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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시간을 견딘 내게 ‘형사’가 내게 준 마술열쇠 형사
eunheeyoung 2005-12-01 오후 3:01:49 1351   [16]

 

 

, 예술영화를 싫어한다. 끔찍히.

 

어릴 적에는 괜히 잰 채 하느라 예술영화를 빌리기도 했다. 내 20대 초반,

 

현학적이다라는 단어에 매료됐던 시기. 발음하기도 어려운 유럽감독들의 비디오.

 

어렵게 빌려놓고는 늘 비디오데크에 넣어보지도 않고 반납했다. 때론 비디오커버에 적힌

 

몇 구절의 소개의 글을 읽고는 마치 뭔가 아는 것처럼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기도 했다.

 

며칠 전 OCN에서 한 대가의 작품이라는 ‘피아니스트’를 봤다. 어떻게 우연히 중간쯤 보게

 

되었는데, 끝까지 마음을 졸이며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듯이 집중을 하게 됐다.

 

그 작품이 그 작가의 유난히 대중적이었던 작품이어서 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취향이

 

다른 영화를 그렇게나 재밌게 본 건 신기한 일이었다. 중간 중간 광고시간이 너무 길게 느

 

껴질 정도로. 이런 일은 내게는 좀체 없는 일이다. 난 SF광이니까.

 

어떤 영화나 내 안에 들어오게 하는 법을 가르쳐 준 영화는 ‘형사’이다.

 

‘형사’를 13번에 걸쳐보면서, ‘형사’가 내게 준 마술열쇠다.

 

그것은 ‘형사’라는 영화가 평론가와 대중의 혹독한 비난에 시달리는 와중에, 내가 왜 이 영

 

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지를 스스로 납득시키고 정당화시키는 뜨거운 고통의 시간에서

 

얻어진 자기진화이며, 결코 지워지지 않을 불도장이다. ‘강동원’과 ‘하지원’이라는

 

이 시대의 가장 트랜디한 아이콘을 내세워 자기 전작 ‘첫사랑’을 21세기적으로 변주해낸

 

감독은 이제 지천명을 바로 앞에 둔 영화계의 노장이다. 충무로 조감독으로 충무로의 냉정한

 

생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가 내놓는 그 젊은 영화들을 볼 때마다 나는 내 삶을 반성하

 

, 또 반성한다.

 

삼십의 나이에 이미 뜨겁지 않고, 안온하고, 식어버린 찬밥 같은 느낌없는 나의 삶을.

 

‘형사’가 영원히 상영관에서 개봉할 수 있다면, 나는 DVD를 보는 것보다 매주 극장을

 

가는 것을 선택할 거다. 매번 CGV 규모가 작은 상영관에서 보다 메가박스 1관에서 보았을

 

, 또 수도권변두리 음향시설이 안 좋은 상영관에서 보았을 때, 이 영화가 얼마나 다른 영

 

화일 수 있는 지, 보는 내자신도 놀라 정도였기 때문이다. 예전에 동생이 ‘아라비아로렌스’

 

를 대한극장에서 보고 와선, 대형스크린에서만 봐야 하는 영화라고 했을 때도 그래? 하구

 

말았는 데, 3D 아이맥스영화 말구도 영화관에서만 상영되어 그 미덕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영화가 정말 있었던 거다. 그게 내가 형사 재상영을 지지하는 이유이다.

 

여러가지 하마평들 때문에 개봉 후 이주나 늦게 만나게 된 형사이지만 내 인생의 최고의 영

 

화로, 영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까지 정립할 수 있엇듯이, 이 영화의 재상영이 나와 같은 행

 

복한 지각생들을 많이 만들어 결국은 한국영화가 다같이 발전하기 바라는 마음 이다.


(총 0명 참여)
TV에서 해줄때까지 기다리던 저를 영화관으로 이끈 영화랍니다.. 저도 같이 바랄께요.. 한국영화의 발전을...   
2005-12-05 16:39
아라비아로렌스..제동생이 정말 좋아하던 영화지요..대한극장으로 꾸준히 보러다녔던. 전 그때 그런 동생을 이해못했고, 이제서야 이해 하네요^^ 못난 언니입니다.   
2005-12-02 17:44
"이명세 감독"이 주인공인 또하나의 영화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두 배우보다 박중훈씨가 더 많이 나오기도 하지요).   
2005-12-02 16:07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언급되니 반갑네요. 대한극장에서 형사만틈이나 열심히 보러다닌 영화지요. 형사 메이킹 다큐에 대한 이야기를 제가 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한마디만 하자면   
2005-12-02 16:06
좋은 영화는 언젠간 평가를 제대로 받게 되어 있습니다.. 걸작을 미리 알아보았다는 게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홥니다. 형사는...   
2005-12-01 19:03
잘 읽히는 글솜씨는 여전하군요. 다시 형사에 대한 솔직한 감상평을 들을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형사의 재상영!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2005-12-01 18:49
메이킹 필름은 보지 못했습니다. 직장인인 관계로^^ 정말 보고싶은 데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쉽습니다.   
2005-12-01 18:16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는건데 형사 메이킹 다큐인 "조선느와르"는 보셨나요? 보셨다면 "조선 느와르" 감상평좀 올려주세요 ^^   
2005-12-01 16:41
좋고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안 좋다는 소문은 빨리 퍼지고 사람들도 잘 믿는데, 좋다는 소문에는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2005-12-01 16:31
고마들 해라..짜증난다!!   
2005-12-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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