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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진심! <해적: 도깨비 깃발> 배우 권상우
2022년 1월 27일 목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속편 <해적: 도깨비 깃발>은 사라진 왕실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모인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엉뚱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 ‘부흥수’ 역을 맡은 권상우의 묵직한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수려한 검술 액션을 선보인 권상우. 그의 액션 연기에 담긴 열정과 진심을 조금 더 들어본다.

설 연휴 직전 관객과 만나는데 소감이 어떤가.
많은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지 않나. 우리 영화를 기점으로 영화계가 부흥하고 많은 분들이 극장에 나와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남녀노소 다 같이 봐도 좋은 속시원한 영화인 만큼 잘 봐주셨으면 한다. (웃음)

이번 작품에서 목적을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 역을 맡았다. <탐정: 더 비기닝>(2015), <히트맨>(2020) 등 최근 얼마간 친근하고 코믹한 이미지로 관객을 찾아서인지 과묵하고 날 선 이미지가 낯설고도 인상적이더라. 의도적인 이미지 변신이었나.
처음엔 딱히 거창한 의도가 있진 않았다. 이렇게 규모가 큰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권상우라는 배우도 총각일 때는 액션도 많이 하고 멋있는 역할을 많이 하지 않았나. (웃음) <탐정: 더 비기닝>, <히트맨> 등 젊은 세대에게는 웃음과 감동이 있는 작품들로 주로 기억되고 있어 다시금 확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뜻깊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주연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캐릭터엔 항상 욕심이 난다. ‘부흥수’도 영화 안에서는 악역이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성공욕은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법이니까 (‘부흥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중요한 역할이지만 생각보다 분량이 많진 않다. (웃음)
분량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연기할 때 수월하더라. (웃음) 주인공들을 제압할 수 있는 포스를 보여주기 위해 매 컷 최대한 멋있게 나오려고 노력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전쟁터 장면이다. 굉장히 추운 날에 촬영했던 걸로 기억한다. 액션은 굉장히 격렬한데 아킬레스건이 파열돼서 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라 더 힘들었다. 그런데 나보다 다른 해적단 친구들이 더 고생했기 때문에 고생했다고 말 못 하겠더라. (웃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적었다는 정도? 어찌됐든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김정훈 감독과는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데.
감독과 배우가 호흡이 잘 맞으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현장이 잘 흘러간다. 김정훈 감독님과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전작을 같이 하면서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고 감독님의 내공을 믿었다. 서로 살갑게 굴고 일일이 이야기하고 챙기는 편은 아닌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다. (웃음) 이렇게 규모가 큰 영화의 연출자로 낙점된 걸 보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감독님의 역량을 알아보는구나 싶더라. (웃음) 이번 작품에서도 감독님이 내 캐릭터에 신경을 많이 써준 게 온몸으로 느껴져 감사할 따름이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촬영 현장에선 쓰나미나 해저 화산 폭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분명 까다로운 작업이었을 텐데 방향성을 잃지 않고 잘 하신 거 같다.

언론시사회에서 사극도, 악역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나의 새로운 면모를 보고, 또 관객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아! 권상우도 저런 역할이 되는구나’ 소리만 들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웃음)

액션 연기 베테랑인데도 검술 액션은 특히나 힘들었다고.
솔직히 맨몸 액션이 가장 편하다. (웃음) 몸이 기억하고 있고, 항상 기본적인 준비는 돼있으니까. 무엇보다 검을 사용할 땐 아무리 모조검이라고 해도 내 잘못으로 상대가 다칠 수 있고, 내가 잘해도 상대의 잘못으로 내가 다칠 수 있지 않나. 확실히 더 조심스럽고 까다로운 면이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부상을 입어 6바늘 정도 꿰맸는데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쳐서 크게 놀랐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액션의 정확도, 타격감, 스피디한 움직임까지 요즘은 관객들이 더 잘 알아본다. 배우가 열심히 노력하면 관객은 그걸 정확하게 캐치한다. 관객이 그런 걸 알아봐줄 때 배우 입장에서 희열이 대단하다. (웃음) 그래서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만반의 준비를 한다. 이번에도 촬영 2~3달 전부터 콘티도 열심히 숙지하고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준비했다. 촬영 당시 아킬레스건 파열로 깁스를 한 채로 연기했는데 요즘 깁스는 석고가 아니어서 촬영에 큰 무리는 없었지만 제작진에게 미안하고 스스로도 아쉽더라. 완성본을 보니 생각보다 티가 많이 안 나서 다행이었다. 감독님이 편집을 정말 잘해주신 거 같다. (웃음) 워낙 액션에 대한 애정이 크다보니 다치지 않았더라면 그보다 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40대인데 전과 같이 격렬한 액션이 버겁게 느껴지지는 않나. (웃음)
요즘 40대는 한창 나이다. (웃음) 게다가 전작들의 영향 때문인지 40대지만 중후함보단 아직 친근한 이미지가 강한 거 같다. 물론 가끔 체력이 예전과 같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땐 있다. 전엔 유산소 운동도 많이 했지만 다리를 다친 이후엔 최대한 조심하면서 운동하고 있다. 꾸준히 관리해서 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배우가 아닌 관객으로선 어떤 장르를 선호하나.
기본적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적당한 웃음이 있고 동시에 감동의 눈물도 흘릴 수 있는 그런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에 <어바웃 타임>을 다시 봤는데 순간순간 먹먹하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

20년간 계속 배우로 걸어왔는데 다른 일을 생각해본 적은 없나.
아직도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다! 힘들지만 그 힘듦조차 재밌다. (웃음) 재미있기 때문에 열정도 식지 않는다. 배우가 되기 전에도 거울을 보면서 혼자 연기하고는 했다. 실제로는 경험하지 못할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해보는 것도, 스크린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연기 말고 잘 하는 게 별로 없는 거 같기도 하다. (웃음)

그래도 힘든 점이 없진 않을 텐데.
대본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하다보면 스토리가 내 기대와 다르게 전개될 때도 있고 캐릭터 설정이 붕괴될 때도 있다. 그런 순간에 화가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건 배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 생각을 비울 때도 있다. 반대로 작품이 술술 풀릴 땐 신이 나서 일을 한다. (웃음).

곧 설 연휴인데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일단 내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면 거의 매일 극장에 도장을 찍는다. 특히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는 무조건 극장에 가서 직접 관객 반응을 체크한다. (웃음) 이번 작품에선 주연은 아니지만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똑같다.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이 합심해서 하나의 영화를 선보이는 건데 당연히 관객 반응이 궁금하지 않나. 그래서 이번 연휴에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다.

관객 반응에 예민한 편인가. 매번 긍정적인 반응만 있진 않을 텐데.
내가 아무리 잘해도 좋은 평가만 들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떠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그들로부터 호평을 듣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참고는 하겠지만 냉철하게 바라보고 거기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연기나 작품에 대한 평가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공백 없이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는 계획이 어떻게 되나.
가족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또다른 작품이 올해 개봉을 준비 중이다. 재미와 진정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라고 자부한다. 앞서 말했듯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 일상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아버지가 된 입장에서 자녀들이 나날이 커가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 하루에도 여러 번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돌려본다. 핸드폰에 온통 아이들 사진과 영상뿐이다. (웃음)

사진제공_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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