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리뷰에는 대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선 한 동네...
명 이발관이라는 곳이 있다.
창진은 이발사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 받고 있는 이발사이다.
그냥 그저 평범한 이발사인데 그래도 나름대로 삶에 있어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이발사이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마누라 연옥이 있고 행복하게 그렇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한 중년의 남자가 이 이발소에 찾아온다.
뺑소니 현장, 그리고 최후의 목격자...
당연히 금품갈취의 목적으로 온 이 중년남자 양길...
이발과 면도를 핑계로 이 이발소를 계속 넘나들고 거기에 돈까지 요구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
결국 창진은 심부름 센터 직원 장길에게 부탁해 양길의 뒷조사를 지시한다.
그러나 알면 알 수록 그 남자 양길, 그리고 창진의 아내 연옥도 수상해 보이는데...
이 작품의 줄거리만 보고서 혹시 무슨 냄세를 맡은 사람들이 있나 싶다.
이발소 이름은 명 이발관이며 배우중에 명계남이 끼어 있고 영화에서는 시종일관 명계남 영화가 나온다... 그리고 명 배우...
스포일러 유포했다고 화내지 말것...
사실은 이것은 스포일러 중에서도 강도가 약한 거니깐...
사실 이 영화는 배우 명계남을 위하여 만든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연인 성지루와 성현아도 비중있게 출연하는데 왜 명계남이냐고?
그러면 우선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충무로에는 이런 우스겟소리가 있다.
'세상에는 두가지 영화가 있다.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지금은 많은 조연, 감초배우들이 나와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1990년대는 명계남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역활을 하는 배우가 명계남 만큼 존재했느냐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김수로, 성지루, 유해진, 오광록, 오달수, 이문식, 박철민 등등 나열하기가 불가능 할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과 감칠맛나는 등장으로 영화를 보는데 재미를 주는 배우들이 여러방면에서 진츨을 하는터라 그렇게 조연들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명계남은 다양한 모습과 영화를 보여줌으로써 그의 성(이름)처럼 명 배우가 된 것이다.
각본을 만든 오기현 감독은 원래 이 작품 자체를 명계남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명계남이 연기한 정체불명의 사내는 알고보면 전직 배우였음이 밝혀지게 된다.
본명 역시 명성남... 가운데 이름만 살짝 바꾸었을 뿐이지 사실상 명계남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의 출연작들을 나열하기 시작하는데...
실제로 명계남이 출연한 작품이 인용이 된 것이다.
(이런 편집기법들을 보통 '몽타쥬'라고 이야기한다. 지식 검색으로는 답변이 불가능할정도로 방대한 자료이므로 설명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초록물고기', '자귀모' 등등의 작품이 영화속에서 인용되었다. 어찌보면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몽타쥬보다는 명계남에게 바치는 오마쥬이고 명계남은 자신에게 받치는 오마쥬 작품에 순순히 출연을 응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초록물고기'에서 양길에게 태곤(문성근)이 뺨을 수두룩하게 얻어맞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사용이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성남의 가명이 양길이었다는 것도 감독이 일부러 계산된 배역임을 말해주고 있다.
단지 영화속 명계남과 실제 명계남의 다른 점이라면 바로 이 것이다.
현실이 아닌 영화 속 명계남(명성남)은 그럭저럭 잘 살아가던 조연급 배우였는데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딸은 불구가 되면서 실의에 빠진다.
더구나 자신을 영화에 써주지 않으면서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
마침 차사고를 목격하면서 이 사내는 이발사 창진에게 그냥 가볍게 협박으로 그를 공격했던 것!
마지막 명 연기이자, 명 배우가 될 각오로 말이다.
오기현 감독은 재치넘게 이렇게 배우 명계남을 이용하고 존경의 뜻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명계남 홍보 영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만 볼 수 없는 것이 이 영화는 나름대로 치밀하게 사건을 구성하였다.
초반에는 양길은 돈을 뜯어내기 위한 비열한 인간으로 묘사되는 듯 하지만 후반에 들어가면서 비밀이 밝혀지고 그 비밀이 이 영화에서 반전역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데 그 것이 이 영화를 마지막까지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든 것 같다.
다만 이해 할 수 없는 점이 18세 관람가이지만 '25세 이상 강추'의 카피 의미는 잘 모르겠다.
이 영화는 잔인하지만 그렇다고 요즘 보여지는 호러나 스릴러들 보다 강도가 그렇게 센 것도 아니며 비슷한 수준이다. 25세 이상 강추의 이유가 궁금해진다.
또한 창진의 죄라면 원조교제를 한 죄 밖에는 없는데 하지도 않은 뺑소니 사고에 모든 것을 수궁하고 돈을 받치는 것은 의문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치지 않았다면 분명히 기억으로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또다른 주범인 아내를 의심했어야 정상인데 창진은 아내를 의심할 겨를도 없이 무조건 돈을 상납한다. 이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
또한 개인적인 소망은 성현아가 이제는 팜프파탈 연기보다는 좀 성숙된 진지한 여인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었으면 한다. 영화 '애인'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그녀가 또 이런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안타깝다.
문소리나 김지수처럼 다양한 연기를 원하지 똑같은 컨셉의 역활은 원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성지루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최근 드라마와 영화 모두 종횡무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정말 에릭(문정혁) 덕분에 성지루가 뜨고 있다...
기회를 잘 잡아서 앞으로 더 훌륭한 배우로 거듭나길 바란다.
결론 역시 명계남이란 이름으로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문성근과 노사모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그가 영화로 컴백하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제 정치는 그만 참여하고 본업인 영화배우로 돌아가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정말 명 배우로 자리잡고 아울러 명 연기를 우리들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통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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