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꽃 기자]
※넷플릭스와 마블의 합작 프로젝트인 <데어데블2>는 전작 <데어데블>을 잇는 마블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다. ‘일렉트라’는 사고로 시각을 잃은 대신 온 몸의 감각이 초인적으로 발달한 ‘매트 머독’(데어데블)의 연인으로, 그녀 역시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다. 넷플릭스는 현재 <데어데블3>을 준비중이다.
에로디 영, 당신 이름을 이렇게 발음하는 게 맞나.
맞다. 영어 ‘멜로디’(Melody)에서 M을 빼 봐라. 에로디!(웃음) 그게 내 이름이다. 사람들이 프랑스식 이름을 낯설어 해서 난 늘 이렇게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데어데블2>에서 일렉트라 역을 맡았다.
한국 관객은 보통 <지.아이.조2>(2013)에서 당신을 처음 봤을 것이다. 하지만 데뷔는 그보다 훨씬 전인 2003년 경 프랑스에서 했다. 그간 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
10년 정도 프랑스에서 일했고 다양한 작품을 했다. 한국 관객이 알만한 건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마리암 우’ 역할이다. 프랑스 회사와 재계약할까 하다가, 다른 곳에서 새로운 탐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 뒤로 ‘람다’(LAMDA, 런던음악연극아카데미)에 소속돼 영국 독립영화를 조금 했다.
<데어데블2>의 일렉트라는 어떻게 맡게 된 건가.
마블에서 여배우를 뽑는다기에 오디션을 봤다. 전세계에 있는 여배우들이 응시했고 그 중에서도 몇 명을 추려서 6번의 오디션을 치렀다. 그런데 그 때 까지도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뽑는 건지 공개를 안하고 무작정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하면서 연기만 시키더라.(웃음)
주로 어떤 연기를 시키던가.
같은 대본을 주고 정 반대로 연기해보라는 거였다. 그런데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본능적으로 착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연기를 하게 되더라. 그 때 마블TV 대표 제프 로브가 날 보고 한 마디 했지. “에로디, 착한 여자는 집 옷장에나 두고 와”(웃음).
일렉트라에 왜 본인이 왜 선택된 것 같나.
일단 이 말부터 해야겠다. 날 선택한 건 정말 잘한 일이다.(웃음) (제작자 쪽에서) 내가 일렉트라의 느낌을 얼만큼 살릴 수 있는지를 봤다고 생각한다.
일렉트라인 줄도 모르고 연기했는데 선택된 걸 보니 대표가 생각한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 모양이다.
난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나보다.(웃음)
연기를 할 때 내 안에 없는 게 나오진 않는다. 내가 하는 연기니까 내 성격이 캐릭터에 투영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런 모습은 내가 가진 어떤 일부일 뿐이다. 내가 연기한 역할들도 살펴보면 성향은 다 다르다. <갓 오브 이집트>에서 ‘하토르’는 강인한 여자지만, 사랑의 신이다. 사람을 대할 때 동정심이 있다. 반면 일렉트라는 그런 감정이 아예 없다. 사람을 죽이는데 망설임 없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캐릭터다. 내가 맡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 안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그 캐릭터에 맞는 이미지가 내 안에 있으면 자세히 관찰해서 표현하고, 없으면 어떻게 내게서 그런 이미지를 끄집어낼지 고민한다.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Oh, Because I’m French! (나 프랑스 사람이다!)(웃음) 잘 본거다. 난 자기 검열은 잘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연기 하지도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열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인기 있을 프로그램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와 당신이 나오는 <데어데블>을 꼽았다.
당연한 거다. 전 세계에서 그게 제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니까.(웃음) 난 <루크 케이지>가 진짜 재미있을 것 같다. 그게 정말 기대된다. 특히 루크 케이지 역의 마이클 콜터! 실제로는 정말 부드럽고 자상하다.
프랑스 영화감독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이 웬즈’라는 여성감독을 상당히 좋아한다. 사람간의 관계를 포장 없이 찍는 사람이다. 가장 최근에 낸 작품이 <모호와>(프랑스식 발음)인데, 내가 스펠링을 써주겠다!
앞으로 한국에서 당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까
박찬욱, 나홍진. 두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언젠가 그 사람들 영화에 나오고 싶다.
그 두 감독 영화에도 굉장히 강렬한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알고 있다. <올드보이>랑 <추격자>는 그러면서도 유머가 있어서 좋더라. 당신이 보기에 내가 한국 감독 누구랑 같이 일하면 좋겠나? 추천 해줄 사람 있나?
음. 고민하고 따로 알려주겠다.
좋다. 기다리겠다.(웃음)
2016년 7월 13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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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_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