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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파괴하는 비극적 삶의 끝... 살파랑
alcantara 2006-02-01 오전 1:09:10 1656   [6]

살.파.랑
오랜만에 유혈낭자한 거친 홍콩 액션 영화와의 만남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흥미로웠던 것은
주윤발, 장국영 등의 80년대 영웅본색의 홍콩 느와르 배우들이 아닌 홍금보, 견자단, 오경 등 무협영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이다.
50년대생인 홍금보를 필두로 각각 10여년을 차이로 60년대생 견자단, 70년대생 오경의 30여년에 걸친 무협 배우들의 면면이다.
이 배우들의 액션연기만으로도 살파랑은 근래 홍콩 액션 영화들 보다 훨씬 볼 만한 것 같다.
(근래 홍콩 액션 영화로 '무간도' 정도를 들 수 있다면 근래의 홍콩 액션 영화들은 80년대와는 꽤나 다르다. 어느 정도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겠지만 그때 만큼의 정열?이 없다고 할까... 괜히 복잡해지고 뭔가 있는 양 군다고나 할까...)

 

홍금보의 출연은 자칫 마치 심형래가 복수혈전2를 찍은 것 같은 느낌일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는 배우의 캐릭터 자체가 좀 코믹하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영화계의 관록이 쌓인 홍금보의 연기는 살파랑에서 성공적인 변신인 것 같다.
길게 넘긴 머리와 강인한 인상의 턱수염, 육중한 체구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조직의 보스같은 이미지에 어울릴 뿐만 아니라 몇 차례 걸쳐 보여준 강력한 액션은 그의 파워와 노련한 무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견자단이 벌써 40대라니...


살파랑에서 견자단은 그동안 변발이나 고전적인 의상에 익숙한 외모를 완전히 바꿨다.
검은색 자켓, 바지, 피트한 셔츠, 흰 벨트의 복장에 뾰족히 세워 올린 헤어 스타일 등 살파랑에서 견자단은 최상의 패션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묵묵한 그의 단호한 표정과 무게감에 더해 파괴적인 운명을 타고난 슬픈 기운까지 감도는 내면 연기도 보여주었다.

 

 

 

각종 무협 영화에서 앳띤 표정으로 밝은 연기를 했던 오경은 이 영화에서 잔혹한 킬러로 등장한다.


 

흰색으로 코디된 그의 의상은 그가 휘두르는 칼날의 은빛과 함께 흘러내리는 붉은 핏빛 그리고 악마같은 입가의 미소와 어울려 무시무시한 킬러의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임달화는 드라마에서 영화로 활동 무대를 옮긴 안정적인 연기파 배우 같은 느낌이다.

 

다른 배우들의 액션과 함께 임달화의 캐릭터는 복수와 죽음, 마지막에 다다른 사람의 비장감을 쏟아내는 열연이었다.

그는 매우 젠틀한 이미지에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표정 뿐만 아니라 따뜻함이 감도는 매우 인간적인 캐릭터다.

 

이렇게 일단 살파랑은 주요 배우들의 연기(변신)와 캐릭터 만들기에서 성공한 것 같다.

 

 

살파랑은 스토리 전개는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두 말할 필요 없을 만큼의 강력한 동기를 보여주고 공감하게 한다.

 

임달화가 연기한 진장관은 경찰청에서 수사팀을 이끄는 반장 같은 역할이다.

그와 암흑가의 보스 왕(홍금보)는 쫓고 쫓기는 관계일 뿐만 아니라 왕의 킬러에게 습격당해 증인 부부를 보호해 주지 못했고 불쌍한 아이를 거두게 된 사무치는 원한이 있다.

 


 

이 원한에 대해서 보는 이들은 말없이 공감하게 되고 자신의 유한한 생명을 불태우면서 왕을 잡으려는 진장관의 처절한 복수는 거울처럼 왕의 사악함을 비춘다.

 

보스 왕은 아무도 두려워 하지 않는 강력한 보스로 나온다. 그는 마치 왕과 같은 위엄을 뿜어 낸다. 암흑가의 지배자...


체포되어서도 경찰들에게 호통을 칠 뿐만 아니라 그의 길을 막는 수사관들을 한 번에 나가떨어지게 만들 정도의 힘과 무술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더욱 복잡 미묘한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은 그런 왕이 아내를 사랑하고 여러 번의 유산 끝에 간신히 태어난 핏댕이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모습이다.


타인의 생을 손쉽게 파괴하면서도 자기의 아내와 아기에 대해서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과 애틋함을 보여주는 이중적인 모습. 마치 암흑가를 밀림 삼아 새끼와 암컷을 보호하려는 호랑이와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미 사람을 해치는데 익숙해지고 인육에 맛이 들린 사냥꾼의 총에 상처를 입은 광포한 호랑이...


그것이 왕이라는 캐릭터에 빠져들게 하면서도 진장관과 함께 그를 미워하게 만든다.

 

왕을 제거하기 위한 수사관들의 복수는 갱단의 행동을 방불하고 거칠고 잔인한 행동은 이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진장관의 처절함과 함께 보는 이의 마음을 조리게 한다.
임기가 다 된 진장관의 후임으로 부임하게 되는 견자단은 수사팀의 비정상적인 반응에 제동을 걸지만 그들과 함께 어쩔 수 없는 경찰의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좁혀오는 수사망과 진장관의 공세에 왕은 극단적인 해결책을 쓰게 된다.
가정을 돌보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외면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수사관의 인생을 살던 형사들이(경찰, 수사관 등 용어가 정리되지 못한 점 양해해 주세요 ^^) 잠시 짬을 내서 그들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순간순간, 그 짧은 평화의 순간은 곧이어 조직의 킬러가 몰고오는 피바람에 휩싸이게 된다.
진장관을 따르던 형사들은 순식간에 킬러의 칼에 쓰러지고 동료들의 죽음앞에 견자단도 더 이상 냉정하게, 법대로를 외칠 수 없게 된다.

 

 

 

마지막 왕의 아지트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액션은 홍금보와 견자단의 액션 연기의 압권이다.
각각 50대와 4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무시무시하고도 화려한 대결을 펼친다. 그저 현란한 액션의 나열도 아니고 적당히 손발을 맞춘 격투씬도 아닌 정말 살의가 느껴지는 것 같은 필사적인 싸움이다.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살파랑이 인상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결말이 시종일관 유지되던 긴장의 정점에서 펼치는 고요, 정적이기 때문이다.
결말에 다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말없이 많은 느낌과 감정들을 자아낸다.
이렇게 끝나는 구나... 가 아니라 영화의 결말은 원한과 복수, 삶과 죽음의 극도의 대립, 비극적인 인생 등을 묵직하게 던진다.
권선징악 같은 영화의 영화적인 결말이 아니라 정말 영화다운 결말이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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