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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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인터뷰는 <목숨 건 연애>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능 ‘아는 형님’에서 아주 솔직한 모습이더라.
예능에 익숙하지 않아 많이 긴장했고 어색해서 혼났다. 다행히 멤버들이 너무 잘해주더라. 제작진들이 어색한 컨셉이 잘 어울린다는 거다. 그래서 컨셉 아니고 진짜 어색한 거라고 했다.(웃음)
‘목숨 건 연애’를 해봤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화제다.
인터뷰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했는데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더라. 사실 ‘아는 형님’에서도 똑 같은 대답을 했는데 대조적인 반응이라 조금 당황스럽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답했는지.
예전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물론 그 진실 여부는 지금도 잘 모르지만, 아버지가 약간 조직 세계에 몸 담고 있는 듯한 포스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20대 초반에 뵙다 보니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다. 어느날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장롱에 숨었다가 걸린 적이 있다. 솔직하게 그 얘기를 했는데 안 좋은 댓글이 많더라. ‘아는 형님’ 방송에서는 반응이 좋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반응이 극과 극일까 생각했다. 글로만 접하신 분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나 보더라.
댓글을 평소에도 챙겨 보는지.
어느 정도는 챙겨보는 편이다. 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는 걸 보면 상처 받기도 하지만 다행히 그 감정이 오래 가진 않는다. 어제도 친한 형과 이런 주제로 얘길 했는데 형이 그러더라. ‘너, 아마추어냐?’ 해서 ‘왜요?’ 했더니 ‘댓글은 쓰지도, 보지도, 달지도 말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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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에 시작해서 3개월 정도 했다. 촬영 기간은 참 즐거웠다. 감독님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분이다. 촬영 중에도 설명을 자상하게 해주시고 분위기가 침체되면 먼저 나서서 이벤트를 마련하곤 했다.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있다면.
다 같이 한복을 입자며 감독님이 설날에 한복을 입고 오신 거다! 그 자체가 정말 재미있었다. 그야말로 이벤트 아닌가. 감독님이 하루 종일 한복입고 다니며 촬영하고 리허설 한 기억이 있다.
영화 출연한 제일 큰 이유가 ‘하지원’이라고 했다.
상대역이 하지원 선배이기에 믿음이 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품이 좋았다. 전작들이 약간 우울한 역할이었기에 좀 밝은 역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목숨 건 연애>의 ‘록환’(천정명 분)캐릭터에 끌리더라. 한편으론 편안하고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원 때문에 출연했다고 할 정도로 믿음이 큰데 호흡은 어땠나.
나는 좋았다.(웃음) 누나(하지원)에 대해 초반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나중엔 걱정한 게 무색하더라. 예상을 뒤엎은 결과가 나와서 좋았다.
걱정을 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나보다 선배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선배님들한테 깍듯이 대하려 하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한 편이다. 아무래도 선배님은 당신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내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래서 ‘지원 누나도 좀 까칠 할 거야’ 이런 생각을 했다. 또 자신만의 아집 혹은 고집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런 면이 없더라. 서로 자기를 보여주려고 하기에 촬영 현장은 어떻게 보면 참 치열하다. 근데 누나(하지원)는 전혀 그런 면이 없더라.
제일 마지막으로 작품에 합류했다고 들었다.
주요 배역이 정해진 상태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캐스팅 된 거다. 그러다보니 나도 좀 급하게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전작이 약간 우울했다 했는데 어떤 작품인가.
OCN 드라마 ‘리셋’(2014)이다. 극 중에서 볼펜으로 최면을 걸어 자백을 받아내는 역이다. 계속 범죄자를 쫓고, 숨은 거대 조직을 파헤치는 역할이라 저절로 촬영하는 동안 우울하고 다운되더라. 대사도 우울한 게 많아서 다음 작품은 밝은 작품을 해야지 생각하던 참이다.
작품의 배역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가.
그런 편이다. 일을 하다보면 계속 그 배역에 대해 생각하고 감정에 몰입하니까 아무래도 어두운 역할을 맡으면 우울해지더라. 히스 레저도 <다크나이트>(2008) 준비할 때 몇 달 동안 혼자 틀어박혀서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하더라. 물론 난 그 정도까지 세세하게 파고들어 보진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하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캐릭터에 한없이 빠져들어보고 싶다. 나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시험해 보고 싶은데 아직까진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없는 거 같다. 지금도 캐릭터 연구를 하지만 뭔가 부족하단 생각이 든다.
라이벌 ‘제이슨’을 연기한 대만 배우 진백림과의 호흡은.
극중 ‘제인’(하지원 분)처럼 친구였다면 많이 친해졌을텐데 설정 자체가 앙숙 아닌가. 무엇보다 말이 안 통해서 많이 친밀하진 않았다. (웃음) 그 점이 답답하더라. 또 현장에서 촬영할 때만 만나니까 친해질 기회가 적더라.
진백림과 액션장면이 많다. 소통이 힘든데 합은 잘 맞았나.(웃음)
진백림 같은 경우는 촬영 전에 액션스쿨에서 연습을 어느 정도 한 상태였다. 그에 반해 나는 급하게 촬영에 들어가게 돼서 미리 몸 풀 시간도 없었다. 급히 촬영 전에 모여 감독님과 같이 합을 짜고 연습을 했다. 초반에는 걱정됐는데 몸으로 부딪치는 연기다보니 말이 안 통해도 되더라.(웃음) 무술 감독님이 시범을 보여주면 그걸 따라 하며 연습을 반복하니까 전혀 문제없더라.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등 위험한 장면도 꽤 있다.
좋았던 게 티 안 나게 바닥이랑 벽을 다 매트리스로 깔아 놨더라. 벽돌처럼 보이는 특수한 매트리스로 깔아줘서 밟으면 푹신한 거다. 초반에는 약간 중심잡기 힘들었는데 적응되니 괜찮더라. 덕분에 계단에서 구르고 맞아서 넘어질 때 전혀 위험하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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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야 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 딱 느낌이 오는 게 있다. ‘아, 이건 하고 싶다’ 이런 느낌 말이다. 그 다음은 감독님이랑 배우들이 어떻게 캐스팅되고 있는지를 본다. 그 조합이 잘 이뤄져야 영화가 잘 나오니까.
영화에 복귀하는데 시간이 걸린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나기가 힘들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배님들은 많은 영화에서 찾아주고 좋은 시나리오도 가는 반면 난 아직 그 정도의 수준이 안 된다.(웃음). 내가 고른다기보다 기회가 오지 않는 게 맞다.
주연은 아니더라도 개성 있는 조연 등 출연할 기회는 많지 않나.
당연히 주연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멀티 캐스팅하는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고, 분량이 적은 역할이라도 차근차근 밟아가고 싶다. 그럼 언젠가 선배님들처럼 유명한 감독님이 날 찾아주지 않을까.(웃음)
연기에 대한 갈망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영화 <태풍 태양>(2005). 다들 비슷한 또래가 출연해서 호흡도 잘 맞았고 아주 즐거웠다. 3개월 정도 항상 같은 시간에 모여서 운동하고 점심 먹고 또 연습했다. 그렇게 보내니 나중에는 정말 친해져서 촬영장에 들어가니 서로 너무 편하더라. 그렇게 오래 연습한 작품은 그 작품밖에 없다.
과거의 열정이 그립고 현재의 ‘나’에 대해선 약간 회의적인 느낌이 든다.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어 그런 거지, 현재에 막 회의적인 건 아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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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닌 거 같다. 아무래도 라인이 구축돼 있다보니 뚫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더라.(웃음)
술을 즐기는 편인가. 라인을 뚫으려면 필요할 거 같은데.(웃음)
친한 사람끼리는 잘 마시고 하는데 먼저 연락하고 부탁하고 이런 걸 잘 못한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해보려 한다. 아는 분이 감독님들이나 선배님들한테 연락해서 자주 만나라고 하더라. 불편하다고 안 하지 말고. 먼저 감독들이나 선배한테 전화해서 술 좀 사달라는데, ‘싫은데?’ 할 사람 없다고 하는 거다. 자연스럽고 적극적으로 연락하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게 돼있고, 그런 비즈니스도 필요하다고 하더라.
평소 선호하는 장르는.
액션과 스릴러를 좋아한다. <베를린>(2012) 같은 영화나 가이 리치 감독의 <스내치>(2000),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 등 액션이 가미된 작품이 좋다. 또,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 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판타지도 좋다
그럼 이번 작품이 액션이 가미돼서 선택한 것도 있겠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였다면 좀 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데 스릴러 요소도 있고 평소 좋아하는 액션도 포함돼서 더 좋았던 거 같다.
액션 스릴러는 요즘 가장 많이 제작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솔직히 영화 제작된다, 누군가 캐스팅됐다는 기사가 뜨면 ‘아, 나도 하고 싶다’ 이런 생각 많이 해봤다.
먼저 연락해서 하고 싶다는 표현을 한 적은 없나.
음, 이제부터 하려고 한다.(웃음) 매니저한테 ‘몰래 감독님과 미팅을 잡아, 그럼 몰래 가서 만나고 올게’ 이럴 계획이다. 무작정 가서 창피를 당하더라도 나 자신을 어필한다는 건 좋은 거고, 딱 그 작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다른 작품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지금이 ‘정체기’ 인가.
음,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 잠시 움츠리는 시기? 어릴 때는 뭣 모르고 덤벼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지금은 머리가 크다보니 더 계산을 하게 되고 생각도 많아진다. 그냥 앞 뒤 재지 말고 해야 되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엔 참 어리고 순수했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두 번째 도약을 해야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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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러던가.(웃음) 다들 커피를 좋아하니까 피곤해 보이면 내가 커피를 타서 주기도 하고 직접 만들어 가기도 했다. 요새 커피 기계가 워낙 좋으니까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마침 촬영장 근처에 정육점이 있더라. 원래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스타일이라 다이어트 중이었지만 그래도 고기 사와서 같이 구워먹고 했다.
주변을 살갑게 잘 챙기면서 생색은 안 내나 보다.
좀 그런 편이다. 내성적이다보니 드러내놓고 표현을 잘 못한다. 그래서 후배나 친구는 편한데 선배나 윗사람들이 특히 어렵기도 하다. 어릴 때는 무대공포증이라고 할까,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것 등 정말 힘들어 했다.
그렇게 내성적인 사람이 어떻게 배우가 됐나.
길거리 캐스팅 돼서 CF를 촬영하면서부터다. 처음 촬영하러 갔는데 낯설고 어색한데 너무 재밌는 거다. 솔직히 공부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 밤 새워 공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데 현장에서 첫날부터 밤 12시를 넘기는데 나만 생생한 거다. 신나고 재밌어서 뛰어다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심지어 ‘나의 천직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관객들에게 <목숨 건 연애>가 어떤 영화였으면 싶나.
즐겁게 보고 웃으면서 나갈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다소 유치하지만 웃음 요소도 많고 소중한 사람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개봉시기가 밀려서 지금까지 온 건데 어떻게 보면 12월이 오히려 적절한 거 같다. 무겁지 않은 얘기니까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가볍게 보기에 좋다. 나 개인적으론 영화를 보니 풋풋함이 느껴지더라.
‘록환’(천정명 분)은 현실적인 거 같으면서 판타지한 캐릭터다. 첫사랑 여자 친구의 말 한마디에 멀쩡한 직장을 때려 치고 경찰이 된다. 본인은 가능할까.
어, 나는 그럴 수 있을 거 같다. 록환의 그런 면에 많이 공감이 됐다.
배우를 그만두고 여자친구 집의 가업을 이으라 한다면?
할 수 있을 거 같다. 내가 또 그 분야에 소질이 있을 수 있는 거 아닌가. 배우로서 당연히 성공하고 싶고 앞으로도 쭉 연기하고 싶지만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게 두렵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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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운동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요리사. 사실 요리에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에 ‘집밥 백선생’을 보며 따라해보니 나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고 할까.
‘집밥 백선생’ 이나 ‘삼시세끼’에 한 번 가야겠다. 특별히 잘 하는 요리는.
(웃음) 이탈리아 요리 좋아한다. 한식도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 요번 ‘삼시세끼’에서 에릭형 너무 요리 잘하던데, 나도 준비해서 가면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요즘 기분 좋은 일이나 인상적인 일이 있다면.
큰 누나가 조카를 출산했다. 아직 아기라 말을 잘 못하는데 너무 귀여운 거다. 누나가 상해에 살아서 아주 가끔씩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보고 싶고 귀엽다.
음식 하는 게 재미있고, 아기도 귀엽다고 느끼다니, 결혼 할 때가 됐나보다.
원래 아기를 싫어했는데 조카라 그런지 너무 예쁘더라. 아는 형들이 조카를 그렇게 예뻐할 정도면 네 자식 낳으면 완전 빠져 살 거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결혼은 최대한 늦게 하라고 하던데.(웃음)
2016년 12월 23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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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김재윤 실장(Zstud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