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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담백한 성장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바람: wish> 이성한 감독 & 정우
바람: wish |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바람: wish> 개봉을 앞두고 많이 떨리실 것 같다.
이성한: 오늘 새벽에 자신의 영화가 개봉하는 날에 전화기를 꺼 놓고 낚시터로 떠난다는 어느 감독님의 이야기가 문뜩 생각났다. 지금도 도망가고 싶다.(웃음)
정우: 나도 도망가고 싶은데…(웃음)

어떤 계기를 통해 <바람: wish>을 만들게 되었나?
이성한: <스페어>가 망했지만(웃음) 그 이후 정우씨와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때 우연히 불법서클에서 활동했던 정우씨의 고등학교시절 이야기가 나왔다. 문득 불법서클에 들어갔던 친구들 중에 건달이 된 친구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다고 했다. 그 점이 나를 움직였다. 예전부터 단순히 폭력에 물들어 가해자와 피해자로 고등학교 시절을 다루는 것이 아닌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성장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이어서 들려준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고, 지금까지 아버지께 감정표현이 소홀했던 나의 감정도 실어서 표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정우씨의 고등학교 시절을 영화로 옮겼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라 생각한다.
정우: 고등학교 시절 철없이 행동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부끄럽다고 느낀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영화화 한 것은 모두 다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유치장에 간 일처럼 아무리 모범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던 친구들도 분명히 부끄러운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열심히 작품에 임했다.
이성한: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정우씨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경험들이 있지 않고서는 이 자리에 설수 없었다고 본다. 청소년들은 그 시절에 다양한 경험 속에서 좋고 나쁨을 가릴 수 있는 가치관이 성립된다고 본다. 정우씨 같은 경우는 남들보다 좀 더 빨리 느낀 거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이 지금까지 무명생활을 버틸 수 있게 만든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성장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바람: wish>이 청소년들이 볼 수 없는 18세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성한: 영화의 끝부분에 담겨있는 의미를 간과하고 나머지 소소한 장면들을 문제 삼아서 18세 관람불가 등급을 준 것은 아직도 의문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때 15세 관람등급으로 상영해 아이들과 함께 봤다. 욕설도 많이 나오고 해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재미있고, 마지막에 슬프기도 했다고 자신들의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이지만 영화를 만든 나의 의도가 읽혀졌다는 것에 대해 기뻤다. 하지만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고 나서 속도 많이 상했고 충격이 컸다. 지금도 이 영화를 제일 많이 봐야 할 친구들이 못 보게 되니까 아쉬움이 남는다.

<친구>나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액션 장면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몸으로 하는 싸움 보다 말로 하는 싸움 장면이 대부분이었다. 자막이 필요할 정도로 부산사투리가 강했다.
이성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한 후 정우씨에게 예전 이야기를 적어와 봐라 했다. 한 A4 50페이지 되는 분량을 보여주면서 <친구>나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멋있는 액션장면을 넣어 세게 가자고 제의 했다. 하지만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액션의 비중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
정우: 뭔가 제 이야기를 가볍게 들려주기 보다는 마초적인 느낌으로 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고 영화를 만드셨다. 지금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 때까지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웃음 코드의 맥락을 못 짚고 있었는데, 그 때 마다 감독님은 재미있는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고 말해주셨다. 이제 영화를 보면서 ‘아! 이런 느낌을 관객에게 주려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감독님에게 고등학교 시절을 얘기했을 때 왜 해맑은 표정으로 즐거워하셨는지 이제야 알겠다.

액션의 욕심을 불러 일으켰던 원인이 전작 <스페어>에서 맞기만 했던 캐릭터에 대한 울분 때문은 아닌가?(웃음)
정우: (웃음)그건 아니다. 물론 이번 영화에서 액션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에피소드를 정리할 때 일부러 액션장면을 위해 허구적 상황을 넣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픽션이 들어갔기는 했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영화에 반영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이성한: 정우씨가 이렇게 말했지만 내심 액션 장면을 원했을 것이다. 특히 서면시장 장면은 액션이 좀 가미되면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지만 그냥 나의 고집을 밀고 나갔다.(웃음)

총 15회 차 27일 동안 영화를 촬영했는데, 이 촉박한 시간 동안 완성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성한: 영화를 촬영하기 전 프리비즈(Previz, Pre-Visualization 촬영 전 머릿속으로 구상한 이미지를 컴퓨터상에서 구현해 봄으로써 실제 제작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는 작업 과정)를 사용해 횟수차를 줄였다. <스페어>때는 콘티조차 없었다. 다행히도 김영철 촬영감독님과 이하 스탭들이 잘 따라줘서 고생을 덜했다. 하지만 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제작비 부분에서도 오버가 되는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촬영기간 동안 불필요하게 시간을 더 들이거나 배우들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실제 촬영기간 보다 많은 3개월 동안 프리비즈로 2D 콘티와 3D 동영상 콘티까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하지만 적은 예산 때문에 하루 40컷에서 60컷 정도를 찍었다. 많을 때는 100컷까지도 찍은 적이 있다. 특히 정우씨는 아침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을 때라서 27일 동안 부산에서 촬영이 끝나면 차나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서 촬영하고 또 다시 부산으로 내려오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 때 정우씨는 이동하면서 잠을 자는 등 힘든 생활을 계속했다.

아무리 촬영장이 즐거웠어도 감독님의 강행군으로 원망 많이 했을 것 같다.
정우: (웃음) 아니다. 몸이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아도 그 현장이 재미있어서 힘이 났다. 이번 영화는 친구랑 같이 놀러 가는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로 현장 자체가 편안하고 즐거웠다. 그 때문인지 목욕탕, 장례식 장면에서 감정이입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이입된 나머지 눈물이 보이면 안 되는 장면에도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특히 목욕탕 장면에서 몰래 울다가 감독님께 들킨 적도 있다. (웃음)

하긴 목욕탕 장면은 보는 사람에게도 먹먹한 감정을 전해주더라.
이성한: 목욕탕 장면을 찍을 때 극중 아버지 역으로 나오는 조영진 선생님이 복수(腹水)분장을 하고 오셨는데, 그걸 보더니 촬영이 들어가지도 않았는데도 정우씨가 혼자 막 뛰어 가더니 골목에서 울고 있더라. 장례식장 장면에서는 정우씨의 연기에 지장을 줄까 봐 일부러 리딩을 안 했다. 그런데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조감독이 그 장면까지 리딩을 해 버렸다. 그 결과 정우씨가 너무 많이 울었다. 참 마음이 아팠다.
정우: 조영진 선생님을 보자마자 살아 생전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제스처나 모습이 돌아가신 아버지와 똑같지는 않았지만 느낌들이 너무 비슷했다.
이성한: 장례식장 장면에서도 정우씨는 연기가 아니라 진심을 보여주었다. 아버지의 영혼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내가 직접 아버지 대사를 읽어주었다. 그 당시 주의에 모든 스탭들은 알았을 것이다. 정우씨가 그 자리를 빌어 아버님께서 살아계실 때 표현하지 못했던 말들을 그 자리를 빌어서 했다는 것을 말이다.
장례식장에서 우는 장면과 목욕탕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 부어 오른 아버지의 배와 단지우유의 이미지 등 영화에서 전하고 싶어하는 슬픔의 감정을 온전히 보여줬다.
정우: 연기적으로 내공이 있어 보이려면 그 장면에서 슬픔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안에서도 충분히 기교를 부릴 수 도 있다. 근데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걸 생각할 정신도 없었다.

<스페어>와 마찬가지로 <바람: wish>도 내레이션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성한: 솔직한 짱구의 속내를 보여주고 싶었다. 짱구의 내레이션은 관객이 보다 넓은 시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처음부터 내레이션에 인물의 감정을 넣고 싶지는 않았다. 굉장히 찐하고 걸쭉하게 뺄 수도 있었지만 <바람: wish>을 신파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정우: 감독님께 차마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처음엔 내레이션이 많아서 자칫 영화에 지장을 줄 까봐 걱정을 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감독님 내레이션이 쬐금 많은데요!”라고 말했었는데,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줄였어.”라고 답하셨다.(웃음) 당시 감독님도 내레이션 때문에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그 내레이션을 빼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한다.

극중 내레이션이 짱구의 속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시의 운율처럼 위트가 넘쳐 영화의 흡입력을 더한 것 같다.
정우: 내레이션 모두 각 장면마다 계산이 되었었다. 감독님은 이 장면에서 이런 내레이션이 나가니까 감정을 잡고 몇 초에 서고 몇 초에 움직이는지 세세한 것까지 다 정해주셨다.
이성한 전작과는 달리 카메라 움직임까지 초를 재서 배우들에게 알려줬다. 정우씨와 함께 다른 배우들도 리딩을 거의 한 달 정도 했다. 30,40명이 매일 모여서 연습하고 정우씨는 드라마 촬영 중인데도 빼먹지 않고 참석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조연 배우들이 거의 부산 출신이더라! 어떤 배우들을 원했나?
이성한: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1000명 지원해서 서류 전형을 거치고 500명 가량 오디션을 봤다. 좀 덜 알려지고 가능성이 있는 배우를 뽑으려고 노력했다. 연기를 연기처럼 하는 것 보다는 좀 날것의 느낌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또한 캐스팅이 끝난 후 배우들은 계속해서 리딩과 프리비즈를 통해 자신의 연기의 완성도를 위한 담금질을 했다. 극중 짱구와 영주가 대화하는 원신 원컷 장면이 있었는데, 최종 리허설 단계까지 둘 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3개월 동안 몸에 배인 능숙함으로 맛깔 나게 연기했다.
정우: 영주 역으로 나온 (손)호준이가 부산이 아닌 광주 출신인데, 너무 열심히 했다. 처음에 다른 친구들 만났을 때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서 첫 번째 목표가 무조건 애들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호준이와 가까워지기 위해 집에도 데려가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 때 마다 부산사투리도 봐주고 같이 리딩 하면서 촬영했다.

<바람: wish>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힘들게 찍었던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우: 상투적인 얘기일 수 있겠지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힘든 장면은 없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영화를 찍는 내내 감독님 이하 스탭분들이 너무 잘해주시고 나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온다는 기쁨에 행복 그 자체였다. 또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스탭들과 계속해서 영화를 찍고 싶다.
이성한: 목욕탕에서 짱구가 단지우유를 락카에 놓고 키를 아버지의 손에 끼워드리고 앉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제서야 짱구가 아버지에게 힘이 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는 아들. 그 아들이 불편할까봐 바로 알어서 탕으로 들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아들이 이해하는 장면으로 영화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감정선이 들어 있다.

그 부분에 동감한다. 근엄하시고 강직했던 아버지가 어느 순간 작아졌다라는 것을 느꼈을 때도 울컥했다.
정우: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실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보다 목욕탕에서 고개를 떨구시는 모습이 더 슬펐다. 생전에 아버지가 액션이 좀 큰 분인데, 전신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푹 떨구시더라. 아직도 그 이미지가 남아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살려고 하는 의지를 어느 정도 포기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일 있으시고 나서 몇 일 후에 돌아가셨다.
전작과는 다르게 영화는 하나의 큰 사건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정국의 3년 동안의 이야기를 시간배열로 나열한다. 여러 상황들이 혼재해 있으면 다소 영화의 흡입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성한: 이 질문은 시나리오를 보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해주셨다.(웃음) 그 때 아주 많은 공격을 받았다. 서면시장에서의 싸움이나 짱구와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더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실제 이야기를 다룬다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고집을 피워봤다. 의미 없이 지나가는 날이라도 그 자체가 삶인 거니까 영화 속 짱구의 일들도 그 자체가 인생이고 지금에 와서는 추억인 셈이다. 일부러 사건이나 멋있는 결말을 위해 의도된 이야기를 집어 넣는다면 그건 정우씨의 진실한 이야기에 어긋나는 일이다.

성룡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꿈을 가졌다고 했는데 의외로 이번 영화에서는 액션 장면을 많이 배제했다.
이성한: 그냥 성장영화로만 생각했었다. 상업적으로 뭔가를 보여주고 하는 게 아니라 성장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를 생각해 봤다. 영화를 만든 경험치는 <스페어>밖에 없고 거기에 비춰봤을 때 이 영화를 내 의견대로 찍으려면 준비가 탄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리비즈를 사용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 결과 80% 정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적은 예산이나 짧은 촬영일수 등 태생적인 한계는 있다. 본의 아니게 타협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 좀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배우들과 스탭들의 노력으로 이 정도의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정우: 처음엔 감독님이 70%라고 하셨는데, 목욕탕 장면 찍고 나니까 그 때서야 80%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남은 20%를 채우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여건상 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만족한다.

<스페어> 이후에 다시 감독과 배우로 만나셨는데,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성한: 이제야 사람됐다!(웃음) <스페어>로 처음 만났을 때 <짝패>나 <숙명>으로 자신감이 넘쳤다. <스페어>가 망하고 나서 자주 만났는데, 인사하는 자세 라던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서 놀랐다.
정우: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찍을 때 자신감이 너무 차있었다. 그땐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보다.(웃음)
이성한: 전에 사무실에 오면 배우라는 자신감 때문에 오만한 모습을 보여왔었다. 잘되는 것을 걱정하지 마라. 잘되면 모든 것은 따라오게 되었다. 잘되면 누구나 다 챙겨주려 하니까 그런거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라고 말해줬다. <스페어>때도 의견충돌이 많았는데, 점점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하다 보니 친한 관계가 되었고, 이번 영화에서도 같이 작업하게 되었다.
정우: 그때나 지금이나 고집은 여전하신 것 같다.(웃음) 감독님은 저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다른 분들한테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제가 좀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어투가 있어서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감독님은 다 받아주셨다. 결국 마음의 감동을 받고 감독님에게는 잘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다. 그때부터 감독님의 계속되는 충고가 시작되었다.(웃음) 그 이후부터 저를 낮추고 사람들을 대하니까 연기할 때도 더 좋았다. <스페어>때는 스탭들을 다 이겨버릴려고 했다. 자격지심이 심해서 그런지 그 때는 그런 마음을 먹었는데, 지금와서 보면 참 부질없는 짓이었다. (웃음)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스페어>에 쓰인 국악은 액션의 리듬감을 살려주는데 효과적으로 쓰였다. 반면 액션 장면이 적은 <바람: wish>에서는 국악의 쓰임이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국악이 아닌 다른 음악을 써보려고 시도한 적은 없었나?
이성한: 아직까지는 없다. <스페어>를 하면서 설득과 고집을 배웠다. 국악은 고집에 해당된다. 서양 영화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써서 음악을 삽입한다. 그것은 그 사람들의 전통악기다. 유명한 음악가는 예전 귀족들의 파티에서 연주를 지휘하던 사람들이고, 그들의 음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보호해서 오늘날까지 오고 있다. 또한 인도, 태국, 일본, 미국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악기나 멜로디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라를 알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음악적인 부분들이 부족하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막상 국악은 현악기들이 부족해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기가 수월하지 않더라.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고집을 부렸다.(웃음)

<스페어>,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최근 드라마 ‘신데렐라 맨’에서도 남을 등쳐먹는 역할을 계속해서 맡고 있다. 연기의 색깔이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것은 아닌가?
정우: 처음부터 그런 연기를 주문한 감독님은 없었다. ‘신데렐라 맨’의 캐릭터는 단순한 악역이었다. 연기를 해보고 감독님과 상의 끝에 성격을 조금 바꿨다. 극의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는 선에서 조금은 변화를 주고 싶었다.

<스페어>를 보면 능구렁이처럼 잘 빠져나가는 등 여러 모로 밉상이지만 결국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정우씨는 정말 능구렁이 과인가?
이성한: 능구렁이는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게 맞다. 한 80%정도 순수함이 묻어 있다. 하지만 정말 보이는 게 다라서 말 실수도 많이 한다. (웃음)
정우: 말 실수는 참… (웃음) 그리고 쓰시는 김에 순수함 85%로 해주세요(웃음)

영화 제목처럼 현재 감독님과 정우씨의 바람은 무엇인가?
이성한: 모든 가족이 다 건강하고 영화가 잘돼서 괜찮은 감독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고 마지막으로 <바람: wish>에서 함께 고생했던 배우들과 스탭들이 다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정우: 바람이 똑같네요(웃음)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 글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 사진_ 권영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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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rofshes1
바람 정말 재밌게봤습니다^^   
2009-12-01 04:28
kooshu
솔직하네요   
2009-12-01 00:31
gkffkekd333
기대되네요..바람~   
2009-11-30 23:28
ehgmlrj
영화 잘 됐으면 좋겠네요..   
2009-11-30 23:01
hosuk83
이 영화
정말 보고싶네요 ~~
조만간 봐야겠어요~^^   
2009-11-30 14:58
makipark03
정말 돈내고 봐도 후회 없을 영화입니다   
2009-11-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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