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닮은 점요? 엄마를 끔찍하게 사랑한다는 거요!”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에서 엄마(배두나) 바라기 아들 ‘지훈’으로 시청자를 찾은 배우 로몬의 명쾌한 답변이다. 이 시리즈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다섯 식구가 외부의 적과 맞서면서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판타지 드라마. 독특한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로몬은 극 중 천재 해커로 분해 은또(은은한 또라이)의 면면을 선보인다. 해커를 연기하기 위해 유튜브 등 관련 자료나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는 로몬, 사실 자신은 컴퓨터를 굉장히 못 다룬다고 털어놓는다.
<가족계획>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다섯 명이(할아버지, 엄마, 아빠, 아들, 딸)이 어떤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향해 서로 뭉치는 과정에서 가족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악당을 응징하는 키워드는 많지만, 위험한 상황이 와도 가족들이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갈 것 같다. 촬영하면서 가족애를 많이 느꼈고, 엄마와 아빠에게 새삼 너무 감사하더라.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었다.
색다른 소재와 풀어나간 방식이 흥미롭다는 평이 많다. 반응을 좀 살펴보고 있는지,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지금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라 많이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회사나 주위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구체적으로는 ‘지훈’이 옥상에서 일진 친구 손을 무는 장면을 꼽더라. 그 씬을 찍을 때 바로 전 장면에서 ‘개(犬)가 뭘 물었다나 뭐라나’ 이런 대사가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강아지처럼 보이도록 물었던 것 같다. (웃음)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에 촬영한 작품이라고. 극본을 받고 첫 느낌이 어땠나.
처음에 3화까지 대본을 받은 걸로 기억하는데 읽으면서 되게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배두나, 류승범 선배님의 출연 소식까지 들어서 지훈을 연기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좋았다. 운이 좋게도 캐스팅되었고 감사한 마음에 더욱더 열정적으로 임했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지훈의 어느 면이 매력적이든가.
다섯 구성원 중 제일 알 수 없는 캐릭터였다. 여러 면이 있는데 과연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지 모르겠는 거다. 엄마바라기라고 하지만, 엄마가 브레인해킹하는 잔인한 장면을 보면서도 놀라기는커녕 웃고 있다든지, 엄마가 저걸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걸 보면서 평범한 친구는 아니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지훈이라는 인물은 가족 중 가장 강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고, 그래서 엄마의 브레인해킹에 놀라기보다 그 기술에 더욱더 관심이 크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잔인한 장면은 잘 못 보는 편이지만, 지훈은 그렇지 않으니 상황에 집중하며 잘 견디어 냈다! (웃음)
지훈의 ‘은또’, 은은한 또라이라는 컨셉에 맞는 표정은 어떻게 잡아나갔는지.
대체로 집과 직장에서의 모습이 다르듯이 지훈 역시 학교와 집에서의 모습이 다르고, 이에 집중해서 차별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가 어느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지, 이 점에 주목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반전의 모습이 꽤 많거든. (웃음) 간혹 지훈이 사이코패스는 아닌지 궁금해하는 분도 있는데 맞다, 아니다의 영역은 아니고 독특한 면이 있는 친구가 아닐까 한다. 나 역시 하나의 키워드에 꽂히기보다는 상황 상황에 맞춰서 연기했었다.
추적을 피해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가족인데, 지훈은 천재 해커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했나.
해킹의 경우 유튜브 같은 영상을 많이 참고했고, 외형적으로는 7킬로 정도 감량했었다. 운동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서만 있을 것 같은 이미지라 당시 탄수화물은 거의 먹지 않고 고기와 야채 위주로 식단 조절했다. 연기적으로는 가족과 그들이 놓인 상황을 관찰하려고 노력했다. 지훈은 알게 모르게 눈치를 보고 또 눈치가 되게 빠른 친구라, 각기 인물들을 어떤 식으로 자극하면 자기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 잘 아는 영리한 친구다. 그래서 관찰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었다.
이전 작인 디즈니+ <3인칭 복수>에서는 벌크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감량을? 가볍게 묻자면 어느 편이 좀 더 수월하던가. (웃음)
개인적으로 감량이 더 쉬운 것 같다. 몸을 만들려면 시간을 들여 운동하고 또 거기에 맞춰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촬영하다 보면 이런 루틴을 지키기 힘들 때가 많다. 계획적인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지키지 못할 때 오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이런 면에서 감량이 좀 더 편했던 것 같다. 이번엔 살을 무작정 먹지 않고 빼기보다 근육을 줄이기 위해 달리기를 많이 했었다.
지훈과 가장 닮은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을 꼽는다면. (웃음)
엄마를 끔찍하게 사랑한다는 점은 꼭 닮았다. 하지만 지훈과 달리 나는 컴퓨터를 굉장히 잘 못 다룬다. (웃음)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3인칭 복수> 등에서는 또래 배우와 함께했다면, 이번에는 선후배들과 나란히 했는데 어땠는지.
또래 친구들과도 좋지만, 이번 선배님과 함께 한 현장이 아주 좋았고 편했었고 많이 의지했었다. 무엇보다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때 선배님들과 이야기하면 금방 해결되는 부분이 좋았다. 또 바로 곁에서 선배님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 역시 값진 경험이었다.
극 중 엄마, 아빠인 배두나, 류승범 두 선배의 칭찬이 자자하던데. (웃음)
촬영 들어가기 전 설렘도 가득했지만, 그만큼 긴장도 많이 했었다. 한달전부터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할 정도였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두나 선배님은 긴장하지 말라고, 승범 선배님과 백윤식 선생님은 지금 잘하고 있다며 너무 잘 대해 주셨다. 특히 두나 선배님은 너무 친절하고 현장에서도 스탭과 우리를 위한 간식 등 이런 저것 많이 챙기셨다. 엄마였다가 ‘컷’ 하면 유니크하고 멋진 누나가 된다고 할지. (웃음) 촬영 외적으로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었다. 일상적인 이야기 혹은 신인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물으면 두 선배님은 ‘최대한 즐기라’고, 백윤식 선생님은 ‘모든 답은 대본에 있다’고 하셨었다. 이 말씀이 크게 와닿아서 집에 가서 대본을 다시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난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정말 많았는데, 꼭 하나를 꼽는다면 류승범 선배의 액션 장면을 찍을 때였다. 개인적으로도 액션 장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지켜보면서 ‘저게 액션이구나’ 싶더라. 너무 행복했고 감격스러웠다. 무언가 나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욕심나기도 했겠지만, 완전히 어나더 레벨이라 그냥 경이로울뿐이었다. 선배님이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부르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래도 문자 보내고 할 때는 ‘형님, 잘 지내십니까’ 이렇게 보내곤 했었다. (웃음)
이번 <가족계획>도 그렇고 고등학생 역할을 많이 했다. 교복이 잘 어울리는데 앞으로는 어떨까.
<3인칭 복수> 하면서 교복은 마지막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입게 되어 좋았다. 내게 교복이란 설렘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캐릭터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같은 교복을 입었다 해도 캐릭터가 다르니까, 시청자가 고등학생으로 받아들여 주실 때까지 기회가 된다면 계속 입고 싶은 바람이다.
<가족계획>의 매력을 어필한다면.
정말 유니크하면서 연기를 잘하시는,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나온다는 점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활약이 많다. 지훈이가 과연 정말 싸움을 못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지켜봐 주시길!
차기작 소개를 부탁한다.
김혜윤 배우와 함께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을 촬영 중이다.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남자를 멀리하는 괴짜 여우와 자기애가 넘치는 세계적인 스타 축구 선수의 혐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한창 촬영 중으로, 2025년에 인사드릴 것 같다.
사진제공. 쿠팡플레이
2025년 1월 3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