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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오빠 같은 ‘우석’을 슈퍼스타로 쏘아 올린 <선재 업고 튀어> 김혜윤 배우
2024년 6월 5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드라마 < SKY 캐슬 >로 백상예술대상(2019) 신인상 수상을 시작으로 영화 <불도저를 탄 소녀>로 청룡영화상(2022) 신인상까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신인상이란 신인상은 모두 휩쓸은 실력파 배우.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속 시간대를 넘나들며 ‘최애’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솔’역의 김혜윤이다. ‘남주 띄우기’와 ‘교복 차력쇼’로 명성이 자자한 그인데, 이번 작품에서 그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선재’ 변우석 배우의 매력을 온 세상에 알려 슈퍼스타 반열에 올렸고, 시청률을 무색하게 하는 신드롬급 화제를 일구어냈다. 일명 ‘멜로 눈깔’로 수많은 수범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 변우석에 대해 “친근하고 다정한 옆집 오빠 같아요. 가진 게 정말 많은 분이라, 언젠가 빛을 발할 터였고, 운 좋게 저와 함께한 작품에서 터진 거죠”라며 겸손함을 드러내는 김혜윤을 만났다. “점점 멀어지는 옆집 오빠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해맑게 웃는다.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웃음)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화제성만큼은 여느 대박 드라마 못지않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나만 잘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겠더라. 처음에는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솔’이나 내 이야기가 나올 때 간접적으로 느끼곤 한다. 시청률은 아예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많이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이시은 작가가 처음부터 당신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밝힌 대로 캐릭터에 착 달라붙었더라. 글을 읽으면서 ‘선재’ 역을 누가 맡을지 궁금했을 것 같다. 곁에서 지켜본 변우석 배우는 어떻든가.
솔은 서사가 많다면 선재는 외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 아닌가. 수영선수, 가수, 톱스타 같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해서 과연 누가 이걸 해낼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우석 오빠 캐스팅 소식을 듣고 ‘오, 오!’ 했었다. 리딩 때도 그렇고, 촬영하면서도 너무 잘해서 감탄했다. 현장에서 오빠는 굉장히 열정적이고 다정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옆집 오빠 같은 느낌? 물론 이런 옆집 오빠는 현실에서 극히 드물겠지만, 그만큼 친근하고 다감하다.

드라마 < SKY 캐슬 >(2018), <어쩌다 발견한 하루>(2019)에 이어 다시 교복을 입었다. 교복만 입으면 ‘날아다닌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성공 타율이 높은데 무슨 노하우라도?
한때는 그만 입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웃음) 지금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하이틴 같은 앳된 모습은 노력해도 안 될 것 아닌가. 좋은 작품에서 불러만 준다면,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또 입을 준비가 돼 있다. (웃음) 비결은…다른 건 모르겠고 그간 교복을 많이 입어서 굉장히 빨리 입고 벗을 수 있다는 것 정도, 탈착이 전광석화다.

남주(남자 주인공)를 돋보이게 하는 여주(여자 주인공)라는 말이 이전부터 있었지만, 이번은 정점에 달한 것 같다. 연기를 너무 잘하는 사랑스러운 솔이 덕분에 ‘선재’ 변우석 배우의 미모와 매력이 폭발했다는 평이다.
사실 솔이 사랑받을 수 있던 건(사랑받는 것 맞지요?) 글이 정말 좋아서다. 애드립은 거의 없고 글에 정말 세세하게 적혀 있어서 앞서 말했듯이 시나리오 대로만 따르면 성공할 거로 확신했다. 그리고 ‘빛나는 선재’에 내가 무언가를 보탰다기보다 오빠는 워낙 갖고 있는 게 많고, 그것들이 언젠가 빛을 발할 사람이었다. (나와) 함께한 작품에서 빛나서 오히려 내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또 그간 같이했던 분들의 성격이 너무 좋았다.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줘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가장 호흡이 좋았던 배우를 꼽는다면?
어려운 질문을! <선재 업고 튀어>가 현재 진행형이니, 선재로 하겠다. (웃음)

연기적으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또 이건 내가 봐도 잘 나왔다 하는 장면을 꼽는다면.
사실 스스로 연기에 만족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방송되는 걸 보면서 ‘저 때는 왜 저랬지’ 하는 부분이 많지만, 당시에는 최선이었다고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만족보다는 잘 잡아줬다고 생각되는 장면을 굳이 꼽자면, 선재가 솔을 처음 보고 반하는 장면이다. 솔이가 ‘아저씨~’ 하면 노란 우산 씌워주는 장면인데, 찍으면서는 잘 못 느꼈는데 사랑스럽게 잘 잡아 주신 것 같다.

그 장면이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던 강동원 배우의 <늑대의 유혹>(2004) 우산씬 이후 최고라는 평도 있다. (웃음)
그 장면 찍으면서 감독님이 계속 예뻐야 한다고 말씀하셨었다. 꼭 그 장면이 아니라도 <선재 업고 튀어>가 판타지 로맨스라 솔이 예쁘게 나와야 하는 장면이 많아 감독님, 카메라 감독님이 엄청 신경 써 주셨다. 우석 오빠가 키가 커 내가 올려 보다 보니 째려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서, 시선 처리에 특히 신경 써서 잡아주셨다.

솔과 실제 닮은 면과 다른 면이 있다면.
밝은 면이 닮았다. 원래도 밝은 성격이고, 심지어 집에 혼자 있을 때조차도 그렇다. (웃음) 다른 면은 솔은 나보다 훨씬 단단한 것 같다. 극 중 굉장히 힘든 사건과 사고가 많은데 이때마다 스스로 헤쳐 나가려 고군분투하지 않나. 내게는 부족한 면이라 솔을 연기하며 이런 의지를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단역부터 차곡차곡 밟아 주역까지, 지금의 자리에 왔는데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하다니 의외다.
밝은 성격이지만, 사실 힘들면 자책하기도 하고 때때로 동굴에 들어가기도 했었다. 배우의 꿈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특히 그랬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했지만 도대체 배우라는 직업은 어떻게 되는 건가 싶고, 주변에 잘 되는 친구들 보며 달리기 경주에서 나만 넘어진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일으켜 준 건 친구들이었다. ‘사람마다 다 때가 있다고, 너는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격려와 용기주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솔은 혼자 잘 극복해 나가니 더 단단해 보였던 것 같다.

긴 무명 시기를 거쳐 유명해지고 나서도 여전히 한결같다고, 주변의 평이 좋더라.
평이 좋은지 몰랐는데…칭찬은 부끄럽지만, 받는 건 좋아 한다.(웃음) 단역 하던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 이 시간은 오지 않았을 거다. 당시 나는 언제 (캐릭터) 이름이 생길까, 매화 나올 수 없을까 고민했지만 말이다. 그때 배운 것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더해져서 오늘이 있다는 생각이다.

설렘주의보! 연애 세포를 자극한다는 말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설렌 장면을 꼽는다면. 또 어려웠던 장면은.
버스에서 화장실이 급해 난처한 솔을 위해 선재가 대신 배가 아프다고 나서서 버스를 세워주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제일 설렌다. 솔이 곤란한 상황인 걸 알고 먼저 나서주는 모습이 듬직하더라. 힘든 장면은 ‘태성’(송건희)의 생일 파티 때 튼 ‘태성 좋아~’ 하며 춤추는 영상을 찍을 때였다. 감독님이 보내 주신 참고 영상을 보고 내 나름대로 안무를 짜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춤추는 걸 좋아하지만, 잘 추지 못해서!

현실에서 선재 같은 남친이 있다면. 또 ‘태성’(송건희)과 선재 중 선택의 상황이 온다면 누구를 택할까. (웃음)
선재는 인터넷(웹) 소설에 나오는 모든 걸 다 가진 캐릭터 아닌가. 운동부 에이스, 톱스타 거기다 순정 직진남인데 마다할 사람 있을까, 너무 좋지! 태성과 선재 중 한 명이라, 너무 고르기 어렵다. 인터넷 얼짱, 쇼핑몰 모델, 츤데레인 태성인데, 내가 10대라면 태성 같은 남자를 좋아할 수도. 그런데 성인이 되서는 선재가 좋을 것 같다. 딱 반반 섞으면 좋겠구먼! (웃음)

실제 김혜윤의 첫사랑은 어땠을까.
지금 생각하면 (아니지만) 당시 혜윤은 정말 좋아했으니. (웃음) 씁쓸하지만 아련한 추억이다. 좋아하는 상대를 위해 모든 걸 걸었던 그때의 내 모습이 신기하고 (나르시시스트는 아니지만) 사랑스럽고 좋은 것 같다. 지금은 예전처럼 다 내던지지는 못할 것 같고 점점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지만, 언젠가 다시 연애하지 않을까!

<선재 업고 튀어> 메이킹 필름이 공개될 때마다 변우석 배우와 너무 친하다고, 실제 사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 또 현실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도 많은데…
그만큼 케미가 좋다고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뿐이다. 요즘 멀리 떠나가는 선재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무슨 말이냐면 옆집 오빠가 너무 잘 돼서 내 손이 닿지 않는 경지라고 할지! 점점 멀어지는 오빠의 뒷모습이다. (feat 브라운아이즈 ‘점점’) (웃음)

솔은 선재의 말 한마디에 살아갈 힘을 얻지 않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의 반응이나 말이 있다면.
솔직히 솔처럼 누군가를 덕질한 적이 없어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제일 많이 떠올린 분들이 내 팬들이다. 나에게 편지를 주거나 할 때 그 떨리는 마음이 느껴졌었거든. 그 중 기억에 남는 편지는, ‘나(김혜윤)를 너무 사랑하지만 자기의 사랑이 (내가 받는 사랑 중) 제일 작은 사랑이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다면.
공포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만, 아직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 배우로서 내가 어디까지 연기할 수 있는지, 내 한계가 어디일지 매 작품마다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걸 연기로 실현하고 있을 때 짜릿함을 느끼고, 그래서 안 해본 캐릭터를 할 때 설레고 긴장되고 한다. 내가 앞으로 어떨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스스로 궁금하고 기대돼서 어떤 한계를 짓지 않으려 한다.

김혜윤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한 단어로 표현하려니 어렵다. 이번에 너무 기분 좋았던 댓글 중 하나가 ‘김혜윤 아니었으면 안 됐다’는 거였다. 이걸 굳이 표현하자면 ‘대체불가’? 같다.


사진제공. 아티스트 컴퍼니

2024년 6월 5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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