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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쭐하게도 겸손하게도 만든 작품”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3> 황동혁 감독
2025년 7월 14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매순간 다 기억에 남지만, 기훈이 기둥에서 떨어지던 날의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6년여 시간을 바쳐 <오징어 게임> 시리즈라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 황동혁 감독의 말이다. ‘기훈’(이정재)은 엔딩에서 자신들을 유리창 넘어 지켜보는 VIP들에게 ‘우리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이라는 말을 남기는데, 황 감독은 사람은 뒤에 어떤 말을 이어가고 싶었을까. 말이 아닌 기훈의 행동으로 보여주었다는 황동혁 감독을 만났다. 그에게 <오징어 게임>은 한때는 우쭐하게도 하고, 한편으로는 겸손하게 만든 작품이다. 경쟁, 성장, 좀 더 가지려는 욕심 등을 멈추고 기성세대들이 미래세대에 좀 더 나은 미래를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 황 감독이 <오징어 게임> 시즌2~3을 기획하면서부터 전하고 싶은 이야기다.

(*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리즈를 시청한 분들만 보시길 바랍니다.)

반응을 좀 찾아보고 있나. 이번에도 호불호가 세게 갈리는 양상이다. (웃음)
그간 해외 프로모션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한 달간 거의 잠을 못 잤다. 덕분에 몸이 좀 좋지 않아 병원 다니며 치료받느라 일일이 찾아보지 못하고 있다. 최대한 일부러 안 본 것도 있고. (웃음) 시즌1은 기대감 없이 봤다면 시즌2와 3은 각자의 기대감이 형성된 터라,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도 다를 터이다. 메시지를 중시하는 분도 또 게임 위주의 진행을 바라는 분도 있고, 그리고 애정하는 캐릭터의 안녕을 바라는 분도 있을 터라, 호와 불호의 반응 모두 이해가 간다.

해외 평점 사이트도 그렇고 유난히 평단과 관객 사이의 온도차가 큰데 이유가 무얼까.
좀 점에 말했듯이 극이 철학적으로 파고드느냐 장르적으로 파고드느냐에 따라 느끼고 받아들이는 양상이 다른 것 같다. 시청자는 특정 배우나 캐릭터의 팬들이 많아서 그에 따른 기대감이 큰만큼, 원하는 캐릭터에 대해 기대하는 결말이 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퇴장하기도 해서, 아마도 이 부분에서 제일 온도차가 크지 않을까 한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결말을 구상했던 건가.
사실 처음 시즌2를 구상할 때는 막연한 해피엔딩을 생각했었다. ‘기훈’(이정재)이 미국에 딸을 만나러 가는 엔딩이었다가 집필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 작품의 목적, 그러니까 기훈의 여정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지 생각해 본 결과다. 개인적으로 세상은 점점 살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 불평등, 전쟁의 위기, 환경 문제, 자국 이기주의 같은 문제는 더욱더 심화되었지 않나. 젊은세대가 희망을 잃어가는 시류에서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 그들이 좀 더 가진 것을 나누고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말에서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아기를 위한 기훈의 희생을 통해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몇몇 장면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특히 ‘금자’(강애심)가 아들(양동근)을 죽이는 상황이 그렇다.
아들을 죽이려 했다기보다 ‘준희’(조유리)와 아기를 죽이려는 아들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행동으로 막아선 것이다. 잘 보면 오른쪽 어깨부분을 찌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아들의 의도를 저지하려 하는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라 하겠다.

최후의 순간에 ‘명기’(임시완)와 아기가 남는다면, 명기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아기를 던지려 하는데 결국에는 아기를 위해 희생한다와 그렇지 않다로 의견이 갈리더라.
아기를 던지려고 했던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명기라는 캐릭터는 인간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는 인물이고, 스스로 계속 이기적인 선택을 이어온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도시락이라는 인물이 살아 있어서 함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면, 세 사람(기훈, 명기, 아기)이 같이 생존할 수 있겠지만, 도시락이 스스로 몸을 던진 상황이 되었지 않나. 셋이 함께 간다면 기훈이 자기를 죽일 거로 확신하는지라, 살 수 있는 방법은 기훈을 건너지 못하게 하는 것뿐이다. 떨어뜨릴 한명이 필요하다면 아마도 아기를 택했을 거다. 인지부조화의 끝에서는 아마도 ‘이건 내 아이가 아니야, 아닐지도 몰라’ 같은 생각을 하며 스스로 합리화하지 않았을까. 인간의 최악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게임 참가자 중 임산부 설정을 넣은 까닭은. 이 또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까.
아기라는 미래세대와 인간의 양심이라는 심볼이 필요해서 처음부터 가져간 설정이었다. 마지막 기훈의 선택은 부성이나 모성이라기보다 윗세대는 다음 세대의 부모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요즘에는 여러모로 10대나 20대가 거의 희망을 품지 못하는 세대라고 하지 않나. 평생직장은 꿈도 꾸지 못하는 데다 최초로 부모세대보다 못 사는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부모 세대 그러니까 기성세대 입장에서 그들이 누리던 걸 양보 없이 계속 누리려 한다면 미래세대는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거다. 윗세대가 좀 더 나누고 힘을 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훈의 선택은 이미 가진 사람의 희생이라는 상징 같은 느낌을 주려 했다.

무당 ‘용궁선녀’(채국희)도 눈에 띄는 캐릭터 중 하나인데, 생각보다 두드러진 활약은 없는 것 같다. (웃음)
무당 캐릭터는 사실 시즌1의 ‘한미녀’(김주령)처럼 돌아이 같은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는 인물이다. 한국사회에서 무속과 무당은 상당히 일상과 밀접한 관계에 있지 않나. 대통령실조차도 영향을 받는다고 하고, 또 이번에 히트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도 샤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듯이 언젠가 한번 등장시키고 싶었다. 용궁선녀는 신기가 있다가 떨어진 사람인데,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된 부분도 있다. 예전에 할머니가 집을 방문한 무당에게 ‘집터가 이상하다’는 말에 속아서 굿을 해 조금씩 모아 온 용돈을 뜯긴 적이 있거든. (웃음) 불길한 징조를 알려주거나 예언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묘한 재미가 있겠다 싶었다.

시즌3은 프론트맨(이병헌)과 기훈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대결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기훈이 프론트맨에게 가지는 감정은 ‘타도해야 할 대상’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감정이라면, 프론트맨은 기훈에게 여러 층위의 감정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인호, 그러니까 프론트맨은 원래 경찰이었다가 비리로 잘린 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뇌물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경찰에서 불명예 퇴직했다. 누구보다도 정의로운 인물에서 어둠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는데, 이 간극에서 오는 인지부조화와 부끄럼이 강하다고 하겠다. 기훈의 행동을 보면서 일종의 열등감을 느꼈을 거다. 어떻게든 기훈을 타락시키고 무릎을 꿇리고 싶은 마음에 과거 자신이 그랬듯이 기훈에게도 몰래 칼을 주고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우승하도록 종용하지 않나.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기훈이 자기의 테스트를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있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자신의 시험을 통과하기를 말이지. 기훈의 최후를 보면서는 약간의 리스펙트하는 마음도 생겼을 테고, 그래서 아이를 끝까지 챙기고, LA로 가서 기훈의 딸에게 부고를 전한다. 기훈의 상징적인 옷인 456번이 적힌 츄리닝을 그 모습 그대로 전하는 것 역시 나름의 리스펙트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프론트맨이 그들의 건물을 스스로 폭발시키는 행위 역시 기훈의 승리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시즌2와 3에서 ‘준호’(위하준)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시선이 많다. 나중에 형을 만나서 고작 한마디 하는 것이 다 아닌가.
사실 후반부 어느 순간에 준호가 도착해서 기훈에 합세해 게임을 끝내는 경우도 염두에 뒀는데, 방향을 바꿔서 늦게 도착하는 방향으로 가져갔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형 ‘인호’와 한번은 대면하게 하고 싶었다. 인호가 안고 있는 아기, 다시 말해 우승자의 존재를 준호가 확인하고, 그 아기를 형이 데려가는 것을 보게 하고 싶었다. 이는 나중에 인호가 아기를 누군가에게 맡겼으면 했고, 그 적임자로 준호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인호에게 있어 준호는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고, 그가 456억 원이라는 돈을 허투루 쓰지 않을 걸 잘 아니까. 때문에 인호가 준호에게 아기를 맡기는 선택과 이어지도록 준호가 게임이 다 끝나고 나서 도착하도록 한 거다.

시즌2에서 쿠데타를 계획하는 기훈의 결정도 그렇고, 기훈 캐릭터 자체가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주인공인데 말이다.
<오징어 게임> 자체가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프론트맨 역시 비웃지 않나. ‘영웅놀이는 재미있었냐’고. 기훈은 특별한 능력도 없고 영웅적인 인물도 아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우직하게 아기를 살리는 것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려면 한두 명의 솔선수범이 아닌, 다수의 일반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기훈’이라 하겠다. 지금도 점점 세상이 살기 어려워진다는 걸 체감한다. 기부금도 점차 줄어든다는 기사가 나오고, 불경기와 불황이 세상을 휩쓸고, 빈 상가가 즐비하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는 와중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600억 원을 넘게 들여서 베니스에서 결혼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니…(쓴웃음) 흔히 밤이 깊을수록 작은 불빛이 크게 보인다는 말처럼, 점점 인물들이 다크해지고 인간성이 말살되는 세상에서 마지막 불꽃을 길어 올리는 기훈의 모습을 통해 일말의 희망을 보이고자 했다.

시즌3까지 대장정의 주역인 이정재와의 호흡은. 곁에서 지켜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456번 성기훈은 <오징어 게임>의 상징이자 약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시즌1에서 한없이 루저 같고 바보스러웠다면 점점 자기안의 인간애를 찾아가는 인물이다. 시즌2와 3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깨닫고 변해가는 인물인데 이러한 변화를 이정재 배우가 너무 열정적으로 잘 표현해주었다. 시즌2와 3을 거의 1년간 촬영했는데, 퀭해져 가는 그 모습을 표현하느라 그동안 찐 채소만 드시고 살았다. 뒤로 갈수록 피폐해지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도록 극한의 다이어트를 유지하는 걸 보면서 정말 존경스러웠다. 식단 조절을 하느라 우리와 같이 밥도 같이 안 먹고 차에서 따로 식사할 정도였다. 덕분에 시즌1 때는 술자리도 갖곤 했는데, 시즌2와 3를 할 때는 식사 한 번, 술자리 한 번 못 가졌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임해 주었기 때문에 나에게나 <오징어 게임>에나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시즌1부터 3까지 여러 게임이 등장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인지.
<오징어 게임>을 상징하는 게임은 마지막 게임이 아닌가 한다. 이 이야기는 약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게임은 공사장에 서 있는 기둥위에서 오징어게임을 하는데, 이 기둥은 무너져 가는 건물을 의미한다. 이 기둥위에서 약자를 한 명씩 떨어뜨리는 게임은 그 자체로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이 아닐까 한다. 그다음으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영희는 등장부터 충격적이지 않나. 세 번째는 달고나 게임이다. 기훈이 달고나 뒷면을 핥아 성공시킨 방식은 내 경험에서 나온 거다. 어릴 때 그렇게 했었거든. (웃음)

시즌1은 8화, 시즌2와 3은 7화씩 모두 22화의 에피소드를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너무너무 긴 여정이라 힘들었다. 찍으면서도 조금씩 고치기도 했다. 배우들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보여주는 영감이 있어서, 이를 반영하다 보니 촬영하면서도 계속 썼던 것 같다. 덕분에 촬영 끝내고 쉬어야 하는데 글을 또 쓰다 보니까 전혀 쉬지 못했다. 뒤로 갈수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웃음) 처음 버전에서는 ‘민수’(이다윗)와 ‘남규’(노재원)의 죽는 순서가 달랐었다. 이처럼 배우를 캐스팅하고 디테일을 만들어 가면서 바뀐 부분이 꽤 있다.

지난 6년을 돌이켜 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매순간 다 기억에 남지만, 기훈이 기둥에서 떨어지던 날의 촬영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기훈의 선택과 그때 기훈의 표정이, 그간 봤던 그 어떤 표정보다도 잊을 수 없다. 또 ‘우린 말이 아니야, 사람은…’ 하는 대사도 그렇고. 이정재 배우가 마지막 엔딩에 너무 최선을 다해줬다. 그 장면을 촬영하며 ‘이젠 끝이구나’ 싶었다. 또 촬영이 끝난 후 시즌2와 3을 통틀어서 처음으로 저녁을 함께 먹으며 가볍게 한잔했던 기억이 난다. 후속 시즌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기훈의 여정을 통해 진행된 이야기라, 기훈의 선택을 보면 알겠지만 더 이상의 후속 시즌은 없다는 생각이다.

기훈의 ‘사람은… ‘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다음에 이어질 말은 무얼까.
나도 그 뒷말을 고민했었다. 인간은 참 종잡기 힘든 존재라는 생각이다. 인류애가 넘치는 반면 또 지극히 추악하기도 하다. 그 대사를 통해서 우리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 뒷말은 기훈이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경쟁, 성장, 더 가지려는 욕망을 멈추고, 자신의 것을 나누어서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프론트맨의 스핀오프는 어떤가.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도 있는데.
기훈이 죽은 마당에 그 뒷얘기를 이어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톤으로 스핀오프를 만든다면 흥미로울 것 같았다. 최이사(전석호)가 박선장(오달수)의 집을 뒤질 때 보면, 벽에 딱지맨(공유)과 프론트맨이 함께 찍은 사진도 있고, 또 박선장과 인호가 같이 찍은 사진도 있다. 그들이 언제 어떻게 해서 이 사진들을 찍게 되었는지, 시즌1과 시즌2와 3 사이의 이야기를 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해 봤다. 박선장, 딱지맨, 프론트맨, 목소리로만 등장하는 연설가면 등 이들이 현실에서 어떤 사람인지, 또 관계성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말이다. 메시지 같은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팬들을 위해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마지막에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녀로 등장하는데, 오징어게임 미국판을 위한 포석인 건가.
그렇진 않다. 사실 처음에는 기훈이 살아서 딸을 보러 갔다가 또 다른 리쿠르트를 만났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기훈이 그렇게 된 마당에, 그녀가 의미하는 건, 기훈으로 인해 그들의 세계가 작은 흠집은 났을지언정 여전히 그 시스템은 공고하다는 걸 보여준 거다.

미국판 ‘오징어 게임’을 (당신이) 이미 만들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웃음) 그리고 향후 할리우드에서 작품 제안이 온다면?
전혀 근거 없는 루머다. 미국판 ‘오징어 게임’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영화 <세븐>(1995) 때부터 좋아해서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것 같아 기대 중이다. 할리우드에서 제안이 오고 있기는 한데, 지금은 건강 관리가 우선이다. 원래 62kg에서 59kg까지 빠져서 충격받았다. (웃음) 몸을 먼저 회복해 정상적인 리듬을 찾고, 제안들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려 한다.

시즌1이 끝난 후 극장용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극장용 영화로 하려고 보던 작품이 있는데 요즘에 극장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겁이 난다. 결국 흥행해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히지 말아야 하는데 내가 그럴 수 있을지 자신감이 떨어졌다. 업계 사람들은 간혹 ‘황동혁이 한번 해봐라’ 하지만, 오히려 ‘황동혁이 해도 안되네’ 이런 생각을 줄 수도 있는지라. 지금은 완전히 마음을 비워 놓고 새롭게 점검해 보려 한다. 재충전하며 앞으로 무엇을 만들지 생각해볼 계획이다.

<오징어 게임>을 만들면서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했을 것 같다. (웃음)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시즌1이 금요일에 공개됐는데 토, 일요일 한국 언론평이 대부분 안 좋게 나왔었다.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웃음) 그런데 월요일부터 팬들 반응이 오고, 뷰수도 상승하고 하면서 미국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한국 반응도 바뀌고... 전 세계 1위에 오르며 신드롬이란 말을 들었는데 그 일주일이 너무 정신없이 돌아가서 스스로 꼬집어 보기도 했었다. 너무 드라마틱한 변화라 사실인지 긴가민가하더라. 생각지도 못한 에미상도 받고 말이지. 비판받으면 좌절하고 칭찬받으면 행복해하다가 (웃음) 작품의 메시지를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성기훈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한 물음이 나에게도 반영된 셈이다. 특히 시즌2와 3을 만들면서는 자기 성찰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한때는 우쭐하게도 만들었으나 한편으로는 겸손하게 만든 작품이라, 이런 의미에서 고마운 작품이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2025년 7월 14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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