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곽재용 감독이 여친소를 만들면서 꽤나 속이 탔을 거 같다.
다국적 투자자들의 입김을 곽감독의 고집으로 간신히 막아낸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그 고집은 아련한 첫사랑을 회상할 때면 등장하는 카메라 회전기법도 여기서도 여과없이 들어났다.
구성을 철저하게 기-승-전-결로 꾸려나가면서 산만하지만 다국적 문화까지 가미시켜 자칫 맥이 끊길 뻔햇지만 다행히 라스트 씬에서 차태현의 순박한 표정과 전지현의 아사미사한 미소가 '전' 단계의 총격전 소음을 잠재웠다.
전지현과 장혁, 김수로 등의 선전으로 영화가 그마나 깔끔하게 유지됐지만, 다음부터는 2시간 정도 대작을 하려면 극의 흐름과 관객을 위해 욕심없이 필름 가위질을 해야 할 듯하다. 또 장혁이 되고픈 바람은 오히려 곽 감독의 막혔던 가슴 속을 먼저 뚫어줬어야 했다.
관객을 웃다가 울게 만드려는 의도를 좋았으나 지나친 총격전과 불필요한 투신 장면은 절대 실수라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