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부진한 흥행탓이었을까.
개봉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간판이 내려가고 있다.
미국의 흥행대작들의 국내개봉과 국내 관심작들의 개봉으로
인해 가장 먼저 밀려나는 영화가 된것같아
이 영화를 기다려온 사람으로써 괜시리 안타깝다.
3대째 이발사인 명이발관 주인 안창진.
그에게 어느날 정체불명의 김양길이란 사람이 찾아와
당신의 가장 더럽고 추악한 비밀을 알고있다며
일주일에 두어번씩 찾아와 돈을 빌려간다.
김양길은 그의 이쁜 부인에게까지 접근을 하고
안창진은 해결사 이장길에게 찾아가 그의 미행을 부탁한다.
이렇게 네명의 인연은 얽혀가는데...
어떻게 보면 김양길역의 명계남의 오마쥬적인 영화같기도 하다.
이 영화의 원제는 <명배우 죽이기>였다. 명배우는 물론
명계남을 말하고. 영화내에서도 명계남의 비중은 주연으로
내세운 네명 중 가장 크다. 그만큼 명계남도 이 영화에
많은 힘을 썼다고 한다. 처음부터 명계남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 작업을 한듯하다. 주연으로 나와있는 이장길역의
이선균은 주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출연량이 적지만
그의 비중은 영화의 실마리를 푸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내용이 M모 방송국의 놀라운TV 서프라이즈의
진실 혹은 거짓에서 보았던 소재와 거의 같았던 점에 약간
영화의 긴장감이 사라졌었다. 하지만 그건 영화 중간의
내용이었고 이내 다시 느슨한 긴장감을 팽팽하게 당겨준다.
영화의 등장인물들도 명계남, 성지루, 성현아, 이선균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른 배우들은 단역으로 나오면서 4명의 이야기에
중심을 맞춰 스토리가 샛길없이 직선코스로 쭉 뻗어나가는 것도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데 일조를 한다.
그리고 각각 인물들의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당겨잡아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잘 알아낼 수 있었다는 점도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에 말했듯이 이 영화는 명계남을 위한 영화라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다. 그렇기에 명계남은 좀 더 연기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섬뜻한 눈빛의 협박자가 되어야 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는 그런 협박자가
그는 되었다. 오랜 관록과 그의 연기인생 만큼이나 그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영화음악인데.
음악의 장르를 차차나 탱고, 클래식 같은 음악을 써서
인물들의 심리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 조성에 한몫 단단히
한다. 또 한가지. 연극같은 화면연출이다. 그것은 바로
관객이 연극을 보는것처럼 그 영화에 동참을 하고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밖에 독특한 분위기의 이발소와 성지루의 연기도
주목할만 하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초반의 서론이 조금 길었다는 점.
스토리의 진전없이 초반부를 길게 끌어 이게 과연 무슨 내용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의 전개가 빨라져
초반의 늘어짐은 다시 당겨진다. 하지만 후반부를 너무 빨리
돌려서 그랬던 걸까. 결말 부분이 조금 약하다. 반전인듯하지만
반전을 이끌어 내는 부분의 시나리오가 약해 오히려
반전같이 보이지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전체적으로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악과 연기와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서 좋은 영화 한편을
만들어냈다. 다만 이 영화가 개봉 일주일만에 서울시내
주요극장에서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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