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 예뻐 보여요? 되게 예뻐 보인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웃음).
그런 의미로 피곤해 보인다는 건 아니었어요(웃음). <산타바바라>를 보고 어땠나요?
재밌었어요. 찍을 때는 재밌게 찍었지만 잘 보일 수 있을지 걱정됐는데, 잘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산타바바라>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나리오를 볼 때 여자의 대사 하나하나에 공감이 많이 됐어요. 와인, 여행, 사랑, 삶의 관습들, 커리어우먼 등에 대한 생각도 엿볼 수 있었고요. 여행을 하는 자세라든지 스페인이나 와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재밌었고요. 그런 대사를 굳이 연기하려고 감정을 짜내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내뱉듯이 자연스럽게 하면 되겠구나, 싶었던 것 같아요.
여행, 와인 등 영화의 소재는 윤진서의 개인적 취향에 가까워 매력을 느꼈을 수 있겠다 싶었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짐작했을 때는 캐릭터 자체에도 매력을 느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배우들은 활자만 봤을 때 매력이 있다, 없다를 판단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이걸 했을 때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다, 없겠다를 판단하는 것 같아요.
배우의 색이 담겼을 때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거나 공감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누가 연기해도 대동소이한 캐릭터라면 매력을 못 느낄 것 같거든요. 윤진서의 색이 묻어나올 여지가 있느냐의 문제.
저는 그건 좀 다르게 생각해요. 어떤 역할도 누가하느냐에 따라 다르잖아요.
이미지 때문인지, 편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택이나 취향에 있어서 특별한 부분이 존재하는 배우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산타바바라>는 전작들보다 그런 부분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선택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가 궁금했던 것 같아요.
좀 더 평범한, 그런 걸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제 이런 게 제 취향이 됐나 봐요(웃음).
<그녀가 부른다>에서의 연기나 캐릭터처럼 그런 쪽으로 좀 더 깊이감을 더하는 것이 30대에 접어든 배우 윤진서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닐까 싶었는데, <산타바바라>를 보니 아닌가 싶기도 하고(웃음).
그런가, 아닌가, 저도 맨날 그래요(웃음). 그럴 땐 저런 영화 출연하고, 아닐 땐 이런 영화 출연하고, 그런 것 같아요(웃음).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어요. 서른한 살을 살고 있는 커리어 우먼들. 어느 회사에 들어가도 저런 여자 한 명 쯤은 있을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윤진서에게 배우로서는 전문적으로 똑 부러지는 모습이 있고, 자연인으로서는 자유분방한 모습이 있다 보니 연기하는데 있어 필요에 의해 끄집어내는 것들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그런 다양한 모습들조차도 하나로 윤진서를 이루는 요소인건가요? 자연스럽게 연기로 표현한다는 건 어떤 식의 접목인가요?
보기에 자연스러우면 그게 자연스러운 거죠(웃음).
본인이 본인을 봤을 때의 자연스러움인 건가요?
제가 저를 봤을 때는 자연스러움에 더 까다로운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람들은 보지 않았던 손동작이나 이런 작은 것까지 제눈에는 더 잘 보이니까요. 대중들보다 제 자신을 더 까다롭게 봤을 때 굉장히 집중했는가, 이런 수위들이 있죠. 제 눈에는 실망스러워서 다시 찍고 싶은 부분도 있고, 100%를 기준으로 80% 이상이면 보통, 95% 이상 제 눈으로 찾아내는 게 별로 없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영화 전체적으로 내 연기가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기준은 아니고요, 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을 찾아내는 기준인 것 같아요.
‘일로 엮인 사람하고는 연애 안해요’라던 사랑보다 일이 더 중요한 완벽주의자 수경이 마음을 열고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흐름은 어떤 식으로 잡아갔나요?
제가 봤을 때는 다 빈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한 번 떠본 것 같아요. 뺀 거죠(웃음). 그렇게 말하면 저 남자가 어떻게 나올까, 그런 거. 처음부터 마음이 있었다고 나중에 동생에게 고백을 하잖아요. 이제 와서 영화를 보니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누가 좋아했고 언제부터 좋아했느냐를 이야기하다보면 남자와 여자로 갈려서 싸움이 날 판이더라고요(웃음). 남자와 여자, 서로의 시각차가 강해요.
수경도 호감이 있었을 것 같긴 했어요.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 인해 감정을 감추려하고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캐릭터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술 취한 이후의 과정을 보여주기 전에 ‘그때 우리 사귀기로 했던 거 기억 안 나느냐’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먼저 나오다보니 의문이 생기는 거죠. 정말 그런 과정이 그날 밤에 있었는지, 그냥 수경이 거짓으로 하는 이야기인지, 알 수 없게 진행되잖아요. 어쩔 수 없이 신경 쓰이는 것 같아요.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 여자인지 궁금함이 생기는 거죠.
진짜 있었던 일 인거죠. 저도 생각 못 했던 것들을 다른 분이 이야기해주더라고요. 출장 가서 일하던 중에 ‘내 일 네 일이 어디 있어요. 같이 하는 일이죠’라고 말하는 거라든지, 동생에게 ‘민감할 시기에 밝게 자라준 게 예쁘다’라는 말을 하는 거라든지, ‘A4 한 장도 안 되는 공간에서 살아요’라든지, 그런 대사들 이면에 수경은 좋은 사람일 것이다, 속이 깊을 것이다, 연상하게 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캐릭터에 신뢰가 생기고, 이미 여자들은 수경 편이 되어버렸더라고요(웃음). 그런 고민이 확실히 남자들의 시각과 다르구나(웃음), 이런 생각이 또 지금 들었어요. 저 여자가 그 말을 왜 한 걸까, 고민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자들이더라고요. 여자들에게는 그 여자가 정말 그 말을 했는지 안했는지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거예요. 결국 둘이 잘 되냐 안 되냐가 중요한 건데, 남자들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진짜 내가 해서 저 여자가 그런 건지 아닌 건지가 되게 궁금한가 봐요(웃음). 남녀의 시각차가 너무 다르고, 저도 여자다보니 이런 질문을 받으면 깜짝깜짝 놀라고 되게 재밌어요.
정우가 술이 취해서 일방적으로 수경을 좋아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경이 마음을 연 부분이 있느냐 없느냐가 남자들에게는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여자들이 많지 않으니까요.
수경은 좀 매력적이지 않아요? ‘사귀기로 했잖아요’라든지 ‘밥 한 번 사세요’ 이런 거(웃음).
감독님이 그런 것 같아요(웃음). 돈도 없는데 맨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웃음). 정우도 돈도 없으면서 문어숙회 시켜달라고 하는 거 봐요. 너무 똑같아요(웃음).
감독의 사적 경험이나 로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영화인데, 거기서 그친 느낌이 강했어요. 그것들이 나와 같든 다르든, 나에게 느낄 여지를 만들어주는 건 다른 문제잖아요. 사적 욕망을 충실히 채운 느낌, 거기에서 끝난 것 같아요.
감독의 역량이 거기까지인 거죠(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나면 좀 므흣하고 귀여운 면이 있잖아요. 실제 그 사람의 매력이기도 하거든요. 저보다 나이 많은 선배님이지만 ‘진짜 왜 저래’ 싶을 때도 있어요. 잔소리하면서도 계속 만나고 술 마시는 이유는 정말 좋은 선배거든요. 영화도 작가적이지도 상업적이지도 않은 중간 선상의 알 수 없는 경계에 있는 것 같은데, 훌륭하진 않지만 계속 또 보게 되는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윤진서의 일과 사랑의 견해가 궁금하네요.
일과 사랑을 나누고 싶진 않아요. 사적으로 찾는 것도 힘들고 공적으로 찾는 것도 힘든데, 괜히 나눠서 더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웃음). 기회가 닿아 사랑에 빠진다면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생각이 들어요.
일에 매진하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사랑의 감정이 찾아오면 마음을 열수 있을까, 고민 하지 않나요?
아직 그래 본 적은 없어요. 이미 찾아온 거면 마음을 연거 아니에요?
열리는 걸 닫으려고 할 때도 있잖아요.
왜 닫아요. 둘 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주의에요. 근데 잘 안 찾아와요.
그죠, 잘 안 찾아오죠(웃음).
사랑이라고 느끼는 그 감정이 진짜 흔하지 않잖아요. 그걸 아니까 만약 찾아온다면 고맙게 받아들일 것 같아요. 점점 나이가 들수록 정말 찾아오기 힘든 감정이었구나, 인생의 환희 같은 순간이었구나,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사랑을 찾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들진 않나요?
잠을 안자면 안 잤지 연애에 시간을 쏟았다고 일에 시간과 노력을 소홀히 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죽어도 다 하는 것 같아요. 약간 그런 부분이 수경과 닮았네요.
체력적으로 아직은 버틸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죠(웃음).
아직은 버텨야죠(웃음).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잖아요.
체력이 국력이죠(웃음).
즉석에서 만든 건 감독님이고 배우들은 약간의 애드립이 있었죠. 그 장면은 진짜로 술을 마셨고 취했거든요. 빨리 촬영 끝내고 놀아야하는데 엔딩 크레딧에 넣고 싶다고 한 장면만 더 찍자며 갑자기 A4에 대사를 써서 주셨어요. 딱 한 테이크 갔는데 찍으면서 너무 재밌던 기억이 있어요.
부담 없이 본 촬영보다 더 재밌게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애드립처럼(웃음), 계속 애드립을 치는 느낌이었어요. 본 대사에 내가 평소 생각하던 것들이 많았거든요. 모든 대사가 자연스러웠어요.
여행을 좋아하고 많이 다니잖아요. 어딘가로 떠나는 것, 여정, 촬영할 때 그런 감정이 더 이입되는 부분이 있나요? 아니면 촬영은 촬영일 뿐인가요?
촬영장은 어디든 그냥 촬영장이에요. 여지없이 촬영장이에요. 그냥 뒤에 무대만 바뀐 거예요(웃음). 그런데 기분은 다르죠. 아무래도 라스베이거스가 배경인 영화를 한국에서 찍는다면 뒤에 무대 세팅을 해도 디테일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죠. 상상으로 찾아야하니까요. 하지만 실제 라스베이거스에 있다면 분위기, 기분, 소리가 다를 수 있죠. 회사 생활만 하던 수경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키스하기까지는 산타바바라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겠다(웃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영화 배경이 산타바바라가 아니고 현지 로케가 아니었다면 완전히 다른 느낌의 영화가 됐을까요?
일단 배우가 바뀌었을 것 같아요(웃음). 이상윤, 윤진서는 캐스팅 못했을 것 같아요(웃음).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떤 것들을 얻고 느꼈나요?
영화 촬영을 쉴 새 없이 하다보면 어느 순간 즐거움을 잊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현장이 나에게 얼마나 편하고 즐거운 집 같은 곳인지, 나에게 가장 기쁨을 안겨줄 곳이며 내가 얼마나 열정을 쏟아왔던 곳이고 쏟을 곳인지 망각할 때가 있어요. <산타바바라>를 찍으며 모든 것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났어요. 정말 열정이 없었으면 찍지 못할(웃음), 사람이 좋지 않았다면 찍지 못할 작품이었거든요. 현장이 너무 즐겁고 재밌었어요. 배우로서 영화적으로 어떤 감정을 쏟아내고 그런 걸 떠나, 그냥 연기하는데 즐거움이 있었어요.
이상윤 오빠가 항상 저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넌 알 수가 없어, 맨날 맨날 바뀌어.’ (웃음) 모르겠어요. 제 마음은 항상 영화배우였어요. 영화로 시작해서 영화를 주로 했던 배우였고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계속 상업영화를 했어요. 당시 제 또래 배우들이 많지 않았고 주연을 하는 배우들이 한정돼 있었어요. 그런데 2006년에서 2007년 사이에 영화산업이 붕괴가 됐고 영화배우들이 드라마로 많이 갔어요. 영화사들이 망하고, 알던, 같이 일하던 분들이 난민이 돼서 뿔뿔이 흩어졌잖아요(웃음). 찍어놓은 영화도 한편 개봉을 못했고요. 어디로 가겠어요. 당연히 드라마로 가야죠. 일은 하고 먹고는 살아야할 거 아니에요(웃음). 먹고 사는 걸 떠나서 배우로 잊혀서 나중에 영화를 찍고 싶어도 못 찍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활동을 한 것 같아요. TV를 많이 하다보면 셀러브리티 이미지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어요. 많이 한 것도 아니죠. 드라마 두어 편 했으니까요. 영화를 너무 찍고 싶은데 대작과 소작만이 존재하는 시장이 됐잖아요. 그 안에서 저처럼 스타가 아닌 배우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큰 영화에서 굉장히 소모적인 캐릭터로 존재하든가, 아니면 작은 영화에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저는 후자를 선택한거죠. 그러면서 내 자신을 발전시키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계속해서 소모되는, 이미지를 파는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시장 상황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동안 출연했던 상업영화에서 소모되는 느낌의 캐릭터도 아니었고, 윤진서라는 배우가 가진 독특한 지점이 담겨 있어서 분명 차별된 부분이 있었어요. 윤진서가 출연한 상업영화, 윤진서가 연기한 캐릭터는 도식화되지 않은, 그렇다고 상업성이 없어보이지도 않은, 그런 매력들은 계속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져가고 싶죠. 기회가 없었어요. 그 안에서 찾으려고 고군분투했고요. 다양한 배우의 취향이 있잖아요. 저는 솔직히 예쁘고 청순한데 백혈병에 걸려 죽는 역할을 하라면 죽어도 못할 것 같긴 해요. 재미가 없어요. 못된 애가 백혈병에 걸려 죽는다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웃음), 제가 선택하는 건 항상 그렇잖아요. 의외성을 좋아하고요. 그 안에서 뭔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그 안에서 <산타바바라>나 <태양을 향해 쏴라> 같은 작품을 만나고 고르게 된 것도 되게 감사하거든요.
올해 어찌됐건 윤진서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니까, 영화의 규모를 떠나서 반가운 부분은 확실히 있어요. 좀 더 다양한 영화가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네요.
중간 규모의 영화가 완전히 없어졌잖아요. 사실 저 같은 배우들이 놀 수 있는 건 그런 규모의 영화들이거든요. 저에게 기대하는 건 좀 더 캐릭터적인 거잖아요. 영화적인 캐릭터들. 저도 참 답답하죠. 그래서 제작을 해볼까(웃음).
윤진서이기에 연상되는 이미지나 연기 스타일 같은 것들이 고유의 색으로 표현되어왔기에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산타바바라>를 보며 정형화된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러운 것이기는 한데 윤진서라는 사람 자체가 갖고 있는 표정이나 말투가 너무 자연스럽게 묻어나다보니 예상이 되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있나요?
너무 특이하게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평범하게. 평범한 커리어우먼, 거기서 너무 크게 벗어나고 싶지 않았어요. 혹시 평범해 보이는 것들이 제가 연기해서 더 평범해 보인 건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감정이나 느낌으로 표현되는 건 좋은데, 외적으로 표현되는 것까지도 배우로서 허용할 수 있는 부분인지가 궁금했던 거였어요.
저는 그런 것들을 다 꺼내 쓰는 것에 부담은 전혀 없어요. 어차피 전 계속 변할 테니까요. 지금의 나를 꺼내 쓰든 말든, 어차피 다음번엔 또 다른 나일 텐데, 이런 생각인 것 같아요.
뭐요? 깡다구, 이런 거? (웃음)
이야기하다 잠시 멈추는 느낌, 그때 짓는 표정, 말을 할 때 악센트가 들어가는 부분들 같은 건 다른 정보를 다 차단해도 윤진서라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외부에서 볼 때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드는데 스스로는 행복한가요? 자신이 생각하던 삶으로 잘 가고 있는 건가요?
네, 그렇게 생각해요. 이제 시작이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금보단 좀 달라질 것 같아요. 삶의 2막을 내년쯤에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부터가 아니고 왜 내년인가요?
지금 준비하고 있으니까요(웃음). 그때쯤엔 다른 삶을 살 것 같아요.
다른 삶? 제주도 내려가는 거, 배우 그만두는 거, 그동안 인터뷰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웃음), 언제 떠날지 조마조마했는데 그런 것만 아니면 괜찮아요(웃음).
그렇진 않아요. 꿈꾸던 삶을 살아보려고요(웃음).
2014년 7월 17일 목요일 | 글_서정환 기자(무비스트)
사진_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