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의 침공을 다룬 영화. 벌써 십년 가까이 지난 영화가 되어 버렸다.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을 받던 이 영화는 이제는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 지루함을 안겨다 준다. 함께 영화를 보던 엄마는 절반이 지나가기 전에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9년 전의 영화보기의 관점이 아닌 현재의 비주얼한 시각과, 극장이 아닌 비디오로의 감상은 그야말로 이 영화에게는 최악의 상태로 비추어 졌을것이다. 그렇다. 나는 이영화의 전성기 때이 모습을 보지 않고서 이 영화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빛이 바래보인다. 반면 좋은 영화는 시간이 거듭할수록 우리에게 향수와 기쁨을 가져다 준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기술적, 혹은 장르적인 의의만 있었을 뿐 영화로서 우리에게 다가오지 못한 것은 아닐까. 영화가 비단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비판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은 우리의 정서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가 다시 외계인 사냥에 나서게 된 인물의 변화되는 모습이 그렇고, 개연성 없는 영화의 진행도 단단히 한몫을 한다. 외계인의 모선에 침입해 노트북 하나로 바이러스를 퍼뜨려 그들을 전멸시킨다는 설정이 그렇다.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류의 영화들은 유통기한이 지나게 되면 쳐다보기가 싫어진다.