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능력있다면 그들처럼.. 작업의 정석
kharismania 2005-12-17 오전 3:00:43 726   [3]
 

 남녀간의 사랑이 싹트기 전에는 분명 호감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처음부터 진하게 불붙는 사랑은 없다. 서로간의 일정한 거리를 좁혀가며 그 사랑의 단계를 진전시켜나가는 것이 보통 연애방식의 정석이라고 보면 될 것 이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를 필연적인 계기로 여기며 계획적으로 연애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흔히 우리는 선수라고 부른다. 물론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것 까지는 없지만 나름대로 그들도 선수간에 등급이 있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세계가 존재하는 법. 고등학교 수학시간에나 지겹게 떠들어봤을 수학의 정석 대신 조금은 구미가 당기는 작업의 정석을 한번 권해 볼까하는데 구매욕이 땅길지..

 

 일단 선수들은 쿨해야 살아남는다. 시대적 트렌드를 떠나서 밀고 당기는 사랑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항상 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의 필살기가 먹혀들어갈 타이밍을 재야한다. 또한 깜짝쇼적인 필살기보다는 차근차근 잽을 날리며 거리를 좁히고 방어를 약화시킨 뒤 한방을 제대로 날려 상대방을 다운시킬 여건조성은 그들에게는 기본이다. 그리고 한방먹였다 해도 그 우월감은 뒷전에 남겨둔 채 다음 공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한방먹은 이도 그 쓴 좌절감은 버리고 복수의 크로스카운터를 노려야하는 것이다.

 

 여자의 작업에서 필수 덕목은 애교와 내숭이다. 일단 요조숙녀로서의 기반을 다지며 남자를 홀린 뒤 남자가 자신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면 그때부터 적당히 본색을 드러내도 무방하다. 말그대로 이미지메이킹이 중요하다는 말.

 

 이에 맞서는 남자의 작업에서 필수덕목은 무뚝뚝함으로 가린 자상함이다. 겉으로는 무관심하고 방관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자상하게 여자를 챙겨주는 매너가 여자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는 유쾌하고 재미있다. 시종일관 위트있는 대사와 통통 튀는 상황 설정이 가벼우면서도 재치있게 다가온다. 또한 주연배우를 비롯한 조연들과 카메오 출연진까지 모두 다 영화의 독특하면서도 잘 배합된 양념이 되어서 영화를 더욱 맛깔스럽게 꾸며준다. 특히나 청순한 이미지의 손예진이 코믹스러움 망가짐을 택한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아보인다. 오히려 그녀의 매력이 하나 더 늘어나보이는 듯 하니까. 또한 송일국의 첫 스크린 데뷔도 나름대로 성공적인 듯 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가벼운만큼 억지스러운 설정이 다소 과도한 면도 있다. 영화가 주는 신선함이 그러한 설정을 조금 커버해주는 면모가 있어보이나 분명 이 영화는 스토리의 흐름을 무시하고 정도의 지나침을 보여주는 오버가 있다. 이는 심각함이 필요없는 가볍고 유쾌한 영화임을 떠나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만한 빌미를 제공할 법하다.

 

 또한 이 영화에서 소개하는 작업은 흔히 말하는 부르조아들의 사랑방식이다. 그들의 작업은 애인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를 투자해도 아쉽지 않은 이들에게나 가능한 이야기일 뿐 해마다 상승하는 물가와 세금앞에서 한숨만 나오는 서민들에게는 먼 강남권이야기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정석은 자신의 집안이 조금 있다싶은 젊은 남녀에게나 어울릴만한 이야기일뿐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허탈한 환상이 될 법하다.

 

 영화는 재미있지만 씁쓸하다. 그들의 쿨한 사랑놀이도 결국 돈을 발라야만 가능한 법이니까. 그런 사랑에 감당못할 우리네 주머니 사정은 마냥 웃기에는 서글픈 현실이 되지 않을까? 모카드회사의 선전문구처럼 인생을 즐기려면 상관없겠지만 그러다 망하면 동정도 못 받는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32067 [이온 플럭스] 잼있씀다. plofober 05.12.17 2379 7
32066 [킹콩] 우리는 피터잭슨감독을 숭배해야한다. tmdgns1223 05.12.17 1318 5
32065 [킹콩] 킹콩에 감히 견줄만한 영화가 있는가? aurinim 05.12.17 1247 4
32064 [우리, 사..] 유쾌한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 liberal79 05.12.17 848 1
32063 [태풍] 평점 200점도 모자란 그런 좋은 영화 ㅋㅋㅋ (8) pooca 05.12.17 1841 5
32062 [태풍] 평점 200점도 모자란 그런 좋은 영화 ㅋㅋㅋ pooca 05.12.17 662 2
32061 [작업의 정석] 크리스마스에 전혀 부담없는 로맨틱 코미디.^^ (1) zinx 05.12.17 1053 7
32060 [미스터주부..] 눈물 한방울.. pencio88 05.12.17 959 6
32059 [태풍] 남북분단이 소재인영화는 대박난다!!! tgtgo 05.12.17 741 1
32058 [왕의 남자] 통쾌하고 해학적인 비극 kharismania 05.12.17 2343 8
현재 [작업의 정석] 능력있다면 그들처럼.. kharismania 05.12.17 726 3
32056 [태풍] 최악의 블록버스터! (2) sweetlife 05.12.17 2300 9
32055 [킹콩] 인간의 욕망과,이기심을 고발하다. orizone0 05.12.16 1086 7
32054 [킹콩] 고전...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부활 flypack 05.12.16 984 5
32053 [태풍] 곽경택감독은 관객을 울릴줄 모른다. (1) tmdgns1223 05.12.16 2088 7
32052 [태풍] 한겨울의 태풍,, 후 폭풍은 어떨까?;; joon09 05.12.16 743 3
32050 [해리 포터..] 아이들만 보는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wingwing00 05.12.16 1572 16
32049 [게이샤의 ..] 운명을 선택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었던 게이샤들의 세계 (3) maymight 05.12.16 1248 8
32048 [태풍] 액션 스팩터클 40%,감동을 빙자한 신파극 60% maymight 05.12.16 1007 9
32047 [킹콩] 3시간의 런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은 올해 최고의 영화 maymight 05.12.16 1165 3
32046 [프라임 러브]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boradory 05.12.16 1148 3
32045 [크리스마스..] 대단한 행사인 크리스마스.. boradory 05.12.16 835 4
32044 [태풍] 볼거리는 많았던 영화 boradory 05.12.16 739 2
32043 [태풍] 헐리우드 영화문법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5) metafo 05.12.16 1067 4
32042 [킹콩] 世界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metafo 05.12.16 1042 2
32041 [너는 내 ..] 나는 그동안 얼마나 쉽게 사랑을 말했던가... rosunghan 05.12.16 1704 5
32040 [작업의 정석] 어디 내 앞에서, 얼마나 작업 잘하는지 보자! 했더니... rosunghan 05.12.16 966 8
32039 [6월의 일기] 학교폭력 홍보물 스릴러 버전 yhc1130 05.12.16 1293 5
32038 [파랑주의보] 파랑주의보.. king562 05.12.16 829 3
32037 [파랑주의보] ☆(스포있음)아직도 이런 영화를 제작하는구나.★ dreamisty 05.12.16 1142 2
32036 [너는 내 ..] 영원한 사랑을 믿는 그들.. djhighy 05.12.16 1481 1
32035 [웰컴 투 ..] 리얼리즘 판타지 구현에의 성공 (1) djhighy 05.12.16 1944 2

이전으로이전으로1771 | 1772 | 1773 | 1774 | 1775 | 1776 | 1777 | 1778 | 1779 | 1780 | 1781 | 1782 | 1783 | 1784 | 178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