영화의 중간 브릿지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근데 <목포는 항구다>에 이어 이번 작품 또한 제작사가 기획시대다.
이걸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는 작업하는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어떤 마음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생산적인 에너지가 나온다. 전혀 모르는 제작자랑 영화를 찍는다는 건 나에겐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내가 다시 기획시대랑 한다고 할 때 좀 말린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기획시대는 나에게 친정이나 마찬가지다. 또 기획시대가 십수년을 넘게 영화를 했음에도 <목포는 항구다>가 최고 흥행작이라는 건 복이 없다기보다는 뭔가 안 맞은 거다. 관객들의 눈을 못 쫓아간 거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획시대의 대표인 유인택 그분의 열정과 영화를 생각하는 지점은 존경한다.

그나저나 서울에 앞서 대구 부산 광주 지방 시사를 먼저 다닌 이유가 뭔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소재 자체가 광주지역 아닌가? 다른 지역 분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할지 너무나 궁금했기에 선택한 일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영화 준비할 때 가장 안타까웠던 건 5.18 광주를 감금의 역사라 말하듯 너무 한정된 역사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거. 그게 좀 못마땅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중요한 지점은 보편성의 역사를 찾는 거다. 누구나 느끼고 다가설 수 있는 이야기. 창작의 출발을 그렇게 가다보니 광주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분들은 어떻게 이 영화를 받아들일까? 해서 그곳부터 출발했다.

혹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인 일반관객은 없었나?
무엇보다 10.20대 친구들이 실제 있었던 일이냐 반문할 때 깜짝 놀랐다. 잘 모르더라! 그 사건과 진정성을 알렸다는 데 일조한 거 같아 감독으로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일반시사를 통해 영화를 봤는데 관객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나 역시 재밌고 흥미롭게 봤다.
서기자! 먹물냄새가 없는 사람인가?

엥?
공부 못하지 않았나? 공부 잘하고 의식을 주장하는 분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던데 (웃음)

글쎄다. 그건 잘 모르겠고. 어쨌든 평단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았다. 만족하지 않나
좀 섭섭하다.

왜?
원래 이 영화가 그런 영화인지 몰랐다는 자체가 그렇다.(웃음) 이미 영화로 스크린화된다는 건 대중적이라 생각한다.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지만 이미 영화화 된 자체가 대중적일 수밖에 없다는 거다. 결국, 그 스펙트럼이 넓으냐! 좁으냐! 는 건데. 물론 넓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다. 몰 개성화 몰 가치화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난 감독은 무언가를 연결해주는 배관공이라 생각한다. 또 감성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고. 여하간, 대중적으로 잘 풀었다고 평가를 해줘 감사하기는 한데 이미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출발은 대중적으로 간다는 게 나의 기본적 마인드다. 또 역사물이라고 해서 대중적이지 않을 필요는 없잖나? 늘 딱딱하고 원론적이어할 이유도 없고. 역사라는 게 어떤 한 집단에만 놓여 있고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 아무리 그 역사가 숭고하다 해도 배운 사람만 인지하고 못 배운 사람은 잘 모르고.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초반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유인택 대표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
영화를 오랫동안 하면서 시사회 반응이나 언론의 반응 거기서 오는 감에서 유대표님은 말을 한 것일 테고. 나 같은 경우는 영화가 개봉되는 순간부터 내 몫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다. 영화편집이 다 끝나는 순간 내 손을 떠난 거다. 물론 잘 되면 좋겠지.

기획시대 이수남 프로듀서가 <화려한 휴가>를 준비하고 있었고, 당신이 합류하며 함께 기획하게 됐다. 어떤 점이 끌려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건가
이수남 피디가 아이템을 개발해 기획시대를 찾아갔을 때 유대표는 해 보고 싶으면 해보라고 했지만 처음에는 좀 힘들지 않겠냐는 의중을 드러냈다더라. <아름다운 전태일> 등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기에 해준 말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영화화함에 있어 상당한 장애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러한 고민을 하던 찰나에 내가 회사에 놀러갔는데 유 대표가 “너가 한번 해보면 재밌겠다. 다르게 나올 거 같아!”하며 제안을 했다. 대학교 때부터 5.18을 소재로 한 영화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내심 좋았지만 선뜻 오케이는 못했다. 그러던 중 대표님이 먹물 냄새 빼고 가자!는 제안과 함께 이런 저런 말을 해줘 달려들게 됐다.

처음에 좀 꺼렸던 건 민감한 소재 때문에
그건 아니고 아직 내 스스로 완성된 감독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하고 큰 영화, 진정성을 가진 영화를 맡기엔 내 내공이 딸린다고 생각한 거다. 영화적인 문제보다는 내 스스로의 문제였다. 한편밖에 찍지 않은 감독이고 검증이 안 된 감독이니까.

그러다 마음을 다잡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을 텐데.
각본을 담당한 나현 작가가 같이 합류하면서 결정했다. 내 영화 인생에 있어 중요한 사람이고 영화적 동지다. 같이 해보자! 네가 글을 쓰면 난 자신 있다. 그런 말까지 했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들을 명쾌하게 잘 풀어주고 제시해주니까! 나현 작가가 큰 힘이 됐다.

공교롭게도 전작과 이번 작품의 배경이 전라도다. 우연인가 필연인가
우연을 빙자한 필연! (웃음)

?
분명 어떤 관심이 있었기에 그쪽으로 갔을 게다. 내가 대구에서 태어났는데 서울 와서 대학 때 처음으로 호남 사투리를 들었다. 굉장히 낯설었다. 그때 5.18에 관한 진상과 진실을 알고 많이 부끄러웠다. 그 소재를 한 영화를 찍겠다 마음먹게 됐다. 그래서 전라도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았나 본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삼부작이 본의 아니게 탄생했듯 내친김에 전라도 삼부작을.
지역색이 있고, 역사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긴 한데....

아까 말했듯, 단, 한편밖에 찍지 않은 검증되지 않은 당신에게 대작을 맡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투자자가 뭘 보고 맡겼다 생각하나
투자받기가 힘들었을 때 대표님이랑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기획시대랑 김지훈 감독의 조합이라 더 힘든 거 같다고.(웃음) 사실 내가 투자자라도 선뜻 결정하기 난감했을 거다. 엄청난 자본이 투여될 대작인데 제작사는 의미 있는 작품을 해왔지만 큰 흥행 전력이 없고. 감독도 그렇고. 결국, 이 영화의 힘이 아닌가 싶다. <화려한 휴가>가 가지고 있는 진정성, 시나리오의 힘! 이러한 요인이 경제적인 원칙부터 더 위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헤아린다.

그래도 기업인데 돈이 될 만하니까 하지 않았을까
물론이다. 영화는 자선사업이 아니고 이윤창출이 중요하니까! 감독이야 돈 이외의 영화적인 성취와 평가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때문에 영화를 할 수 있지만, 제작사와 투자사는 다르다. 그 측면과 함께 수익을 창출해야만 재생산하고 재투자를 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판이 굴러간다. 두 마리 토끼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수익이든 가치든 이 영화의 미덕을 발견한 거다.

투자 받기 전부터 안성기에게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보여줬다 들었다.
영화의 출발이 안성기 선배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렸을 대부터 <고래사냥> <깊고 푸른밤> 등을 보면서 가슴에 품고 있었다. 언젠가는 영화작업을 꼭 같이 하리라 하는 다짐! 그리고 흥수 캐릭터는 애초 안성기 선배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뿐 아니라 작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안성기 선배님만이 가지고 있는 신뢰도 진정성이 우리영화에 꼭 필요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찾아 갔고 또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너무나 기분 좋았다.

혹 <실미도>의 이미지랑 비스무리해서 대중이 식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없었나?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든 게 사실이다. 비슷한 구석이 다분하다. 그런데 알 파치노도 늘 비슷하더라!(웃음) 그들만의 아우라가 분명 존재하는 거다. 그러니까 홈런타자한테 홈런을 기대하듯 안성기 선배님의 그 친숙한 느낌은 어딜 가도 묻어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또 그만큼 <실미도>가 많은 걸 관객에게 줬다고 생각하고. 여하간, 그 애기는 오히려 나한텐 좋게 들린다.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비슷하긴 하나 다른 성격도 있고. <실미도>와 오버랩 되는 거 괜찮다.

또 오래지 않은 역사적 상처를 소재로 삼아 성공한 <실미도>가 <화려한 휴가>가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 보는데.
당연하다. 감사할 따름이다. 홍상수, 김기덕, 봉준호, 장준환 감독 등이 존재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스펙트럼과 상상력이 깊고 넓어졌다. <실미도>의 경우도 영화적인 해석은 분분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영화적인 접점은 중요하다. 내가 이런 말 하면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실미도>가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영화가 있다. <화려한 휴가>도 그 중 하나다. 또 우리영화가 5.18 소재를 다룬 작품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일종의 브릿지 역할을 하는 영화들이 있지 않나 싶다. 아! 그나저나 <실미도>가 1000만 처음 영화?

맞다 1000만 넘었던 첫 영화다.
난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 수치다. 믿을 수가 없다. 꿈의 숫자가 현실화 된 경우다. <실미도>나 <태극기가 휘날리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태어나지 못했을 거다. 제작에 들어갔다 해도 무척 어려운 환경이었을 게 불보듯 뻔하고.

안성기를 캐스팅하고 나서 반년 동안 다른 배우를 섭외하는 데 힘들었다 들었다. 장동건 이병헌도 캐스팅이 무산된 배우들 중 하나고.
장동건 이병헌 정우성 이렇게 세 명에게 시나리오를 돌렸었다. 그 중 두 사람은 안 한다고 했고, 한 명이 출연의사를 내비췄는데 결국 안 됐다.

초조했겠다.
배우들한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하던 안 하던 우리는 만나야 한다. 동업자니까. 근데 그게 참 힘들다. 나의 개인적 욕심이고 바람일 수 있겠지만 그리고 바쁜 것도 알겠지만 좀 만나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안성기 선배님도 만나서 의견을 나눴고, 예전에 박중훈 선배도 먼저 말을 건네며 밥 먹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이런 저런 격려 참 많이 해줬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물론 안다! 하도 이러한 구조가 지속되다 보니 배우 입장에서는 만나면 해야 되는 분위기! 어쨌든, 배우가 있어야 감독이 있고, 감독이 있어야 배우가 있듯 서로가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아니라면 출연 의사를 좀 너무 오랫동안 끌지 말고 빠른 시간에 결정해줬으면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나저나 순제작비 100억이 맞나
96억 정도다.

애초 잡았던 제작비는
75억

더 들어간 이유는?
세트 때문이지! 30억이 투입된 금남로 세트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나
미숙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광주시에서 금액적으로 지원이 있을 줄 알았다. 사례가 있었으니까. 근데, 광주시가 그때 경제적으로 좀 힘들어서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았다. 예산에 없던 20억 정도가 더 들어가면서 제작비가 오바됐다.

제작비 조달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혹 직접 발품도 팔았나?
음..........매우 힘들었다는 정도로만 하자!(웃음) 그래도 다행히 나중에 메인투자사에서 제작비 증액을 해줬다.

참고했던 영화가 있었나? <꽃잎>이나 <박하사탕> 혹은 폴 그린그래스의 <블러디 선데이> 같은 영화들?
위의 영화들은 <화려한 휴가>가 기본적으로 안고 간 영화들이고 나현 작가랑 나랑 <킬링필드>를 워낙 좋아한다. 그 안의 내전도 중요하지만 영화 속 두 남자의 우정 사랑 인생이 꽤나 인상 깊었다. 그걸 봤던 거 같다. 그래서 나 작가랑 이야기한 게 역사적 팩트도 중요하지만 우선 사람을 좀 보자! 이거였다. 영화적으로 사건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사람이 어떻게 숨 쉬고 살아가는지 고찰하고 고민하는 게 우선이었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의 정서와 겹치는 측면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국적 블록버스터가 가지는 상투성이라고 해석하는 분도 계시고 보편성이라 볼 수도 있고, 그건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감독인 내가 뭐라 말할 수 없는 거 같다. 5.18 역사적 사건에 매몰되면 결국엔 다큐멘터리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화려한 휴가>를 보며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태극기 휘날리며>와 형제애 구도가 붕어빵이다.
비판하면 어쩔 수 없지만 좀만 더 깊게 들어가 <화려한 휴가>를 보면 두 가지 측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부정과 연정이다. 안성기와 딸의 이야기! 민우와 순애의 연정! 그 속의 공통분모가 형제애로 작용하는 거다. 두 영화의 형제 코드가 비슷하긴 하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그러니까 일련의 이러한 아쉬운 소리는 대중적 화법을 취하는 과정에서 안전한 선택을 하고 너무 조심스럽게 소심한 연출로 대처한 게 아니냐는 말일 게다.
소심하게 보이는 건 동의한다. 나에게 소심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웃음) 그렇다고 이 영화에 접근할 때 그게 적용된 건 당연 아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선택한 거고, 보편성을 갖고 역사적 진정성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해서 그런 노선을 취한 거다. 선택의 문제다. 정치와 일반 삶은 다르지 않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네 삶을 풍요롭기 하기 위함이 아닌가. 우리 영화에 왜 정치색이 없냐 하는 분들이 많은데 거기에 일정 부분 동감하고 또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그걸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닌가 싶다. 일종의 시각 차이다.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야기에 비중을 두고 좀 더 밀도 있고 갈등 있게 만들어달라는 지적인데 내가 하기 싫었다. 능력이 없어 못할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그러자고 했었다. 난 감독이지 역사가나 정치가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정치적인 색깔을 아주 깊숙이 드러내기보다는 지금의 방식을 택한 거다. 그게 나의 몫이라 봤다. 그리고....

그리고
왜 우리 영화에서 민초가 중요하냐 하면 5.18 때 지식인보다 지성인이 많았다. 그 차이는 실천이다. 실천했던 사람을 다루고 싶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지식인을 다루는 건 잘 못하고 불편하다. 켄 로치 감독이라면 다른 게 찍었을 거다. 근데 그렇게 만드는 영화도 훌륭하고 필요하지만 <화려한 휴가>처럼 편하게 10~20대가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영화도 있어야 한다. 난 완벽하게 영화를 찍는 감독도 아니고 그럴 만한 내공도 갖추지 못했다. 좀 더 열린 시선으로 봐줬으면 한다. 한 영화에 많은 걸 다 담아낼 수는 없다.

처음 시나리오에는 지도부와 시민군이 갈등하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던데.
찍긴 찍었었다. 나중에 들어냈다.

러닝타임 때문에
아니! 관객들이 너무 싫어하더라! 모니터 시사회에서.(웃음) 그래서 뺐다.

유인택 대표와는 부딪힘이 전혀 없었나.
없었다. 유 대표는 전적으로 감독을 믿는 스타일이다. 감독을 너무 믿는 다는 게 단점일 정도다. (웃음)

제작비 초과 문제로 10회차 줄인 88회차로 촬영을 마쳤다.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분량이 2시간 33분이던데 주로 어떤 장면을 들어냈나?
감정이 훼손되는 부분들. 감정이 떨릴 때 유머러스한 부분이 갑자기 나오거나, 영화적 흐름에서 덜컥거리고 지루해 보이는 장면들! 지금도 그런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장면으로 편집했다.

주연배우들이 사투리를 안 쓴 이유는
이 영화의 생명은 진실성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사투리가 완벽하게 묻어날 순 없다. 동작과 언어를 통해서 연기가 전달되는데 그게 완벽하게 전달되기가 힘들다. <목포는 항구다> 때도 지적을 받았고, 배우들 역시 사투리를 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집중력이 떨어지더라! 광주 분들도 사투리가 나오는 걸 불편해하고. 보편성이 중요했기에 결정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배우들의 몫 아닌가
글쎄다. 난 다르게 생각한다.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결정이다. 그리고 지금 일반관객들은 거의 지적을 안 한다. 완벽하게 사투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또 (이)준기의 긴 머리를 가지고 지적을 하던데 촬영할 드라마 문제도 있었지만 준기가 머리를 깎으면 엑스트라가 다 깎아야 한다. 돈도 돈이고 쉽지 않은 일이다. 보이지 않는 그런 어려움이 늘 존재한다.

그렇다면 당시 광주 시민의 진정성에 훼손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했나
오히려 5.18 유가족과 관계자 분들은 그런 지적을 전혀 안 하더라!

<화려한 휴가>을 맡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까 말했듯 유가족들에 대한 생각인가
그렇다.

역으로 가장 행복했을 때는
배우와 스텝이 국립묘지에 다 같이 갔을 때! 또 밥도 못 먹고 밤을 새우며 촬영한 적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크게 불만이 없었다. 우리가 지금 중요하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는 사명을 다들 가지고 있었던 것! 그렇게 만드는 사람끼리 혼연일체가 됐던 게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5.18 관련된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겠다는...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정치권의 시선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공교롭게도 올해가 대선 아닌가
우리나라는 일개 영화보다는 부동산이 대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나?(웃음) 영화 한 편이 뭘 할 수 있겠나.

흥행이 안 되면 모를까 대박이 나면 정치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뭔가 꼼수를 부릴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시대적인 쟁점이나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점이 있긴 있을 거다. 그렇지만 국민들 의식, 관객들 수준, 사회적 통념이 상당해졌다. 지금 시대에 그러한 정치인이 있다면 오히려 그 분이야말로 낭패를 보지 않을까?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유인택 대표의 형이기도 해서 물어봤다.
대선에 나올 분도 아니고.(웃음) 문제가 될 일이 전혀 아니다. 솔직히 그런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다. 아무도 그런 생각 안한다. 관객들은 관심이 없다 .병이 없는데 약을 만들어 파는 것과 똑같지 않나 싶다. 기우다. <화려한 휴가>가 대선에 맞춰 만든 영화도 아니고.

배우들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는 물리도록 들었을 테고. 해서 묻는데 서로 뻘줌한 적은 없었나?
누가 그러더라! 감독은 성격파탄자라고. 집중을 할 때 배려심이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 나 이외의 다른 것이 안 보이고 예의가 없어진다. 그럼에도 스태프나 배우가 참 많이 이해해줬다. 배우 복이 많은 감독이다. 아무리 까탈스런 배우나 감독일지라도 그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고민하고 또 그러한 열정을 품고 있다면 다들 이해하는 게 이 쪽 사람들의 성향이 아닌가 싶다.

금남로 학살 시퀀스도 가슴이 아렸지만 마지막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요원의 어두운 모습! 살아남은 자의 슬픔인가
맞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트라우마적인 측면에서 5.18을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아직까지도 한정된 고민이니까. 또 5.18 역사를 모르는 분들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거고.

그나저나 영화 중반 쯤 시민군으로 깜짝 출연한다.
제작비 문제 때문에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버스기사, 밥차 아저씨 등 모든 스태프들이 시민군으로 투입되는 분위기였다. 편안하게 앉아만 있는 것 같아 미안해서 참여하게 됐다.

라이방스런 선글라스까지 쓰고 나왔다.
(웃음) 선글라스를 벗으려고 했는데 안성기 선배님이 그거 괜찮다고 하시더라! 주위 반응도 좋고! 그래서 과감하게 착용했다. 또 찍는 사람도 어떤 즐거움이 있어야 하지 않냐는 의도도 있었고.

영화에 웃음을 불어 넣는 박철민 박원상 두 배우의 덕분인지 어색하지 않더라! 의외의 재밌었다.(웃음) 언뜻 보면 권상우랑 닮은 거 같기도 하고. 물론 제대로 보면 머리도 장발이고 해서 누구보다 그 쌍팔년도스런 당시 분위기와 딱! 이지만.
술 취한 사람들이 오다가다 그런 말한다. 그리고 내 머리가 말한 대로 좀 촌스럽다.

김지훈 감독보다 더 촌스러운 뽀글 파마로 맹활약을 펼친 박철민 왈! 자신을 알아주는 감독 세 명중 당신이 하나라 밝혔다.
가장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감독이라고 하지 않던가?(웃음)

뭐 그랬던 거 같다. 어떤 점이 그리 마음에 드는가
6년 전 <목포는 항구다> 때문에 그곳을 찾았다가 당시 연극을 하고 있던 철민이 형을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나게 됐다. 난 기억이 안 나는데 술 취해서 내가 철민이 형을 키워주겠다고 했다는 거다. 철민이 형은 당연 속으로 “얘 웃기네, 데뷔도 못한 놈이 뭘 날 키워!” 그랬다더라. 좀 민망했다. 그러다 철민이 형이 말을 지켜야 하지 않냐는 협박과 함께 내 영화에 나와야한다며 자기 스스로 계약을 한 거다. 물론....(웃음)

농담인 거 안다. 그래서
맞다! 농담이고. 사실은 박철민 선배의 연극을 다 봤다. 연기적인 감성이 좋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에 비해 대중한테 잘 안 알려져 있어 내가 기회가 되면 꼭 알려야겠다. 다짐했다. 그래서 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거고 <화려의 휴가>의 인봉 역시 우리 작가가 예시당초 박철민 선배를 상대로 해서 썼던 캐릭터다. “이 소리는 무슨 소리가 아니여, 쉭쉭” 이것도 감독으로서 박철민 선배에게 오마주 차원에서 넣은 거다. 너무나 사랑스런 배우다. 또 철민이 형은 좋은 배우임과 동시에 인간성을 전파하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잘 따르고 좋아하는 양반이다.

<디워>가 한주차로 개봉한다. 한국영화가 곤궁기에 처해있는 만큼 두 영화가 모두 잘돼야 된다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기자시사 후 <디워>에 대한 반응이 너무 뜨겁다. 화제가 <디워> 쏠리는 거 같아 은근히 걱정되지 않나?
<디워>는 홍보도 잘 되고 심형래 감독이 잘 해서 그런지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건 분명한 듯싶다. 그러나 두 영화의 성격이 워낙 다르다. 공통분모가 많아서 관객이 나눠지면 모르겠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큰 걱정은 안 한다.

네티즌은 <화려한 휴가>를 가장 강추하고 싶은 인물로 전두환 대통령을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어떠한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은가
5.18 광주항쟁을 모르는 10.20대가 많이 봤으면 한다. 역사는 한 시대에 고착화돼 있는 게 아니라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개인화된 삶을 좋아하긴 하지만 삶의 가치관은 더불어 살 때 사람과 사람 속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가 많이 보고 많이 느꼈으면 한다.

대중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점을 느꼈으면 정말이지 쌩유하겠는가
일단, 관객들에게 뭔가를 강요하면 안 된다 본다. 내가 생각하는 어떤 관점과 메시지는 있겠지만, 저마다 보기 나름이다. 개인적 소망이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의 향기,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는 계기!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이 어떻게 숨 쉬어 왔나 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또 대중이 김지훈 감독을 생각할 때 어떤 이미지로 떠올리면 좋겠는가
난 잊힐 감독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감독과 영화가 있지만 그 시대를 대표하는 감독만이 대중에게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감독과 영화만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난 동시대에만 기억되고 아마 잊혀지는.....
그렇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감독의 가치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미래를 예측하고 가는 감독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기억되길 원할 뿐이다. 다른 감독이 날 욕할지 모르지만 그래서 디렉터스 컷도 안 좋아한다. 영화 자체로 대중과 만나는 게 의미 있지 다른 형식으로 보이는 건 원하지 않는다. 감독으로서 가장 행복할 때는 내 주변에 사람들! 가족, 스텝, 배우 그 분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다. 그리고 나서 관객들이 그 영화에 만족하면 정말이지 더할 나위 없다.

혹 차기작 구상이 된 건 있나?
아직 아무도 연락을 안 주네!(웃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 있지 않나.
있긴 있다 .생각도 많고. 우리 나 작가한테 물어봐야 한다. 뭘 해야 될지.

보기 드문 경우인데. 정윤철 감독과 함께 세고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더라.
강박관념일 수 있지만 윤철이랑 둘이 고민하는 게 감독이 제 목소리를 내려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몇몇 감독이 제작사를 차린 경우와 비슷한 건가
아니 제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능력도 안 되고. 다만, 나와 윤철 감독이 서로의 메리트를 가지고 회사에 소속돼 같이 작품에 관해 고민하면 보다 생산적인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거다.

영화도 개봉했는데 김지훈 감독만의 '화려한 휴가' 계획!
그동안 가정을 본의 아니게 멀리했다. 촬영동안 거의 떨어져 살았다. 지금도 그렇고. 나의 주니어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2007년 8월 6일 월요일 | 글_서대원 기자(무비스트)
2007년 8월 6일 월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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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ys86
굿굿굿! 굿이에요! ㅋ   
2007-08-19 22:50
ewhaya
점점 스펙트럼을 넒혀가는 감독님! 다음 작품도 화이팅입니다!   
2007-08-19 01:39
lolekve
굿^^   
2007-08-18 15:04
joynwe
많이들 보고 있죠   
2007-08-16 17:34
chuntong88
진짜 꼭봐요!!   
2007-08-15 10:45
motor012
ㅇ ㅏ , , ,   
2007-08-14 15:33
locolona
뒷북 인터뷰.. 넘 웃긴다 ㅋ_ ㅋ   
2007-08-14 13:15
juhy1024
민주화운동에대해 잘 몰랐는데 그렇게 맞서싸운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감동했다.   
2007-08-1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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