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이 묻어있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주인공인 사쿠타로는 결혼이 얼마 남지 않은 남자이다. 그리고 그의 약혼녀 리츠코는 이사를 위해 짐을 정리하다가 어린시절의 옷 속에서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고는 사쿠타로에게 메모를 남기고 훌쩍 사라져 버린다. 리츠코는 시코쿠라는 마을로 향했는데, 그곳은 사쿠타로가 어린시절을 보낸 곳이며, 첫사랑인 아키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기도 했다. 사쿠타로는 리츠코를 찾기 위해 시코쿠로 향하고, 고향집에서 아키와 나누었던 음성 편지들을 찾게 된다. 그리고 여기부터 사쿠타로의 첫사랑 여행이 시작된다.
사쿠타로는 아키와 나누었던 음성 편지들을 들으며 아키와의 과거를 회상한다. 아키를 처음 만나던 날, 아키와 친구가 되던 날, 아키와 사귀게 되던 날, 아키와 사랑을 나누던 날...... 그리고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를 하나씩 찾아가 보며 아키와의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이 영화속에서 사쿠타로와 아키의 첫사랑이 담겨있는 마을, 시코쿠는 너무나 아름답다. 사쿠타로와 아키의 첫사랑이 순수하고 예쁜만큼, 그 둘의 사랑이 담겨있는 마을 또한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다. 아름다운 영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는 영화와 딱 들어맞는다.
2시간 20여분이라는 시간동안 이 영화는 관객들을 함께 첫사랑의 여행속으로 참여시킨다. 사쿠타로와 아키의 첫사랑이 잔잔하고 애틋하게 펼쳐지는 동안, 관객들은 그들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끼면서,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보는 모습을 자신도 모르게 발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에는 산뜻하게 진행되던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나중에는 다소 진부해지고 오랜 시간동안 계속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관객들은 중간에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멜로영화라는 이 영화의 장르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감안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의 절실한 사랑은 어떤 관객들에게는 눈물을 자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계속 잔잔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멜로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긴 시간동안 계속되는 영화는 인내심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특히 잊혀져가는 첫사랑의 기억을 다시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또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어린시절의 첫사랑이 문득 떠오르는 날 이런 영화 한편을 친구 삼는 것은 어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