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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전혀 부담없는 로맨틱 코미디.^^ 작업의 정석
zinx 2005-12-17 오후 3:56:05 1053   [7]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로맨틱 코미디가 흔히 빠질 수 있는 끝부분 신파나 멜로로 가지 않고 탄탄하게 본래의 목적, 즉 '작업' 이란 이 소재 하나가지고 끝까지 웃긴다   --  이걸 충실하게 지켰다는 점이다.

 

할리우드나 한국영화나 로맨틱 코미디는 흔히 종반부에 가면 은은하고 차분한 음악이 흐르면서 뭔가 서로의 과거가 드러난다든가 슬픈 상처 -- 작업의 정석 버전이었다면 예를 들어 손예진이 남자에게 차이고 나서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작업 고수가 되었다든가, 송일국이 해신의 후유증이 남았는지(이건 농담입니다 ^^;) 정화아가씨 같은 야속한 여인에게 관심 한번 받지 못한 것에 상처받고 세상의 여자를 다 휘어잡아 보겠다든가 -- 이런 면이 부각되면서 웃고 싶어서 극장에 간 관객에게 '뭐야....또 심각해져?' 라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업의 정석은 적어도 이런 면은 없다.

안심하라!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없이 웃고 나온다.

 

작업의 정석은, 참 '간단한' 영화이다.

송일국이 바람둥이가 되었는지, 손예진이 왜 그렇게 남자가 많이 따라오는지에 대한 복잡한 설명이 없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영화가 설정을 강요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건 뒤집어 말하면 그런 복잡한 부분까지 관객이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뜻도 된다. 작업의 정석은, 클래식이 아니다. 로맨틱 코미디는 남녀가 아웅다웅 다투는 데서 핑크빛 냄새도 슬슬 피우면서 그 과정에서 얼마나 웃기느냐를 재는 것이지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 사람의 상처를 캐는 것은 눈물을 목적으로 한 멜로, 신파에서 할 일이다. 송일국이 바람둥이가 된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관객은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필요도, 가질 시간도 없다. 정 궁금하다면 송일국의 아버지로 나오는 노주현 아저씨께서 모든 것을 설명하신다. 아버지가 환갑이 넘으셨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신다. 게다가 그 아들은?   여기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얼기설기 안 맞는 인과관계를 짜맞추다가 코미디도 놓치고 스토리도 놓치느니, 간단간단하게 이건 이래서 그렇고 저건 저래서 이래. 됐지? 자 이제 웃는 것만 남았어!   이렇게 경쾌하게 가는 것이 작업의 정석이다. 영화가 가벼워서 좋다. 가볍다는 말은 작품성이 떨어진다든가 영화가 저급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작업의 정석은 경쾌하고 가볍게, 관객의 웃음선을 톡톡 건드리면서 웃게 해주는 영화이다.

 

작업의 정석은 건전한 코미디이기도 하다. 15세 관람가에 알맞게 다소 성적인 농담은 들어갔으나 제대로 성교육을 받은 고등학생 정도라면 껄끄럽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농담이며, 그것도 농담이라기 보다는 그냥 20대 후반 여성들의 대화 중 일부라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화장실 농담, 뭔가 아주 웃기기는 웃긴데 정말 웃고나서 아 저질이네 하는 식의 웃음은 없다는 말이다.

 

간단히 정리해서 작업의 정석은, 영화도 시즌에 맞추어 깔끔하게 잘 만든 영화다. 본능적으로 취향이 반지의 제왕, 킹콩, 태풍 등의 블록버스터에만 있는 분들은 코미디라면 일단 깎고 들어갈지도 모르지만 겨울에 친구나 연인과 손잡고 영화관에 가서 스트레스 날리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부담없이 추천한다. 귀여워서 죽겠는 손예진, 겉모습은 말끔하나 엉큼한 송일국('해신'의 염문을 연기할 때부터 관심을 두고 지켜본 이 사람, 궁남지에서 촬영한 손예진과의 무림 고수 버전 대결씬에서 잠시 염문이 오버랩되다가 바로 정신없이 웃기는 바람에 생각할 새도 없었다.^^), 그리고 웃음폭탄 제조기인 현영, 노주현, 안어벙 .. 등 주연부터 조연까지의 퍼포먼스가 화려하다. 연말에 블록버스터 사이를 잘 파고든다면 성공이 보이는 작품이다.

 

 

 

 

 

 

 


(총 0명 참여)
atoplus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코미디를 무시하는 사람은 정서가 메마른 사람이라고. 물론 슬픈 멜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구요   
2005-12-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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