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를 아는 사람들은 또 자랑이라며 비웃거나 혹자는 짜증난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이럴 때 이 직업을 좋아하게 된다.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거창하게 나가는고. 허니 이번 인터뷰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역전의 명수>의 홍보를 위해 힘든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던 윤소이는 사실 현재 중국에서 <무영검>의 촬영을 하고 있어 인터뷰를 잡기가 힘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를 잡았는데 마침 운 좋게도 마지막 인터뷰였다. 보통 마지막 인터뷰는 힘내자는 분위기로 잘 풀린다는 속설이 있다. <주먹이 운다> 인터뷰 때도 단 20분이였지만 엄청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이유도 비슷하다. 거기에 더욱 큰 행운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하는 디너 인터뷰 컨셉이었다. 이것은 한 등치하는 기자의 외모를 영화사에서 미리 인지한 이유였을 것이다.
인터뷰는 잘 풀렸고 예상보다 솔직한 그녀는 요구대로 편하게 이야기하듯 맞추어 주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정리를 하고 있는 기자에게 그녀는 다가와 식사를 마저 끝내자고 제의 했다. 이렇게 갑작스런 그녀와의 저녁 만찬은 이루어졌다. 취재진도 영화 관계자들도 모두들 멀리 덜어진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기자와 윤소이는 단둘이 마주앉아 인터뷰에서 나누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윤소이(이하 윤): 안녕하세요. 앞에 인터뷰 하신 기자분이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좀 늦었어요. 죄송해요.
최동규 기자(이하 최): 아니에요. 많이 늦지도 않았는걸요. 방가워요. 제가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무척이나 좋아해요. 이렇게 만나게 돼서 기쁘네요. 마지막 인터뷰니 힘을 내시고 제가 오늘 잡은 인터뷰 컨셉은 '편함'이에요.
윤: 그래도 되요? 카메라까지 있는데?
윤: 그럼 저야 좋죠.(갑자기 두리번거리며) 어? 전 포크가 없어요. 이상하다.
최: 접시 밑에 숨었네요.
윤: 이런 처음부터 너무 편한 상태가 되어버렸네요. (영화사 관계자를 바라보며) 잘 먹겠습니다. 이런 근데 저희만 먹나요?
매니저: 우리도 시켰어요.
최: 생각보다 성격이 밝아 보이네요.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슬픔을 간직한 무언가 절제된 느낌을 보여주었거든요?
윤: 이번에 맡았던 역할이 상당히 부유한집 딸이었어요. 근데 어떠한 계기로 집안이 몰락하고 그러면서 음모에 쌓이게 되니 또 남자친구로부터도 버림을 받고 그러다가 복수를 결심을 결심하게 되니까 아무래도 가슴속에 그 슬픔을 담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 생활이 힘들다보니 그런 모습들이 필요했고 그렇게 표현을 한 거죠. 강하지만 가슴에 무언가 응어리가 있는 캐릭터
윤: 제가 맡은 오순희라는 인물이 영화 중반까지는 복수를 원하고 다하고 나면 자살하려는 마음을 가진 이 세상에 미련이 없는 친군데 명수를 만나게 되면서 명수로 하여금 미련이 있고 이세상이 가진 아름다움을 보게 되고 그래서 좋아지는...
최: 마지막 엔딩에 쌍둥이를 낳은 걸로 되어있는데 참 재미있는 설정이에요.
윤: 쌍둥이는 쌍둥이를 잘 낳는다고 그러잖아요. 원래 유전이라고 그래서 그런 컨셉으로 영화를 풀어봤어요.
최: 무대인사에서 보니까 의외로 수줍음이 많은 것 같던데요. 원래 성격은 어때요?
윤: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죠. (웃으며) 지금처럼 친해지면 활발한 성격인데 초반에 낮을 많이 가려요. 이번에도 정준호 선배님이 처음에 친해지자고 현장에서 노래를 그렇게 시켰어요. (정준호의 말투를 흉내 내며) 노래하나 해봐라. 이러는 거예요. 사실 10년 넘게 차이가 나거든요. 자꾸 와서 노래한번 해봐라. 요즘노래 뭐가 있냐? 노래하나 해봐라. 또 와서는 웃겨봐라. 이러시고 어휴 정말...
최: 근데 영화 속에서는 정준호씨를 괴롭히는 역할이잖아요.
윤: 음... 그렇죠 뭐 괴롭히는 거죠?(장난스런 모습으로) 저의 복수의 계획에 끌어드리는 거죠.
최: 현장에서 슛 들어가면 소이씨가 ‘넌 죽었어.'하고 괴롭히는 그런 마음도 들었겠는데요? ^^
윤: 푸하하하. 정말 딱이다. 영화에서 제가 막 노래시키고 그런 장면도 있었거든요.
윤: 저는 솔직히 흥행이야...흥행이 되면 좋겠죠. 당연히...제 영화를 정말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 하겠지만 흥행이 꼭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이번 영화의 경우도 저희가 행복하게 즐겁게 만들었고 즐거운 영화가 나왔으니 흥행이 되지 않더라도 관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돌아가셨으면 저도 만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 소이씨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때요 맞나요?
윤: 예. 맞아요. 살이 안찌는 체질이에요. 여성분들이 많이 싫어하시는데 진짜 안찌는 체질이고 거기다가 또 잘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최: 남자인 저도 갑자기 막 화가 나려고 하는데요. 보시다시피 저도 한 덩치 하는지라... 그래도 너무 잘 빠지면 그것도 고민일 것 같은데 평소 몸매관리는 어떻게 해요?
윤: 너무 많이 빠지면 너무 말라서 또 멋이 없어요. 그래서 많이 먹고 많이 자고 시간이 되면 헬스를 해요. 근데 유산소 운동을 하지는 않고 그러면 살이 더 빠져서 그냥 헬스를 해요 근육을 키워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최: 근데 이 기사 나가면 많은 여성분들이 화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윤: 진짜 많이들 이런 이야기 들으면 싫어들 하세요. 전에도 몇 번 이런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싫어하세요.
윤: 몸매 중에 팔다리가 무지 긴 편이에요. 특히 다리가 키에 비해서도 굉장히 길어요. 그래서 팔다리가 길어서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느낌이 나는 거 같아요.
최: 이번 캐릭터가 소이씨의 매력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나요?
윤: 그게 전작의 캐릭터가 기존의 영화나 방송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많이들 좋아해 주신 거 같아요. 영화도 흥행도 되고 해서요. 하지만 이번 캐릭터는 관객들이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들이 있기도 했던 것 같아요. 거기다 <역전의 명수>에서 오순희 성격은 절제였어요. 자기 마음속에 한이든 머든 복수나 행동을 실행을 해서 보여주자 라는 성격들이 그 인물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기자 분들이나 미리 영화를 보셨던 분들이 그런 느낌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최: 영화 후반부에 명수네 집에 찾아가는데 명수 어머니랑 둘이 앉아 국밥을 드시는데 그때 어머니가 날리는 멘트가 ‘이런 거 전혀 먹을 것 같지 않은 아가씨가 잘 먹네.’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런 음식 잘 먹나요?
윤: 제가 그전까지 순대국은 먹어봤어요. 은근히 좋아도 하고요. 근데 이번처럼 순대국에 밥까지 말아서 그렇게 푸짐하게 먹어본 적은 없어요. 그날 진짜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그 장면 끝나고 박정수 선생님이랑 국밥을 둘이 앉아서 다 비웠어요.
최: 그래도 왠지 외모나 풍기는 이미지는 국밥하고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윤: 아니요 저는 오히려 이런 음식(스파게티 코스정식)들이 더 잘 안 맞아요. 기름진 음식 잘 못 먹고 한식을 좋아해요.
윤: 보통 아는 사람들 만나면 피자나 이런 거 먹자는 이야기 많이들 하시는데 전 그런 건 싫어하고 김치찌개나 밥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좀 안 맞는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요.
최: 잘하는 음식은요?
윤: 제가 나이가 어리다 보니 사실 솔직하게 (민망해하며) 음식을 많이 해본 적이 없어요. 또 바쁘다는 핑계로 안하고요. (머뭇거리며) 저 사실은 음식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근데 이거 나가면 살 안찌는 거 이어서 두 번째 욕먹을 소린데...
최: 보통 물어보면 라면이요. 잡탕찌게요 이러는데 그럼 되잖아요.
윤: 기자님이 편하게 하자는 바람에 너무 솔직해져서 그래요. 아 저도 라면은 잘 끓이죠. 근데 그런 거 하는걸 귀찮아해요. 친구들이랑 모였을 때 어쩔 수 없이 가위바위보나 이런 걸로 정해서 하면 하긴 하는데 잘 안 해요. 특히나 뒷정리는 진짜 안하려고 맨 날 눈치보고 그래요.
최: 영화에서 청테이프가슴 이순희가 명수에게 가슴 만지게 하는 장면을 관객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던데 이순희의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소이씨가 연기한 오순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는 건 아닌가 생각하는데 어떠세요?
윤: 글쎄요. 전 반대로 생각했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중심이 되는 사람은 명수에요 명수는 가운데 있고요. (갑자기 진지해지며) 아주 부유한집 남부러울 것 없이 제대로 다 배운 당당한 여자와 밑바닥 인생을 살아본 그런 두 사람이 결국에는 순순한 마음으로 한사람 즉 명수를 사랑하게 되는 그 모습은 서로 닮아있다고 생각을 해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지만요 말씀하셨던 그 두 사람의 강약의 문제는 그냥 표면적인거 같고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내면적으로는 둘 다 같다고 생각해요. 대신 이순희가 강하다고 느끼시는 부분은 노출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라고 봐요
윤: 같이 만나는 장면이 없으니까 같이 촬영은 안 해 봤는데 왜 영화 찍는 거 아시잖아요. 시간 순서 없이 그 장소 갔을 때 필요한 거 다 찍는 거. 그래서 현장에서 만난 적은 있죠. 그 방조제 아까 말씀하신 가슴만지는 장면이랑 제가 석양 보러가는 장면이요. 같은 날 찍은 거니까 그날 만나서 함께 있었죠. 참 좋으신 분이더라고요.
최: 가장 매력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술을 먹고 쓰러지는 장면인데요.
윤: 많은 분들이 인터뷰 하면 진짜 술 마셨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최: 애주가인 제가 보기에는 아닌 거 같은데...그만큼 연기가 리얼했다는 뜻이겠죠.
윤: 제가 평소에 술을 못 마셔요. 맥주 두 잔만 먹어도 구토가 나올 것 같은 타입이라 한 번도 영화에서 처럼 필름이 끊어져 본적이 없어요.
최: 아니 근데 어떻게 그렇게 리얼하게 연기를 하셨어요?
윤: 주위에 도움을 받았죠. 우선은 연기 지도 해주시는 선생님한테 물어봤죠. 그리고 저희 회사 식구들을 술 먹는 걸 분석을 했죠. 정말 각양각색의 스타일들이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술 마시는 걸 보고 분석을 했어요. 쓰게 마시느냐 달게 마시느냐 맛있게 마시느냐가 있는데 감독님하고 대화를 하면서 그러시더라고요 자기가 생각한 순이는 몇 잔 못 마시지만 힘들어서 마셨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쓰지만 그 고통을 잠시 잊기 위해 마시는 걸로 컨셉을 잡았죠. 그리고 현장에선 아주 애주가이신 정준호 선배님의 도움이 컸어요.
윤: 요즘 <무영검>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어요. 2월 중순에 크랭크 인을 해서요 중국 올 로케이션으로 7월 달까지 찍을 예정이에요. 지금 신현준, 이서진 선배님들은 거기 계신데 저는 찍다가 <역전의 명수>를 위해서 왔어요. 내일모래 다시 가는데 그 영화 너무 힘이 들어서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데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선배님들이 너무 재미있으시고 좋으셔서 즐겁게 촬영을 하고 있어요. <무영검>도 올해 개봉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최: 중국에 한번 취재가면 좋겠네요.
윤: 저희도 좋죠. 기자님은 잊어버리지 않은 인상이시라 기억할 것 같아서 중국오시면 알아볼 것 같아요. 근데 저희 촬영지가 중국에서도 상해나 북경 도시 쪽이 아니라 상해에서 버스로 6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에요 그래서 오시면 고생이에요. 꼭 시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희도 하루 쉬는 날이 될 거 같은데 무지 힘들어서 찍으면서는 하루만이라도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해요.
윤: 전체적으로 가장 좋게 본 장면은 현수랑 명수가 돌아가면서 어머니를 업고 가는 씬이 있어요. 그 장면이 너무 애틋했어요. 엄마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 나타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해요.
최: 홍보멘트 한마디만 부탁드릴게요.
이PD: 최기자님 정면으로 가게 이제 비켜주세요. 덩치가 워낙 커야지. 완전 미녀와 야수네.
최: 와 이제 인터뷰 끝났다고 완전 찬밥 신세네...
윤: (웃음) 무비스트 회원 여러분 제가 다시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역전의 명수>라고 즐겁고 따뜻하고 가정적인 영화를 가지고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 4월 15일 날 개봉하니까요. 많은 기대 해주시고 많은 서원 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2부 스토리 - 미녀와 야수의 저녁 식사...
윤: 기자님 식사 같이하고 가세요. 저도 인터뷰 스케줄 끝나서 시간이 되요.
최: 너무 감사하죠. 영광이네요.
윤: 아니에요. 그냥 이렇게 편한 기자 분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시킨 것도 아깝기도 하고 다른 분들도 식사하셔야 하니까요.
최: 이제 모든 일정 다 마치신건가요?
윤: 예 공식일정은 마쳤고요 일반 시사현장에 인사하러 갈까 생각 중이에요.
최: 그럼 쉬지도 못하고 바로 중국으로 가셔야 되나요.
윤: 빨리 오라고 어제 현장에서 선배님들한테서 연락 왔었어요. 거긴 벌써 날씨가 30도라고 옷 좀 챙겨오라고...
윤: 아니요 일이 있는 사람들은 왔다 갔다 해요.
최: 드라마보다는 그런 점에선 영화가 좋죠?
윤: 그럼요 드라마는 이틀이상 비울수가 없거든요
최: 인터넷은 자주하세요?
윤: 자주는 하는데요. 게임이나 이런 것도 맨 날 하는 것만 하지 다른 분들처럼 무지 잘하고 이런 건 없어요. 그냥 서핑하고 그냥 쓰는 정도요. 무비스트도 예전에는 가끔 들어가곤 했는데...
최: 홈페이지가 생겼던데 소이씨 글이 없더라고요?
윤: 생긴 지 얼마 안됐어요. 만드신 분이 아직 저한테 관리자 아이디 이런 것도 못주신 상태에요. 그데 거길 벌써 보셨어요? 역시 무비스트 기자님이라 다르다.
최: 자꾸 소이씨를 보면 술 마시고 쓰러지는 장면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는데요. 술은 잘 못하셔도 분위기는 좋아하고 그런가요?
윤: 글쎄요 전 남들이 술 취한 모습을 보는 것도 썩 좋아하진 않아요. 그래서 그런 자리에서 오래있고 그런 편은 아니에요 실수하는걸 보면 거의 술을 먹어서 그런 게 많은 거 같아서 그런 것도 싫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에요. 그래서 한두 잔씩 기분 좋고 서로 좋은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정도가 딱 좋은 것 같아요.
최: 그래도 정준호씨가 워낙 애주가라 가만 두질 않았을 거 같은데요?
윤: 정준호 선배님이 다른 인터뷰에도 밝히셨는데 <역전의 명수> 찍으면서는 술을 별로 아니 거의 못 마셨다고 하셨거든요 정말 바빠서 술 드실 시간도 별로 없으셨어요.
윤: 대부분 그런 질문 해주시는 분들이 연예부 분들이 많으신데요. 기분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요. 하지만 전 아직 나이도 어리고 해서 별로 관심은 없어요. 아직은 일이 더 좋고 그런 부수적인 것들은 개인시간을 쪼개서 해야 하는 것들인데 그런 게 아무래도 작품 선택이나 이런 부분에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최: 매니저가 여자 분이세요. 상당히 미인이시고 뭐랄까 상당히 여성스러우신 거 같은데...
윤: 제가 낮을 많이 가린다고 했잖아요. 전에는 남자 매니저하고도 일을 했었는데요. 제가 여자학교만 나왔어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서 그런지 불편한 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언니랑 일한지 몇 년 됐어요. ‘준’ 광고 때부터 했으니까
최: 보통 보면 여중 여고 출신들이 살이 찌는 경우가 많던데 진짜 살이 안찌는 체질인가 봐요.
윤: 저도 고민스러울 정도로 살이 졌다가도 잘 빠져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좀 받았었죠. 여성분들이 이런 내용의 기사 나가면 진짜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회사에서는 타고났다 그렇게 이야기하죠.
최: 물만 먹어도 찌는 전 부러울 뿐이네요.
최: 진짜 궁금한데 매번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난데 제가 첫인상이 좋지는 않죠?
윤: (웃으며)머리 때문에 그러시죠?
윤: 아니요 전 좋아 보이시는데요? 빈말이 아니고 처음에 말 안하시고 인상 쓰시면 모르겠는데 이야기 하다 보니깐 좋으신데요?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한번 보면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 빈말이 아니고 다른 영화 때 만나 뵈도 기억할 것 같아요. 근데 아까 얼핏 애들하고 통화하시는 거 같던데 그건 좀 의외였어요. 결혼하신 것 같진 않아보이세요.
최: 고마운 말이네요.
윤: 제가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성격이 있는데요. 사람 보는 눈이 좀 특이하다고들 해요 다들 멋있다고 하는데 전 별로고 전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별로라고 그러고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취향 독특하단 말을 많이 해요.
최: 어째 갑자기 저를 두고 하는 말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윤: 아니에요. 그냥 말씀 드린 거예요.
최: 좋아하는 영화 있으세요?
윤: 전 영화 보는 걸 워낙 좋아해서 영화 보면서 영화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쪽이라 많이도 보고 좋아도 해요.
최: 그럼 좋아하는 작품은?
윤: 전 여자 캐릭터가 강한 영화들을 좋아해요. 안젤리나 졸리와 에단 호크 나오는 <테이킹 라이브즈>같은 영화를 좋아해요. 우리나라에서 여자 영화배우를 하다보면 보호받고 그런 역할의 캐릭터는 언젠가는 아니 자주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캐릭터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니깐 여자가 남자를 보호하고 주도하고 그런 캐릭터는 거의 없어요. 그런 것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죠.
최: <역전의 명수>나 다음 작품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겠군요.
윤: 오늘 인터뷰 상대가 아니라 그저 친구처럼 대해 주셔서 고마고요. 간간히 곤란한 질문도 많이 하셨지만 전 진짜 솔직하게 말씀 드린 거니까 잘 선별해서 기사 내주세요. 덕분에 간만에 맛있는 음식 먹어서 좋았고요 다음에 다른 작품으로 또 뵈어요. 감사합니다. 아참 저도 무비스트 회원인데 활동은 전혀 못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는 자주 들어가겠습니다.
최: 오늘 즐거웠습니다. 기사제목은 미녀와 야수로 할게요.
영상: 이영선
사진: 이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