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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t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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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3 오후 4:5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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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외국영화에서는 우리나라의 '안녕'이나 '여보세요' 등과 유사하게 쓰이는 저 '헬로~'라는 단어가 복합적으로 쓰이는 것 같다. 친근한 인사의 말이 되는 가 하면, [스크림]처럼 공포의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헬로우~시드니~).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사람을 찾는 절규에 가까운 말이 됨과 동시에 공격당하는 빌미의 단어가 되기도 하면서 살아남은 자들의 마지막 희망의 단어가 되기도 한다.
'대니 보일'감독이라는 정확한 정보와 '좀비가 나오는 공포영화'라는 부정확한 소문을 듣고 간 극장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영국 유수의 대학연구소에서 어떤 인물들(동물 권리 운동가..라고 한다)이 설치다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출되고, 28일후 '짐'이 병원에서 깨어난다. 아무도 없는 도시를 거닐며 음료수를 마시고, 돈을 줍다가 발견한 엄청난 실종자전단지([주온]의 라스트가 떠올랐다). 그러다가 (엄밀히 말해 좀비가 아니다. 바이러스 감염자일뿐) 감염자의 습격을 받다가 정상적인 민간인을 만난다. 그리고 시작된 살기위한 투쟁.
가볍지 않은 소재를 어둡지 않게 그렸던 '대니 보일'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작심을 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텅빈 거리를 위해서 도로를 막고 앵글을 위해 디지털로 촬영하고...특유의 빠른 화면전환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으로 화면은 어둡다.
주인공들이 맞닥드린 감염자들의 공격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인간이다. 정상적인 인간.. 차라리 감염자들은 단순무식하게 먹기위해 공격하지만, 인간은 잔인한 관계를 요구한다. 뭉쳐서 살기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욕망을 위해(말로는 살아남기위한 희망이라고 하지만) 여자들을 갖기위해 사람을 불러모으는 군인들의 모습에서는 언뜻 연민이 가면서도 슬슬 분노바이러스가 내맘속에도 생겼다.
'짐'역의 '실리안 머피', '셀리나'역의 '나오미 해리스', '헤나'역의 '메간 번스'등은 처음본 배우들이지만 연기력이 좋았다. '짐'이 우유부단하다가 점점 분노로 강해지는 모습이나, 비관적이지만 강한 여인 '셀리나'가 희망을 갖고 재봉질을 하는 모습들을 잘 소화해낸 배우들덕분에 영화 완성도가 더 좋아졌다. 유일하게 얼굴을 아는 '프랭크'역의 '브렌단 글리슨' ([갱스 오브 뉴욕]의 '맥긴'역)은 중심을 잘잡아줬고,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잘 연기했다.
여느 '대니 보일'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에서도 음악은 정말 좋았다. 긴장을 유발시킬땐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희망을 나타낼땐 맑은 하늘을 노래했다. 영화와 어쩜 그리 잘 맞아떨어지는 지.....
어쩌면 감독은 분노바이러스를 통해서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나타내는 영화를 만들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 의도, 맘에 들었다.
# '28일후'라는 말의 뜻을 알아보려고 홈페이지까지 뒤졌지만 모르겠다(혹 영어가 딸려서 해석을 못했을수도....^^;;). 혹시 '준'이나 '티티엘' 과 같은 신비 마케팅일까.....던져놓고 알아서 생각하라는.......ㅡ.ㅡ;;
# 영화 시작때 원숭이에게 '분노+폭력' 등을 가르치는 비디오의 장면에 잠깐 스치듯이 지나간 시민을 무지막지하게 패는 경찰의 옷에 한글로 새겨진 '경찰'이라는 단어. 왠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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