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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찰을 사랑합시다" 공공의 적 2
rodeniro 2005-01-22 오후 4:14:39 1300   [6]
 공공의 적2(2005)


감독: 강우석

출연: 설경구, 정준호, 강신일, 엄태웅, 박상욱

개봉: 2005년 1월 27일


 형사(1편)에서 검사로 ‘승진’했지만 강철중(설경구)은 여전히 미련하다. 수사관이 해야 할 잠복근무, 형사가 해야할 조폭 검거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총질을 하기도 한다. 공소장 처리만 해도 눈코뜰새 없을 검사가 며칠씩 잠적하고 강압수사로 고소까지 당해 부장(강신일) 검사실에서 핀잔을 듣지만 강철중은 마냥 웃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유능한 강력부 검사다. ‘구린내’를 가장 잘 맡기 때문이다.


 명선 재단 매각, 잇따른 재단 이사장의 사고 재수사 요청에 강철중의 ‘개코’가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명선의 현(現) 이사장인 한상우는 장학사업을 하고 외모까지 출중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재력을 바탕으로 정계의 인맥도 확보해놓은 ‘거물’이다. 평검사 강철중의 눈은 다르다. 학창시절부터 한상우는 앞에서는 착한 척하고 뒤에서는 나쁜 짓을 해왔다는 것이다. ‘한상우가 범인’이라는 전제 하에 증거를 찾는 연역(演繹)적인 수사가 알려지자 외압(外壓)이 가해진다.


 ‘공공의 적2’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선과 악이 명확하다. ‘악의 축’에 항거하는 정의의 수호신 강철중이 ‘우리 편’이라는 ‘감(感)’은 자연스레 발생한다. 이성재와 정준호가 그리는 ‘악’의 캐릭터는 부모의 재산을 뺏어서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공공의 적’이다. 강철중은 이러한 공공의 적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너같은 놈들 때문에 착하고 선량한 부자들이 ‘나 부자요’라고 말을 못하며 산다.”

 강철중은 힘이 없다. 최소한의 자격(형사, 검사)만 갖추었고 ‘감’으로 수사한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해서 사고치고 강등(降等)되기도 한다. 일개 형사든 검사가 정상적인 수사 방법으로 거물을 잡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에서 강철중이 홍길동의 ‘호형호부’론을 들먹이며 출사표를 던진다. 비과학적이고 무모해보이지만 부장과 지검장도 줄줄이 옷벗을 각오로 그를 지원하는 장면은 눈물겹다. 이는 강우석 감독의 검찰에 대한 소망이자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메시지다. 극중 부장이 건배를 하면서 ‘대한민국 검찰을 사랑합시다’라는 낯뜨거운 구호를 외친다. 강 감독의 이 같은 검찰 사랑에 ‘혹시 검찰에 밉보인거 있지 않느냐’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영화 ‘공공의 적2’는 미련하다. 2시간 30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말해주듯 모든 사건을 일일이 다 보여주고 해설을 첨부한다. 강철중이 왜 검사가 되었는지, 그의 평소 생활상이 어떤지 궁금증을 전혀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강우석 감독이 누구인가. ‘실미도’로 천만 관객을 움직이게 한 ‘흥행의 귀재’가 괜히 시간을 늘릴 리가 없다. 속시원한 대사가 이를 보충해준다. 뇌물주는 부자, 뇌물받고 압력넣는 정치인, 외압받는 공직자 등 기존의 부패한 세력에 매스를 들이댄다. 강철중은 강압 수사 비난을 무릅쓰고 “나쁜 놈 인권 보호하다가 내 사람 피 쏟는 꼴 보기 싫다”며 발포를 허가(공권력 강화)한다. 말단 직원부터 검사장까지 중앙지검 전원을 모아놓고 소견을 발표하면서 표적수사 아니냐는 지적에 “이런 구린내 풀풀 나는 놈 수사 안하면 검사질 못합니다. 쪽팔려서요”라고 응수한다. 한상우를 참고인으로 소환해놓고 용의자 취급하며 “개새끼야”라고 외치고 “너 같은 놈도 검사냐”라는 질문에 “어!”라고 허무하게 답한다.


 사실 이 영화는 ‘버디 무비’다. 강철중의 원맨쇼 뒤에는 김신일 부장이 버티고 있다. 차장 앞에서 “부장은 평검사가 안팎에서 압력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임무라고 배웠다”고 당당히 말하고 말을 가려서 하라는 지적에는 “눈치보면서 말하는 검사는 밥버러지”라고 대꾸할 정도다. 그는 강철중을 둘러싼 검찰 안팎의 압력을 온몸으로 막아주며 언행일치(言行一致)를 보여준다. 나아가 강철중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유일한 희망이자 이성을 잃은 강철중을 통제하기도 한다. 나쁜 놈들 잡느라 처자식을 포기하는 김 부장과 그를 본받아 결혼하지 않겠다는 강철중은 콤비나 다름없다. 사석에서 ‘철중아’ ‘형님’으로 호형호제하지 않는가.


 돈 한 푼도 받은 적 없으며 법이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고 말하는 뻔뻔한 국회의원 역의 박근형과 한평생을 교육에 몸담다가 돈에 흔들린 명선 재단 이사 역을 맡은 변희봉의 깊이 있는 연기가 돋보인다. 한상우의 수행비서 엄태웅(가수 겸 탤런트 엄정화의 동생)의 카리스마도 인상적이다. 1편의 ‘약방의 감초’ 이문식과 유해진을 다시 볼 수 있는 ‘보너스’도 있다. ‘신라의 달밤’의 패싸움 장면을 연상시키는 도입부는 김상진 감독, 오토바이 폭주족의 질주 등의 액션 장면은 ‘썸’의 장윤현 감독이 ‘하청’받아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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