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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w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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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2 오전 8:15: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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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쇼핑몰의 도서와 dvd몰을 맡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그 누구보다 더 매력적이다… 일단 원작이 가지고 있는 작가 특유의 문체와 주제 의식, 깊은 고찰, 치밀한 복선, 게다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려진 작품의 세계를 스크린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원작에 충실하게 표출해 내는 감독들의 연출력이나 그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제 2의 창조, 즉 나름대로의 각색을 통해 그려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상상력으로도 얻기 힘든 매력적인 선물이다…
특히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J. D.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과 함께 사춘기 시절 나를 매료시켰던 작품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 국내 제명은 상실의 시대>을 일본내에서 근 20 여 년 만에 판매고를 앞지른 작품이기에 이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나의 기대는 상당했다… 그리고 국내 번역 출간은 작년 12월.. 아쉽게도 한창 바쁜 시기였기에 조금 있다가 읽어봐야지 하면서 미루고 미루다 보니 보도자료 외에는 여태 읽지를 못해버리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전작주의자인 나로서는 이런 통속적인 대중문학이 하루키의 순문학 판매 기록을 깼다는 것 자체가 충격일 수 밖에 없었고, 그 점이 은연중에 이 책을 읽지 않게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다… 현지 일본 언론에서 조차 이러한 대중소설이 초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요즘같이 인스턴트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세대가 만들어 낸 일본 문학의 슬픈 퇴보기 라고 조차 했으니… 나름대로 문학 소년이길 자처했던 나로서도 반감이 있지 않을 수 없었지… 싶다…
하지만 이것이 영화를 보고 나서 두고두고 후회되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시사회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밤을 새서라도 읽어내리라… 생각했던 책이 없다는 것을 안 순간, 그리고 출근하자 마자 살펴본 사무실에서 조차 발견할 수 없게 되자 다소 허탈감이 느껴진다… 나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다른 분들은 반드시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원작을 많이 각색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내가 읽지를 않았으니…
이 작품을 보고 난 후 느낌은… 누구나 갖고 있는 순수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세상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아니 각자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잔잔한 추억과 감동에 젖어 볼 수 있었다... 라는 점이다… 주인공 사쿠타로…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약혼자 리츠코를 쫓아 찾아간 곳… 그 곳은 자신의 고향이자, 가슴 깊이 묻어뒀던 첫사랑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곳이다…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약혼자가 아닌 자신의 첫사랑 아키를 쫒아 그녀와 교환했던 테이프 일기를 들으며 그 시절 추억이 어렸던 그 장소들을 더듬어 간다… 그리고…
예전 내 또래의 아이들을 열광시키면서 일본영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러브레터>를 연상시키는, 절대 잊혀지는 것이 아니고 단지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는 첫사랑과의 해후를 잔잔히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첫사랑 아키가 사쿠에게 했던 잊혀지지 않는 말들이 있다… 뒤늦게나마 아키를 대신해… 말해보고 싶다…
“사랑이 죽으면 사랑도 죽는 것일까???”…. “아니… 죽는 것도… 잊혀 지는 것도 아니야… 그저 너무 가슴이 아파서 가슴 깊이 묻어두는 것일 뿐이야…”
"네가 세상에 태어난 후 내가 없었던 적은 1초도 없었어!" “네가 내 곁을 떠난 후 내 가슴 깊은 곳에 네가 없었던 적 또한 1초도 없었어… 넌 나에게 잊혀진 존재가 아니거든… 하지만 두려워서 추억으로 바뀐 사랑을 다시 꺼내 보기 두려워서 가슴 깊이 묻어뒀을 뿐이야… 미안해…”
<고>를 연출했던 유키사다 이사오와 <4월이야기>, <스왈로우 테일> 등을 맡았던 시노다 노보루가 보여주는 뛰어난 영상미 또한 잊혀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다 끝나더라도 성급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오리콘 차트를 석권했던 주제곡인 히라이 켄의 ‘눈을 감고’ 가 호주의 울룰루를 배경으로 따뜻한 감동의 여운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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